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다가 온다고
눈속에서 캐온 도라지 껍질을 까는 엄마들은
자식들이 온다고 대 청소도 하시고
가래떡도 뽑아놓으시고 생선이며 굴 매생이를 사십니다.
날마다 화투놀이에 정신을 놓고 살다가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마음은 사십대 초반 같은데 어느새 칠순이란 나이가
내 나이란 말인고 흑흑흑
경노당에서 화투를 칠때는 몰랐다가 집에 들어오면
왠지 허전한 생각이 든다니까는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 방도 뜨끈 뜨근한디 참 !!
신바람 나게 화투를 치고 있는데 전화가 왔네.
택밴데요, 아...마을회관으로 오세요.
아.. 무거워서 댁까지 같다 드릴려구요.
아니요 여기 물건이 또 있으니 괜찮아요.
연말이면 농협에서 이자도 나오고 또 선물도 나오는데 무겁당^^
설하고 추석에 단골로 보내오시는 나주 배 한상자를 받아놓고 화투를 치는데
ㅎㅎㅎ 어떤 재미있는 언님께서
무슨 택배요. 맛있는 거면 가꼬 오시요.
흐메~~깜박했으요.
달려가서 아가 머리통 만한 배를 다섯개 담아다가 깎아 드리니
오메 오메 ~농담으로 했는디 참말로 가지고 왔소
미안해서 어짠다요.
아니여라 또 한박스가 있꾸마니라 ㅎㅎㅎㅎ
달고 시원하다며 맛나게 드시는걸 보니 기분이 좋구만요.
경노당 퇴근시간 다섯시에 마중을 오라 했더니
남편 차가 창문에 보여서 달려 나가니
그언님 하시는 말씀이 더 웃겨요.
어짜쓰까라 배 다 퍼줬다고 쫒겨나면 어짠다요.
먼 걱정이라요. 구석 박 누구씨댁으로 감 되지라 ㅎㅎㅎㅎ
이래 저래 한바탕웃고, 세월 가는줄 몰라서 참 좋구만이라.
집에 오니 함박눈이 펄펄 쏟아 집니다.
와우~~
와우~~
속이 텅텅 빈 할매는 어느새 소녀가 되어 방방뜁니다.
눈아 눈아 낼 모래도 많이 많이 내려라
나 수원가지 않도록 많이 많이 내려라 ㅋㅋㅋ
화투치면서 이랬더니
아거 우리 애들 내려오는데 어쩌라고~!!!!!!!
흐미야 미안혀구만이라 ~~~~
집에와서 밥 먹고 너무나 피곤해서 뜨듯한 아랫목에 누워있는디
아들 전화 ~~엄마 우리가 내려갈께요. 오지마세요.
아녀야 너네 올라믄 차 밀리고 그니께로 우리가 올라간다고
아니요. 아부지 힘드시니 저희가 내려갈께요
아니라고라~~~~!!
전화를 끈고 생각을 해보니
혹시 며느리가 내려오자고 한거 아닐까
시어른들 오시는거 불편해 하니께로 긍거 같은디
아니나 다를까 또 며느리 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머니 저희가 내려 갈께요.
허참,.. 너네 명절날 내려와 본적 없잖니
차 많이 밀려서 힘들꺼신디야
괜찮아요. 저희 일찍 출발하면 되요.
맑은 공기도 마시고 싶구요. 내려가고 싶어요.
글쿠나. 그럼 15일이나 16일에 내려오렴
네 그럴께요.
와우~~답답한 도시 안가도 되는구나잉~ !!!
띵요^^
성당에서 미사 마치고, 밥먹기 싫어서 짜장면이나 먹을까 했더니
왠걸 일요일은 쉬는날이네.
쩝~~
같이 탄 언님께서 회관으로 가자 떡국 끓였을꺼시여 ㅎㅎ
그럴까요
회관에서 내려 막 들어서니
신문지 펴시고 수저 놓으시고 막 밥을 푸실려고 밥 공기를 내놓으시면서
오메 오메 ~빨리 묵고 치워불라고했는디 와부렀소이
그런줄 알고 죽어라고 달려왔지라 하하하 호호호
일회용 수저와 나무젖가락을 안쓰시고 또 밥공기에 담으시니
얼마나 고맙던지요.
저는 아침 일찍 미리가서 감기에 좋다는 파뿌리 차 아니면
무우를 채썰어 말려서 볶은것을 끓여서 보온병에 담아놓습니다.
총무 맡은지 한달 하고도 11일째 일회용 사용하지 않으시고
오늘 청소 당번을 하시는 언님께서는 밥도 하시고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설거지를 하십니다. 제가 할께요 했더니
오늘은 내가 당번이니 설거지 해야지 하시길래 죄송하긴 했지만
그냥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참 고마우신 언님 이시지 뭡니까요. 이렇게 하다보면 다른 분들도
본을 받으시고, 청소 당번이 돌아오면 설거지도 하시고
밥도 하시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아직도 물이 안나와 빨래를 못하고 사시는데 도시에서 애들이
내려오는 이장님댁은 얼마나 불편하실꼬
우리집에서 빨래도 해가시고 하면 좋으련만
내일은 강제로다 빨래를 달라고 해서 세탁기더러 빨아놓으라고 할까 ㅋㅋㅋ
아~~귀찮은 생각만 했는디 아들 며느리가 내려온다니
갑자기 훈훈한 느낌이 드는지 ㅋㅋㅋ 살맛이 나는것 같은건 또 먼 변덕이람
갈비도 사다가 재우고 호호호 냉동 새우도 사다 놨것다.
문어는 사위가 좋아하는뎅 올라나 말라나 ?
그러고 보니 나는 어쩔수 없는
아들 며느리 바라기 어미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
심드렁 했던 마음이 활짝 피어버리니 말이다.
낼은 경노당 가지말고, 삼겹살 사다가 그동안 초대도 못하고 지냈던
사람들 모셔다가 시끌벅적 떠들기도 하고
폴폴 나리는 눈발 바라보며, 정다운 시간을 보내야 할까보다.
그러면 내 마음에 봄이 더 빨리 올것만 같당께요.^^
첫댓글 아고 언님님 이늦은 시간에 잼나는글 잘 읽었습니다~~요소요소 표현도 잘하시고 우리네 살아가는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해주셨네요
저도 구정 지내려면 내일부터 시장보러 다녀야 겠어요
남은밤 고운꿈 꾸세요
이 늦은 시간까지 어느님이실꼬 ㅋㅋ
우리집 강쥐가 밤 도깨비를 봤는지
어찌나 짖어 대는디
잠이 깼어요.
망할넘의 강쥐 때문에
참으로 고운님 발걸음을
만나게 되었네요.
방갑습니다.
@풀꽃사랑 아님니다~~한숨자고나니까 잠이안와서 둘러보다 방을 출입한거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맑은마음 저두요.
잠이깻고 고운 발걸음 소리에
지금 티비 말하는대로
깅 윤아의 소소한
행복이란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풀꽃사랑 이러다 내일이면 끌잠 잔담니다
인사드림니다 어제 가입한 새내기가 감이 선배님방에 들어와서
느을 끼친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힘!!
미소가 절로 번지네요
겨울이 가는것이 이쉬운지
밤새 하얗게 눈이왔어요
여그도 아주 신물이 날 정도로
눈이 자주오네요
청실홍실 엮어가며
봅된날 맹그소서^^
친구님 글을 읽을때마다 항상 어릴적 고향생각 난다네~!!
글게요.
어느새 이라고 나들이 가부렀는지
백발이 성성하니
참
언제나 정겨움과
나눔 함께 어울리며 사는삶
행복하십니다
늘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몇날이나 살다가 가것슈
웃으며 시름도 잊고 헤헤거리며 살다가 갑시다그려
날마다 화투놀이라??
원정가서 그곳 밑천들를 다 긁어올까??
돈 마니 따서 직녀 뽀쪽구두도 사고
구찌벤지도 사고 그러렴아~ㅎㅎㅎ
남으면 내 가발도 한개부탁한다^^^
명절 잘 보내시고^^
ㅋ 어쩌다가 본전 찾는날은 드믈고
매일 강습료 낸다는 ㅋ
가발은 수원시장 2층에 감 고루고루 맞게 살수 있으여
아드님 부부는 해남으로 내려오면
휠씬 편하지요
부모님이 수원으로 오시면 음식 장만해야
하고 잠자리 신경 써야 하고 아주 복잡한데
둘이 내려가면 대접받고 올라갈때 차에 가득
바리바리 실고 올라가니 일거양득이지요........ㅎㅎㅎ
ㅎㅎ글ㆍㅎ긴 하지요.애들 간만에 맑은 공기도 마시게 하구요.
저도 차안타니 아주 띵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