‘V10’ 희망을 쏘았다.
기아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우승의 돛을 높이 올렸다. 기아는 지난 28일 끝난 시범경기에서 역대 시범경기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다. 87년, 97년에 이어 3번째 우승이다.
기아가 시범경기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마운드와 내야 수비라인에 대한 자신감이다.
기아는 지난 시즌 뒤 마해영과 심재학·조규제·손지환 등을 영입하며 알차게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핵심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최강 전력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었다.
에이스 김진우가 부상으로 시즌을 접고 지난해 11승을 올린 최상덕마저 팔꿈치 부상에 따른 컨디션 회복이 더뎌 개막전 합류가 어려워진 것. 더구나 대형 유격수 홍세완도 수술을 할 만큼 부상이 심했다.
그러나 기아는 이같은 우려를 씻어냈다. 주전들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안정된 전력을 보여줬다. 특히 강철민 김주철 리오스 이대진 등 선발 투수진의 탄탄함을 확인했다.
강철민은 2승, 방어율 2.40으로 돌풍을 예고했으며 김주철은 1승무패, 방어율 2.70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홀로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할 다니엘 리오스도 방어율 1.13, 3승 무패로 시범경기 다승왕에 오른 것도 반가운 소식이고 이대진은 어깨통증이 없어 선발 로테이션 합류 전망을 밝게 했다.
불펜에서는 신용운이 10.2이닝을 던지면서 단 한점도 내주지 않고 2세이브를 거뒀고,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임준혁이 2승3세이브(방어율 2.05)의 깜짝 활약을 펼쳐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최상덕의 더딘 컨디션 회복에다 올 시즌 소방수 중책을 담당할 훌리오 마뇽이 첫 실전피칭에서 불안함을 준 것이 아쉬웠다.
걱정했던 내야진은 더욱 강해졌다. 홍세완이 예상보다 빨리 회복돼 개막전 선발 출장이 가능해졌고 여기에 손지환이 공수 맹활약을 예고했다.
LG에서 영입한 손지환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16, 2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수비에서도 1루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깔끔한 수비력을 과시, 주전 3루수를 사실상 꽤찼다.
김성한 기아 감독은 “투수력과 내야진을 중점 테스트 했는데 생각보다 성과가 좋았다”며 “남은 기간 컨디션을 잘 조절해 정규리그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