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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파전 동화 시리즈 4편!
소소한 동화들이지만 그래도 좋다고 해주는 여시들이 있어서 꼐속 올린당 ㅎㅎ
이번꺼는 자기전에 읽으면 완전 핑크핑크한 꿈 꿀 거 같은 달달하고 귀여운 동화얌
주요 감상포인트는 조의 봄잠바...핳
다른편 링크
[엘리너 파전]
1. 태양 드레스 달 드레스 무지개 드레스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741710
2. 일곱 번째 공주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742139
3. 보리와 임금님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743385
4. 레몬색 강아지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747534
[미하엘 엔데]
5.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757144
[The Clumber pup]
아버지가 돌아가실 무렵, 조 졸리는 거의 빈털터리였어요.
그저 의자 하나만 달랑 남아 있었죠. 살고 있는 오두막도 자기네 집이 아니었어요. 영주님이 아버지한테 빌려 준 집이었거든요.
아버지는 영주님의 숲에서 나무를 베어 주는 댓가로 금요일마다 3실링씩의 품삯을 받았어요. 이 오두막집도 빌릴 수 있었고요.
심지어는 나무를 베는 도끼조차 아버지 것이 아니었답니다.
조는 숲에서만 자라 배운 게 별로 없었어요. 그저 손을 쓸 줄 알고 동물을 사랑할 줄 알았죠. 그리고 동물을 사랑하듯이 아버지를 사랑했어요.
조는 곧잘 아버지와 함께 나무를 베곤 했어요. 하지만 영주님이나 집사는 조라는 아이가 있는지조차 몰랐답니다.
조의 아버지는 목요일 저녁부터 몸져 누웠어요. 지난 주에 받은 품삯도 이미 다 떨어졌어요.
그날 밤, 아버지가 낡은 의자에 앉아 말했어요.
" 조, 눈앞에 더 좋은 세상이 어른거리는구나."
이튿날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자, 조가 아버지 대신 일을 하러 갔어요. 그리고는 일을 모두 마치고 집사에게 품삯을 받으러 갔어요.
"누구더라?"
집사가 묻자, 조가 대답했어요.
"존 졸리 씨의 아들입니다."
"왜 아버지가 직접 오시지 않았나?"
"아버진 지금 편찮으세요."
"그럼 아버지가 나을 때까지 누가 일하지?"
"제가 할 겁니다."
집사는 두말 않고 조에게 3실링을 세어 주었어요. 하지만 속으로는 딴 생각을 품었답니다.
혹시 하느님의 은총으로 존 졸리가 죽으면, 그가 하던 일을 자기 아내의 늙은 삼촌에게 맡기려고 한 거에요. 아내의 늙은 삼촌은 집사한테 얹혀 사는 군식구였거든요.
그러나 존 졸리는 그 뒤로 한 달이나 더 살았고, 조는 딸처럼 상냥하게 아버지를 보살피면서 나무를 열심히 베었어요.
하지만 집에 아픈 사람이 있으니까 3실링은 금방 바닥났어요. 조는 살림살이를 하나 둘씩 내다 팔면서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더 편안히 모시려고 애썼지요.
넷째 주 목요일이 되자, 집에는 낡은 의자와 어머니의 구리 반지밖에 남지 않았고, 아버지는 풀밭에 고요히 묻혔어요.
그리고 조는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앞날을 곰곰이 생각했지요.
하지만 조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어요.
조는 열여덟 살 젊은이예요. 늘씬하고 잘생기고 다람쥐처럼 날렵한 젊은이지요.
조의 살갗은 소나무 껍질처럼 건강하게 그을렸고, 두 손으로는 나무를 척척 베어 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조는 아버지가 하던 일을 이어 받기로 했답니다.
금요일 저녁, 조는 여느 때처럼 집사에게 품삯을 받으러 가서 말했어요.
"아버지는 이제 나무를 베지 못하게 되셨어요."
집사는 은근히 기대하며 물었어요.
"어째서?"
"더 좋은 세상으로 가셨거든요."
조의 말에 집사는 몹시 반가워하며 말했어요.
"아, 그럼 영주님의 나무꾼 자리는 50년만에 빈자리가 되었군!"
조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제가 그 일을 맡고 싶은데요."
하지만 집사에겐 드디어 삼촌을 쫓아낼 기회가 온 거예요. 집사는 입술을 오므리며 코를 긁적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어요.
"안 돼. 경험 많은 사람이 해야지."
집사는 조에게 3실링을 세어 주고는 잘 살기 바란다며 가 보라고 했어요.
조는 이러쿵저러쿵 따지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자기가 나이는 어려도 나무를 잘 벤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집사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죠, 뭐.
조는 오두막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의자를 바라보며 생각했어요.
'휴우, 저걸 들고 갈 순 없고, 그렇다고 내다 팔고 싶지도 않고. 게다가 절대로 땔감으로는 쓰고 싶지 않아.
그래, 다른 나무꾼한테도 의자가 필요할 거야. 그리고 저 의자도 나처럼 원래 있던 곳에 있고 싶어할 거야.
할 수 없지. 정든 의자야, 잘 있거라!'
그렇게 해서 조는 주머니에 3실링과 구리 반지만 달랑 넣고서 집을 떠났어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온 정든 집을 떠난 거예요.
2
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에서 멀리 떠나 큰 길로 걸어갔어요.
조는 숲을 무척이나 사랑했기 때문에 숲을 떠날 일이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이틀도 안 된 지금, 조는 한가로이 세상을 돌아다니고 있어요. 초롱초롱한 눈과 예민한 귀도 함께요.
조는 어느 쪽으로 갈지 고민하지 않고, 가장 처음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기로 했어요.
얼마 뒤, 멀리서 귀에 익은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어요. 바로 도끼로 나무를 찍는 소리였어요.
그런데 그 소리는 너무나 멀리서 들려왔어요. 어쩌면 딴 세상에서 들리는 소리였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조는 그 소리를 똑똑히 듣고서 열심히 따라갔답니다.
토요일 한낮, 조는 애처로운 울음소리를 들었어요.
개가 딱한 처지에 빠져 낑낑거리는 소리였어요.
조가 서둘러 길모퉁이를 돌아서자 마을 연못이 보였고, 연못가에는 아이들이 빙 둘러 서있었는데 그 가운데 한 아이가 작은 레몬색 강아지를 물에 빠뜨리려고 하는 중이지 뭐예요?
어미개로 보이는 아름답고 큰 개는 낑낑대며 그 아이를 물고 늘어졌어요.
아이는 손으로는 강아지를 붙들고, 발로는 어미개를 차서 떼어 내려고 애썼어요.
다른 아이들은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재미있다는 듯이 구경만 했고요.
조가 그 자리에 이르렀을 무렵, 그 아이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어미개를 힘껏 걷어차고는 강아지를 연못에 던지려 했어요.
하지만 조가 그 아이의 팔을 꽉 붙들며 말했어요.
"그만둬!"
아이는 홱 돌아보았어요.
상대가 자기보다 키도 크고 힘도 세 보이자 아이는 사나운 표정을 짓지는 못하고 부루퉁하게 대꾸했어요.
"왜? 강아지는 물에 빠뜨리라고 있는 거 아냐?"
"내 앞에서는 안 돼. 그 강아지를 물에 빠뜨리지 마."
"그럼 네가 살래?"
"얼마면 되는데?"
조가 묻자, 아이가 되물었어요.
"얼마나 있어?"
"3실링."
"좋았어!"
그 아이는 강아지를 냉큼 조한테 넘겨 주고 3실링을 낚아채서 달아났어요.
다른 아이들도 웃고 떠들며 그 아이를 따라갔고요. 돈을 쥔 아이의 웃음소리가 가장 요란했어요.
어미개는 뒷다리로 서서 조의 가슴에 앞발을 올려놓고는, 강아지를 살며시 감싼 조의 손을 핥아 주었어요.
조는 어미개의 촉촉한 갈색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말했어요.
"강아지는 내가 돌봐 줄 테니, 넌 주인을 따라가렴."
그러자 한 아이가 돌아보며 소리쳤어요.
"이 애는 주인이 아니야! 오늘 아침 자기 집 건초 더미에 있던 걸 잡았을 뿐이라구!"
아이들은 쓸데없는 데 돈을 날린 바보를 의기양양하게 비웃고는 잽싸게 내뺐어요.
하지만 조는 오히려 잘되었다는 듯 이렇게 말했답니다.
"음, 귀여운 강아지에다 아름다운 어미개까지 얻었으니 손해 본 건 아니야.
이제 엄마랑 아기가 나와 한 식구가 되었구나."
조는 강아지를 품속에 넣고 꼬옥 안아 주었어요.
그러자 짜릿한 기쁨이 느껴졌어요. 어떤 강아지와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강아지를 갖게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빈털터리가 된 조는 계속 길을 갔어요. 그 뒤로는 어미개가 졸졸 따라갔고요.
3
조는 돈이 없어서 종일 쫄쫄 굶으며 걸었어요.
해 질 무렵, 도끼 소리가 바로 옆에서 나는 것처럼 가까이 들리더니, 눈앞에 숲이 나타났어요. 고향 숲을 떠난 뒤 처음으로 만나는 숲이었죠.
조는 다시 집에 돌아온 듯한 기분으로 그늘진 숲 속으로 신나게 들어갔어요.
그런데 얼마 못 가 야옹야옹! 하는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겠어요? 조의 강아지가 낑낑대던 것만큼이나 가냘픈 소리였어요.
그 소리를 따라가자 곧 조그만 새끼 고양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꿀방울처럼 말간 눈동자, 강가에 어른거리는 햇살 같은 금빛 몸뚱이를 한 새끼고양이가요.
새끼고양이는 바들바들 떨고 있었어요. 그러다 조가 몸을 숙여 들어 올리자, 고양이는 무척 기뻐했어요.
솜털처럼 보드라운 몸뚱이는 조의 커다란 손에 감싸여 보이지도 않았어요.
새끼고양이의 몸이 너무 싸늘해서 조는 강아지가 들어 있는 품 속에 고양이를 넣고 단추를 꼭꼭 채웠어요.
그러자 고양이는 더없이 행복한 듯 가르랑거렸어요.
날이 점점 어두워졌어요. 이제 도끼 소리는 100미터도 안 되는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어요.
조는 그 소리가 음악보다 달콤했어요. 그래서 가만히 서서 귀를 기울이며 흐뭇해했죠.
그때 갑자기 쿵! 하고 나무 쓰러지는 소리가 나더니 잇따라 신음 소리가 들렸어요.
조가 얼른 뛰어가 보니 쓰러진 나무 밑에 한 노인이 깔려 있었어요.
저녁 어스름 속에서 보니 아버지와 너무나 비슷해서 하마터면 아버지로 착각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어요?
막상 가까이 가서 보니 그냥 아버지와 닮은 노인이었답니다. 몸집이 비슷하고 평생 똑같은 일을 한 노인들은 서로 닮게 마련이지요.
"많이 다치셨어요?"
조가 걱정스럽게 묻자, 노인이 말했어요.
"여기서 빠져나가 봐야 알 것 같네."
늙은 나무꾼의 오른팔이 굵은 나뭇가지에 깔려 있었어요.
조는 나무꾼이 쓰던 도끼를 찾아내 나무를 베어 낸 뒤 노인의 팔을 빼냈어요.
그리고 나서 노인의 팔을 만져 보니 팔이 부러져 있었어요.
그래요. 조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예전에 산토끼의 다리나 어치의 날개가 부러졌을 때 곧잘 고쳐 주었거든요.
조는 금새 노인을 편안하게 해 주었어요. 그러고는 노인을 가뿐히 안아 올려 어디로 데려다 드릴지 물었어요.
그러자 노인이 말했답니다.
"여기서 오십 발짝도 안 되는 곳에 내 오두막이 있단다."
조는 노인을 안고 노인이 일러 주는 대로 따라갔어요.
노인의 오두막은 조가 살던 집과 비슷했지만, 살림살이가 더 많았어요.
방 한구석에 화사한 침대보가 씌워진 좁다란 침대가 있었어요. 조는 거기다 노인을 뉘어 놓고는 물어보지도 않고 저녁밥을 짓기 시작했어요.
난로에 장작불을 지피고, 물을 끓이고, 찬장과 선반을 뒤져 먹을 것과 그릇을 찾아냈어요.
얼마 안 있어 찻주전자에서는 김이 폭폭 나고, 식탁에는 빵과 빵에 발라 먹을 소스가 차려졌어요.
그러는 동안 노인은 족제비처럼 날카로운 눈길로 조를 지켜보며 누워 있었고요.
조는 저녁밥을 차린 뒤 얼른 강아지와 새끼 고양이를 품에서 꺼냈어요.
그러자 어미개는 난롯가에 앉아 새끼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젖을 먹였어요. 조의 행동을 노인 못지않게 꼼꼼히 지켜보면서요.
"개한테 줄 음식 찌꺼기와 물이 있나요?"
조가 물었어요.
"바깥에 펌프가 있고, 선반에 뼈다귀 하나가 있을 게다."
조는 선반에서 찾아낸 뼈다귀와 물이 담긴 납작한 냄비를 어미개 옆에 놓아 주었어요.
그러자 노인이 말했어요.
"이제 자네도 컵과 접시를 가져와 저녁을 들게."
조는 배가 몹시 고팠던 터라 맛있게 빵을 먹고 차도 마셨어요.
"자네만 괜찮다면 난롯가에서 자게. 그리고 내 팔이 나을 때까지 여기 있어 줄 거면 내 일도 맡아 주게."
노인의 말에 조가 물었어요.
"무슨 일인데요?"
"나는 임금님의 나무꾼이라네."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어떻게 아세요?"
"아까 자네가 날 구해 줄 때 도끼질 솜씨를 보지 않았나?
자네는 그 일에 딱 맞아. 하지만 내일 아침에 임금님께 자네가 나 대신 일한다고 말씀 드려야 하네."
4
조는 난로 앞 깔개 위에서 푹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났어요.
그러고는 노인과 동물들을 보살피고 오두막을 청소했어요. 모든 것이 정리되자 조는 궁전으로 가는 길을 물었어요.
노인은 북쪽으로 3킬로미터쯤 가면 도시가 나오는데, 그 도시 한복판에 궁전이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손잡이에 왕관 모양의 쇠도장이 찍힌 왕실 도끼를 가져가라고 일러 주었어요. 조의 말이 사실이라는 증거가 있어야 되니까요.
그렇게 해서 조는 새로운 모험길에 올랐어요.
그런데 집을 떠나 한참을 걸었을 무렵, 가냘프게 야옹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겠어요?
뒤돌아보니 꿀빛 고양이가 따라오고 있었어요.
조는 도로 집으로 가기가 귀찮았어요. 그래서 고양이를 품에 넣고 가던 길을 계속 갔지요.
2키로쯤 걸어가니 숲이 끝났고, 3키로를 가니 도시가 나타났어요.
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기 나라의 수도를 보았답니다.
도시가 가까워질수록 수많은 집과 상점, 교회, 탑, 사원, 그리고 작은 탑, 둥근 지붕, 뾰족탑, 풍향계 등이 나타났어요. 그 광경에 조는 입을 딱 벌리고 말았어요.
온 도시가 야단 법석이었어요.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거나 몸을 구부리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녔어요. 골목이란 골목, 집이란 집, 틈새란 틈새는 모조리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찾는 것 같았답니다.
성문에 이르자 키다리 보초가 앞을 탁 가로막고 물었어요.
"무슨 일로 왔느냐?"
그러자 조가 되물었어요.
"그게 중요합니까?"
"아니, 무슨 일로 왔든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게 하라는 왕의 엄명이시다."
"아, 그렇군요."
조는 도시에서는 원래 그런가 보다고 생각했어요. 숲에서는 들어가고 싶을 때 들어가고 나가고 싶을 때 나가지만요.
그런데 조가 돌아서서 가려는 순간, 보초가 조의 어깨를 붙들고 큰 소리로 물었어요.
"어떻게 네가 왕실 도끼를 갖고 있지?"
조가 사연을 간단히 들려 주자, 보초는 문을 열어 주며 말했어요.
"네 일은 곧 임금님의 일이니, 너는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혹시 누가 너한테 묻거든 그 도끼를 보여 줘. 통행증이나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성벽 안의 사람들마저도 모두들 무언가를 찾느라 애를 쓰고 있어서 조한테 무슨 일로 왔는지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궁전이 가까워질수록 난리 법석은 더했어요. 그리고 궁전에 도착해 보니 궁 안은 아예 난장판이었어요.
귀족과 시종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거나 절망해서 두 손을 꼭 쥐고 있었어요.
조는 이번에도 남의 눈에 띄지 않고 뜰과 복도들을 지나 임금님을 뵐 수 있는 넓은 접견실에 이르렀어요.
그런데 그 곳에 귀여운 소녀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혼자 있지 않겠어요?
레몬빛 머리카락에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 소녀를 보니, 조는 어미개가 낳은 자신의 작은 레몬빛 강아지가 생각났어요.
그래서 소녀가 슬퍼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지요.
조는 소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어요.
"다친 데가 있으면 보여 줘. 내가 고칠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
소녀는 잠시 울음을 멈추고 간신히 대답했어요.
"너무너무 큰 상처야."
조는 깜짝 놀라서 물었어요.
"어디를 다쳤는데?"
소녀가 울먹이며 대답했어요.
"내 마음."
그러자 조가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어요.
"참 곤란한 곳이군. 어쩌다 그랬어?"
"새끼 고양이를 잃어버렸거든."
"그래? 그럼 대신 내 고양이를 줄게."
"내 새끼고양이가 아니면 안 돼."
그러자 조가 구슬렀어요.
"어젯밤에 숲 속에서 주운 고양인데, 아주아주 예뻐. 참나무꽃 같은 무늬가 있고, 눈동자는 꿀방울처럼 금빛이야."
조가 품속에서 새끼고양이를 꺼내자, 소녀가 소리쳤어요.
"내 고양이잖아!"
소녀는 거짓말처럼 울음을 뚝 그쳤어요.
그리고는 조그맣고 복슬복슬한 금빛 고양이를 조의 손에서 낚아채어 몇 번이고 입을 맞추었어요.
그런 후에 후다닥 뛰어가더니 금빛 사슬을 잡아당겨 방 한복판에 걸려 있는 황금 종을 울렸어요.
그러자 삽시간에 사람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답니다.
주방의 심부름꾼 소년부터 임금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달려왔어요. 그 종은 중대한 일이 있을 때만 울리거든요.
물론 그 종을 울린 소녀는 공주님이었어요. 공주님은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도록 새끼고양이를 쳐들고 소리쳤어요.
"이 청년이 내 고양이를 찾아 주었어요!"
다들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어요.
그 소식은 그 방에서 궁전 뜰로, 궁전 뜰에서 거리로 들불처럼 번져나갔어요.
5분이 지나자 사람들은 모두 고양이를 찾던 것을 멈추고 자기 일로 되돌아갔고, 굳게 닫혀 있던 성문도 다시 열렸어요.
그리고 임금님은 조한테 어떤 상을 받고 싶냐고 물었죠.
조는 공주님을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공주님은 조의 레몬빛 강아지와 더없이 잘 어울릴 테니까요.
레몬빛 강아지의 귀와 똑같은 빛깔의 머리카락, 강아지의 눈처럼 다정하게 조를 바라보는 부드러운 갈색 눈동자.
하지만 어떻게 감히 공주님을 달라고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조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왕실 나무꾼이 다시 건강해질 때까지 왕실 나무꾼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임금님이 말했어요.
"너는 평생토록 그럴 수가 없을 것이다."
조는 무슨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너무 조심스러운 나머지 무슨 뜻이냐고 되묻지는 못했어요.
임금님이란 원래 마음 내키는 대로 말해도 되나 보다 하고 생각만 했을 뿐이었죠. 그 말이 수수께끼 같다 해도 말이에요.
임금님이 말했어요.
"그 도끼를 짐에게 달라. 이건 왕실 도끼구나.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거라."
조는 이유가 있든 없는 임금님이 머리를 베지 않기많을 바랐어요.
임금님의 명령에 따라 무릎을 꿇자, 어깨뼈 사이로 도끼 머리가 선뜩하게 느껴졌어요.
"일어서라, 왕실 나무꾼아! 이제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산지기의 오두막에 가서 지시를 받아라.
그리고 날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장 좋은 땔감을 공주의 방에 보내는 것이다."
임금님의 명령에 조는 너무나 기뻤어요.
조가 공주님에게 빙긋 웃으며 정중히 인사하자, 공주님은 새침하게 고개를 싹 돌려 버렸어요.
그리고는 고양이에게 얼굴을 파묻고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였어요.
조는 다시 임금님에게 정중히 인사하고는 왔던 길로 되돌아왔어요. 오두막은 떠날 때 그대로였어요.
노인이 물었어요.
"일은 잘 됐니?"
"아주 잘됐어요. 그런데요, 그 새끼고양이가 공주님의 고양이였어요.
그 덕에 임금님은 할아버지께서 다시 건강해질 때까지 저더러 왕실 나무꾼을 하라고 하셨어요."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니?"
"그런 것 같았어요."
"그럼 그렇다고 치자꾸나.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함께 살게 되었으니 이제부터 날 아버지라고 부르려무나.
나도 예전엔 착한 아들놈이 하나 있었지. 그 녀석 때문인지 문득 아버지라는 말이 듣고 싶구나."
5
아버지는 생각보다 오래 앓아 누워 있었어요.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부러진 팔은 아물 줄 몰랐어요.
게다가 그 사고로 충격을 받았는지 아버지는 침대를 떠나는 법이 없었어요.
조는 난롯가에 드러누워 잘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차츰 그런 생각도 하지 않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새롭기만 하던 일도 익숙해졌고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더니, 어느덧 일 년이 훌쩍 지났어요.
레몬빛 강아지는 이제 제 어미만큼 아름다운 개로 자랐지만, 조는 여전히 강아지로 생각했어요. 그래야 어미개와 구별되니까요.
늙은 어미개는 주로 집안의 난롯가나 집 밖의 양지바른 곳에 앉아 있었어요.
하지만 레몬빛 강아지는 날마다 조가 일하는 곳으로 따라와, 조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었어요.
조는 왕실 나무꾼이 된 날부터 줄곧 숲 속에서만 살았습니다.
기껏해야 숲 언저리에 있는 왕실 산지기 오두막에나 갈 뿐, 도시에는 근처도 가지 않았어요.
조는 매달 첫날이면 아침 일찍 산지기의 오두막에 잠깐 들렀어요. 그럴 때면 산지기가 궁전에서 놀러온 예쁜 시녀와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죠.
베티라고 하는 그 시녀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아침 이슬을 밟으며 산책하기를 좋아하나 봅니다.
베티가 가고 나면 산지기는 조에게 한 달 동안 해야 할 일을 지시했어요.
그리고 조는 어디서 나무를 베든 날마다 공주님의 방에 땔 나뭇단을 정성껏 만들었어요.
조는 자기가 벤 나무들 가운데 가장 향기로운 나무로 나뭇단을 만들었어요.
여름이면 초롱꽃, 들장미, 인동덩굴로 꽃다발을 만들고, 가을이면 곱게 물든 나뭇잎들과 나무 열매들로 꽃다발을 꾸몄어요.
추운 겨울에도 투구꽃 줄기로 다발을 만들었고요.
6월 1일은 조의 열아홉 번째 생일이었어요.
조는 그 날도 어김없이 산지기의 오두막에 갔어요.
오두막에는 화려한 하녀복을 입은 베티가 평소보다 더 수다스럽게 재잘대고 있었어요.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공주님이 갖고 싶어하는 게 있는데, 그게 뭔지는 아무도 몰라요.
공주님이 입을 꼭 다물고 있으니까요. 공주님은 어떤 때는 우울해하다가 어떤 때는 즐겁게 노래하고, 또 어떤 때는 뾰로통하다가 다시 싱글벙글거리죠.
사계절의 변화만큼이나 변덕스럽다니까요. 게다가 임금님 왕비님한테도, 유모한테도, 그리고 저한테도 말을 안 해요!
의사 선생님은 공주님이 뭘 갖고 싶어하는 지 모르지만 빨리 그것을 얻어야 한대요.
그렇지 않으면 공주님은 애만 태우다가 몸이 약해져서 돌아가실 거랬어요."
산지기가 물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
"아, 어떻게 되긴요. 임금님은 공주님의 속마음을 알아내어 공주님이 원하는 것을 주는 사람한테는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하셨어요.
뭐든지요! 그리고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게 이 달 마지막 날에 궁궐에서 모임을 열기로 했어요.
그리고...어머나! 여덟 시 종이 울리네! 더는 떠들 수 없어요. 빨리 안 가면 쫓겨나고 말 거예요!"
순간 산지기는 베티를 붙잡고 입을 맞추었어요. 그러자 베티는 산지기의 뺨을 찰싹 때리고는 쏜살같이 뛰어가 버렸죠.
"과연 아가씨답군!"
산지기가 껄껄껄 웃으며 말했어요.
그러고는 조를 돌아보며 그 달에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었어요.
조는 머릿속에 해야 할 일들을 꽉 채워서 돌아왔어요. 하지만 머리 한 구석에서는 자꾸 공주님이 가엾다는 생각이 맴돌았어요.
그래서 얼마 동안은 레몬색 강아지도 잊어버리고 있었답니다.
강아지는 보통 때처럼 옆에서 까불거리지도 않았고, 조가 휘파람을 불어도 달려오지 않았어요.
아침 나절이 지날 무렵, 강아지는 신이 나서 조가 일하고 있는 곳에 나타났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와서는 저녁밥에 입도 안 대지 않겠어요?
하지만 조는 강아지가 오늘따라 유난히 활기에 넘쳐 보였기 때문에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그날 밤 조는 사그라져 가는 난롯불 앞에서 깔개에 누워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풋잠이 들었을 때나 꾸는 그런 꿈을 말예요. 그런 꿈은 실제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지곤 하지요.
그 꿈 속에서 조는 아주아주 생생하게 레몬빛 강아지와 어미개가 코를 맞대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어미개는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앞발 사이의 마룻바닥에 머리를 넙죽 대고 앉아 있다가, 아름다운 갈색 눈을 한쪽만 뜨고 아들을 바라보았어요.
꿈속에서 조는 개들의 이야기 소리를 들은 것 같았어요.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요.
어미개가 물었어요.
"얘야, 무슨 일이니? 입맛이 없니?"
"아니에요 엄마! 오늘은 먹을 만큼 먹었어요!"
"아니, 어디서?"
"임금님네 뜰에서요."
"임금님네 뜰에서 뭘 했는데?"
"친구를 만났어요."
"어떤 친구?"
"고양이요."
"고양이랑 밥을 먹다니, 창피한 줄 알아라!"
"아니에요, 엄마! 저랑 같이 젖을 먹었던 아이 말이에요."
"아, 그 고양이!"
"네, 공주님의 고양이요."
"지금은 어떤 모습이던?"
"꿀 같은 금빛이에요."
"무슨 얘길 하던?"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았어요."
"무슨 비밀?"
"공주님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해 줬어요."
"그 애가 그걸 어떻게 안다더냐?"
"공주님은 목에 그 애를 끌어안고는 귀에다 대고 말한대요."
"그래, 공주님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던?"
"공주님은 연애편지를 받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대요."
"그렇구나."
어미개는 그 말을 끝으로 금세 잠이 들어 버렸어요. 그러면서 조도 깊은 잠에 빠졌던지 꿈은 거기서 끝났어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조는 그 꿈이 생각났답니다. 너무도 생생한 꿈이라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갔죠.
그건 한낱 꿈이었을까요? 조가 혼란스러워하자, 침대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물었어요.
"무슨 고민이 있니?"
"꿈을 꿨어요. 헌데 그 꿈대로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꿈대로 하면 좋은 일이 있니?"
"어쩌면 죽어 가는 아가씨를 살릴 수 있을 지도 몰라요."
"꿈대로 해서 나쁜 일은?"
"그건 저도 모르죠."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어요.
"그럼 꿈대로 하려무나."
그래서 조는 그날 아침 일하러 가기 전에 연애편지를 썼어요.
하지만 글솜씨가 없어서 길게 쓸 수는 없었지요. 그래서 꼭 해야 할 말만 적었답니다.
편지는 이런 내용이었어요.
내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내 강아지처럼 사랑스러워요.
-조 졸리-
편지를 접으면서 보니 글씨가 삐뚤삐뚤하고 잉크가 번져 있었지만, 충분히 읽을 수는 있었어요.
연애편지에서 편지 내용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읽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겠어요?
그래서 조는 뿌듯해하며 편지를 가지고 일하러 갔어요. 조는 분홍 동자꽃 다발 속에 편지를 끼워 넣고, 공주님의 나뭇단에 함께 묶었어요.
그리고 나서 그 일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7월 1일, 산지기네 오두막에 갔다가 베티의 말을 듣고서야 기억이 되살아났답니다.
"다행히 잘 끝났지 뭐에요! 어제 사람들이 모임에 모여서 공주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맞혀 보려고 했어요.
하지만 공주님은 사람들을 보고 깔깔 웃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알아맞힐 필요 없어요. 난 원하는 걸 얻었으니까!'
하지만 그게 뭐였는지는 아직도 말하지 않았어요. 하긴 중요한 건 그게 아니죠.
이제 공주님은 종달새처럼 즐거워하고, 더이상 의사를 부르지 않아도 되니까요."
6
또다시 한 해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흘러갔어요. 일은 즐겁고, 개들은 잘 자라고, 오두막은 아늑하고, 먹을 것도 넉넉했죠.
하지만 아버지는 아직도 앓아 누워 있었고, 조는 여전히 마룻바닥에서 잤어요.
그러다 6월 1일, 조의 스무 번째 생일이 찾아왔어요.
그날도 조는 졸졸 따라오는 강아지와 함께 숲을 걸어 산지기 오두막에 갔다가 베티를 보았어요.
조는 이렇게 생각헀어요.
'나뭇잎 사이로 새들이 지저귀고, 풀밭의 꽃들이 이슬을 머금은 이런 시간에 산책하면 참 즐거울 거야!'
하지만 오늘따라 베티는 평소처럼 즐거워 보이지 않았어요.
베티는 새 소식을 전해 주었어요.
"그래요! 일 년 전이랑 똑같아요. 모든 것이 또 되풀이되고 있죠.
공주님은 이번에도 지난 번처럼 아무것도 안 가르쳐 줘요.
공주님이 간절하게 바라는 게 있긴 한데, 그 속을 누가 알겠어요!
임금님이 물어보고, 왕비님이 물어보고 유모가 물어보고 나까지 물어봐도 대답이 없으니 말이에요!
날마다 의사 선생님이 공주님한테 이 약도 써보고 저 약도 써 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요.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원하는 걸 빨리 얻지 못하면 공주님은 애가 타서 돌아가실 거래요.
그래서 이 달 마지막 날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공주님이 무엇을 갖고 싶어하는지 알아본대요.
공주님이 입을 꼭 다물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공주님이 원하는 걸 주는 사람한테는 선물로 무슨 소원이든지 다 들어준대요. 어떤 것이든지요.
그리고....어머나, 여덟 시 종이 울려요! 공주님한테 초콜릿 갖다 드릴 시간인데 계속 떠들게 내버려 두다니, 너무해요!"
베티는 후다닥 뛰어갔어요. 하지만 그 전에 산지기가 베티에게 진한 입맞춤을 하자, 베티는 산지기의 따귀를 찰싹 때리고는 가 버렸어요.
그래도 산지기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이렇게만 말했어요.
"참 대단한 아가씨야!"
조는 산지기한테 뭘 해야 할지 이야기를 듣고는 바윗덩이처럼 무거운 마음으로 그 자리를 떠났어요.
혹시 공주님이 원하는 게 연애편지라면, 이번에는 또 뭐라고 써야 할 것인지?
첫 번째 편지는 분명 효과가 떨어진 모양이었어요.
이번에도 조는 시름에 잠겨 레몬색 강아지가 없어진 줄도 몰랐어요.
얼마 뒤 레몬색 강아지가 나타나서 꼬리를 흔들며 펄쩍펄쩍 뛰고 컹컹 짖어 댔어요.
강아지의 등쌀에 못 이겨 조도 도끼를 내던지고 강아지의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강아지와 함께 한바탕 뒹굴며 놀아주었어요.
그런데 그날 밤 강아지가 저녁밥에 입도 안 대지 뭐에요?
그러자 조도 예전, 그러니까 딱 열두 달 전의 일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며 그때와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난로 앞의 깔개에 누워 잠들려는 순간, 일 년 전처럼 어미개와 강아지가 이야기하는 꿈까지 꾸었답니다.
"얘야, 뭣 때문에 뼈를 먹지 않겠다는 거니? 입맛이 없다는 소리는 하지 말아라!"
"아니에요 엄마! 임금님네 고기를 실컷 먹어서 그래요."
"어디서 임금님네 고기를 얻어먹었니?"
"궁전 부엌에서요."
"궁전 부엌에는 뭣 하러 갔는데?"
"친구 만나러요."
"아니, 어떤 친구?"
"고양이요."
"차라리 물에 빠져 죽어라!"
"왜요, 엄마? 그 앤 엄마가 젖을 먹여 준 고양이란 말예요."
"아, 그 고양이! 지금은 어떻던?"
"여전히 꿀 같은 금빛이에요."
"그 애가 분명 뭔가 털어놓았겠지?"
"네, 비밀 이야기였어요."
"공주님이 이번에도 뭘 갖고 싶어한다던?"
"여전해요. 공주님은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고 그 애한테만 말해 줬대요."
"그래, 이번엔 뭘 갖고 싶어한다던?"
"이젠 반지를 받아야 할 때래요."
"아하."
어미개는 이렇게 말하더니 귀로 눈을 뒤덮고는 잠이 들어 버렸어요. 더불어 조의 꿈도 스러졌죠.
하지만 이튿날 아침이 되자, 지난 밤 꿈이 실제 있었던 일처럼 생생하게 되살아났어요.
아니, 어쩌면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닐까요? 조는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어요.
침대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물었어요.
"무슨 일인데 그러냐?"
"어젯밤에 희한한 꿈을 꾸었어요. 헌데 그 꿈대로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꿈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데?"
"아가씨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안 하면?"
"아가씨가 죽을 지도 몰라요."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어요.
"그럼 해야지."
그래서 조는 그 날 공주님의 나뭇단을 보낼 때 어머니의 구리 반지도 함께 보냈어요.
들장미 꽃다발을 만들어 반지를 끼운 다음 나뭇단에 꼭꼭 묶었죠.
그러고 나서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며 그 일은 깨끗이 잊어버렸어요.
한 달 뒤, 베티는 산지기네 현관 계단에서 이렇게 재잘댔어요.
"그래요. 아무리 흐린 날이라도 먹구름은 지나가게 마련이고, 오랫동안 휘저어야 버터가 만들어지는 법이죠.
어제 열린 모임에서 누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공주님은 어린아이처럼 행복하게 깔깔대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괜히 애쓰지 마세요. 난 갖고 싶은 걸 얻었어요!' 그리곤 끝이었어요. 우리 모두는 어리둥절했죠.
하지만 아무렴 어때요? 이제 의사 선생님이 오시지 않아도 되고, 임금님과 왕비님도 한시름 놓았고, 공주님은 어디서나 노래를 부르고 다녀요!"
7
아아! 일 년 뒤, 조의 스물 한 번째 생일날, 베티는 다시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그 날 아침 조가 산지기의 오두막에 가 보니 베티는 몹시 슬퍼하며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공주님은 먹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아요! 얼굴은 새 베갯잇마냥 새하얗구요!
방 한구석에서 울거나 하늘을 멍하니 쳐다볼 뿐, 우리가 뭘 권해도 '됐어' 하고 말하기만 해요.
공주님은 몇 시간이고 계속 꿀빛 고양이만 끌어안고 있어요.
그러는 동안 의사 선생님은 머리털을 쥐어뜯고, 임금님은 괴로워하시고, 왕비님은 가슴 아파서 어쩔 줄 몰라하시죠.
유모는 연방 '나 원, 이런 난리가!' 라는 말만 되풀이하고요. 공주님은 나한테도 속 시원히 털어놓지 않으세요.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해요. 공주님이 당장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무덤에 묻히게 될 거예요.
임금님은 이번 달 마지막 날에 모임을 열라고 명령하셨어요.
그리고 공주님이 원하는 것을 주는 사람에겐 보답으로 무슨 소원이든 들어 주겠다고 하셨죠. 무슨 소원이든지 다요!
어머, 여덟 시잖아, 여덟 시. 난 일하러 가야 돼요. 수다는 그만 좀 떠세요, 산지기 씨!"
베티가 황급히 떠나려는데, 산지기가 베티를 확 끌어당겨 입을 맞추어 버렸어요.
그러자 베티는 산지기의 머리카락을 홱 잡아당기고는 뛰어가 버렸어요.
산지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단한 아가씨야!" 하고는, 조에게 해야 할 일을 말해 주었어요.
조는 공주님이 무덤에 묻힌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슬펐어요.
그래서 한참 뒤에야 레몬색 강아지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강아지는 다리 사이로 꼬리를 내리고는 슬그머니 나타났어요.
조가 아무리 애를 써도 강아지는 기운을 되찾지 못했어요.
게다가 자신도 우울했기 때문에 조는 그날 영 즐겁지 않았어요.
그날 밤, 조와 레몬색 강아지는 둘 다 힘없이 집에 돌아왔고, 둘 다 저녁밥에 손도 대지 않았어요.
조가 난롯가에 눕자, 그때까지 조를 눈여겨보던 아버지가 물었어요.
"입맛이 없니?"
"네. 어쩐지 그러네요."
조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어수선한 잠 속으로 빠져들었어요.
"얘야, 입맛이 없니? 무슨 일이야? 귓병이라도 났니?"
"그런 거랑 비슷해요, 엄마."
"궁전에서 너무 배불리 먹은 게로구나."
"뼈다귀 하나 안 먹었어요. 눈곱만큼도요. 그냥 친구를 만났어요."
"아니, 궁전에 친구가 있어?"
"고양이요."
"그렇게 부끄러운 짓을 하다니, 차라리 나가 죽어라!"
"왜요? 그 고양이는 우리의 꿀빛 고양이라구요."
"아, 우리 꿀빛 고양이! 그 애는 어떠니?"
"꿀 같은 금빛이에요."
"뭔가 말했을 것 같은데?"
"그냥 뭐, 비밀 이야기죠."
"누구 비밀?"
"공주님이요."
"이번엔 공주님이 뭘 갖고 싶어하는데?"
"저요."
"너를? 공주님이 널 어떻게 아니?"
"꿀빛 고양이가 절 공주님 방에 데려갔거든요."
"그만 좀 쏘다녀! 이제 그 아이랑은 놀지 말아라!
너처럼 개집에 사는 개가 어떻게 감히 공주님 방에 들락거려!"
어미개는 앞발로 눈을 가렸고, 조도 깜박깜박 이어지는 꿈속에서 더 이상 이야기를 듣지 못했어요.
그 이야기들은 꿈일까, 아니면 실제로 있었던 일일까?
조는 아침에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어요. 꿈이건 아니건 조는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이었고, 아버지도 그것을 눈치 챘죠.
"무슨 일이냐, 얘야?"
"어젯밤에 꾼 꿈 때문에 마음이 두 갈래로 갈라졌어요."
"그 가운데 한 쪽을 택하면 어떻게 되는데?"
"새 무덤을 파지 않아도 될 거예요."
"나머지 한 쪽을 택하면?"
조는 강아지의 레몬빛 귀를 어루만지며 말했어요.
"그러면 제 마음이 찢어질 거예요."
"그럼 네 무덤도 파야 되니?"
"전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간단다. 하지만 무덤에 묻히고 나면 다시는 살아날 수 없지."
조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알겠습니다."
조는 휘파람을 불어 강아지를 따라오게 한 뒤 함께 일하러 갔어요.
그리고는 일을 마치자 마자 여태껏 만든 것 가운데 가장 좋은 나뭇단을 만들어 강아지를 묶었어요.
레몬색 강아지는 조를 구슬피 쳐다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조를 쫓아왔어요. 나뭇단을 질질 끌면서 말예요.
하지만 조는 "거기 있어!" 하고 소리치고는 재빨리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답니다.
8
조는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슬픈 한 달을 보냈어요.
조는 아버지를 위해서, 그리고 어미개를 위해서 명랑한 척 했어요.
하지만 아버지도 유난히 말이 없었고, 어미개도 강아지 때문에 우울해했어요. 조도 남몰래 아픈 가슴을 달래야 했고요.
온 숲에 햇살이 가득 비추던 유월의 마지막 날, 아버지가 말했어요.
"얘야, 사람이 일 년 내내 일만 할 순 없단다. 그러니 하루 쉬거라!"
그러자 조가 물었어요.
"뭘 하면서 쉬면 좋을까요?"
"도시 구경이나 가렴."
그 말을 듣자마자 도시의 풍경들 사이로 사랑하는 강아지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어요.
강아지의 갈색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신이 나서 즐겁게 컹컹 짖어 대는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어요. 조는 아버지의 말대로 하기로 했어요.
일에는 워낙 익숙해져서 하루치 일쯤은 미리 해 놓을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조는 도시로 떠났어요.
숲 밖으로 나온 조는 길가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내 조는 그 날이 모임이 열리는 날이라는 사실을 떠올렸어요. 조도 사람들의 물결에 떠밀려 궁전으로 갔어요.
그 날은 누구나 궁전에 들어갈 수 있었고, 궁전에 가면 혹시 강아지를 볼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조는 간절한 마음으로 궁전 문을 지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아주 큰 방으로 들어갔어요.
궁전에 들어가 본 건 그때가 두번째였죠.
큰 방에는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었어요.
조는 북적이는 사람들 한 복판에 서 있었어요. 거기서는 임금님과 왕비님의 얼굴과 병사들이 들고 있는 창 끝만 간신히 보였어요.
나팔 소리가 울리고, 한 신하가 조용히 하라고 소리쳤어요.
이윽고 방 안이 조용해지자 신하가 외쳤어요.
"공주님이 원히는 것이 뭔지 아는 사람이 있으면 말하시오!"
하지만 누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공주님이 소리쳤어요.
나뭇잎 위에서 뛰노는 햇살처럼 유쾌한 목소리로 말예요.
"그럴 필요 없어요. 난 갖고 싶은 것을 가졌으니까요!"
임금님이 물었어요.
"그게 무엇이냐?"
왕비님도 물었어요.
"누가 주었느냐?"
하지만 공주님은 이렇게만 말했어요.
"그게 뭔지, 누가 주었는지는 말하기 싫어요. 다들 가라고 하세요."
신하가 나팔을 분 다음 모두들 돌아가라고 했어요.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돌아가는데, 조만 우두커니 방 한복판에 서 있었어요.
이제 커다란 왕좌 두 개와 임금님의 발치에 앉아 있는 공주님이 보였어요.
공두님의 품에 안겨 있는 꿀빛 고양이와 공주님의 무릎에 기대고 있는 레몬색 강아지도 보였고요.
그런데 갑자기 기쁨에 찬 컹! 소리가 나더니, 강아지가 공중으로 훌쩍 뛰어올라 조에게 달려왔어요.
그러고는 반지르르한 앞발을 조의 어깨에 얹고 조의 얼굴을 핥으며 가슴이 터질 듯이 낑낑대며 짖어 댔어요.
조도 강아지를 껴안고 울었어요.
그러자 궁전은 온통 난리법석이 났습니다.
"저 개는 뭐야? 저 사람은 누구야?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모두들 물었어요.
공주님도 일어나서 꿀빛 고양이의 머리 위로 얼굴을 내밀고는 울다가 웃다가 했어요.
마침내 임금님이 물었답니다.
"너는 누구냐?"
조는 공손히 대답했어요.
"저는 왕실 나무꾼입니다."
"아, 생각나는구나! 그런데 이 개는 네가 주인인 양 너한테 가는구나."
그러자 공주님이 말했어요.
"예전에는 그럤죠. 하지만 이제는 제가 주인이에요.
제가 레몬색 강아지를 갖고 싶어하자 저 청년이 주었거든요."
"그렇다면 드디어 짐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구나!"
임금님은 조더러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어요.
"나무꾼아, 무엇을 갖고 싶으냐? 말만 하면 다 네 것이 되느니라."
공주님은 조를 바라보았고, 조도 하얀 드레스를 입은 레몬빛 머리카락의 공주님을 바라보았어요.
하지만 조는 자기가 가장 갖고 싶은 것을 달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생각을 떨쳐 버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폭신한 침대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밤마다 난롯가 마룻바닥에서 자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이 나라에서 가장 좋은 침대를 주겠노라."
임금님이 말했어요. 그러자 공주님이 재빨리 소리쳤어요.
"저 사람은 한 가지 더 받아야 해요. 작년에도 내가 갖고 싶어하던 걸 주었거든요!"
그리고는 낡은 구리 반지를 높이 쳐들었어요.
임금님은 약속을 지키려고 다시 조를 돌아보며 물었어요.
"또 무엇을 갖고 싶으냐?"
조는 레몬색 강아지를 품에 꼬옥 안았어요.
물론 강아지를 달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강아지를 데리고 가면 공주님은 애가 타서 죽고 말 테니까요.
그래서 조는 그 생각을 떨치고 이렇게 말했어요.
"저는 집을 떠나 오면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낡은 의자를 남겨 두고 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가 안 된다면 그 의자를 가져다 앉고 싶습니다."
임금님은 인자한 웃음을 머금으며 말헀어요.
"오늘 밤 당장 그 의자를 갖다 주겠노라.
그리고 그 의자가 있던 곳에는 이 나라에서 가장 좋은 의자를 남겨 두겠노라."
그리고 나서 임금님은 조에게 이만 물러가 보라는 몸짓을 했어요.
그러자 공주님이 아까보다 훨씬 더 다급하게 소리쳤어요.
"잠깐만요, 아버지! 저 사람은 세 번째 소원도 말해야 돼요.
이 년 전에 저한테 이걸 주었거든요."
그리고는 품속에서 낡고 흐릿해진 연애 편지를 꺼냈어요.
편지는 이제 너덜너덜거리고 잉크가 바랠 대로 바래 있었어요.
임금님은 재미있겠다는 듯 공주님이 준 편지를 펼친 다음, 온 궁전에 다 들리도록 큰 소리로 읽었어요.
내 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내 강아지처럼 사랑스러워요.
-조 졸리-
공주님은 부끄러워서 꿀빛 고양이 털 속에 얼굴을 폭 묻었어요.
임금님이 물었어요.
"네가 조 졸리냐?"
"네, 폐하."
"네가 이 편지를 썼느냐?"
"네, 폐하."
"이 글이 사실이냐?"
조는 레몬빛 털을 가진 강아지를 바라보다가, 하얀 드레스를 입은 레몬빛 머리카락의 공주님을 바라보았어요.
"네, 폐하."
임금님이 말했어요.
"그럼 너는 반드시 세상에서 가장 갖고 싶은 것을 달라고 해야 한다."
조는 레몬빛 강아지를 간절한 눈길로 바라보고는, 강아지의 두 눈 사이에 힘껏 입을 맞추었어요.
그리고는 공주님을 바라보았지만, 공주님은 조의 눈길을 피했어요.
조는 뭔가 대답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마침내 조가 천천히 입을 열었어요.
"강아지는 가질 수 없으니까, 대신 꿀빛 고양이를 갖겠습니다."
그러자 공주님이 재빨리 소리쳤어요.
"아! 나만 남겨 놓고 내 고양이만 가져갈 순 없어요!"
조는 그보다 훨씬 더 빠르게 대꾸했어요.
"그럼 공주님도 저만 남겨 놓고 제 강아지만 가질 순 없습니다!"
임금님이 말했어요.
"그럼 이렇게 하거라! 너희는 일 년의 반은 나무꾼의 오두막에서 살고, 나머지 반은 궁전에서 살도록 하라.
어디서 살든 개와 고양이는 반드시 너희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
바로 그날 저녁, 조 졸리는 신붓감을 데리고 오두막으로 돌아왔어요.
꿀빛 고양이는 공주님의 품 안에서 비행기처럼 가르랑거리고, 레몬빛 강아지는 두 사람의 주위를 뛰어다니며 사랑스러운 훼방꾼 노릇을 했죠.
난로에는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고, 식탁에는 저녁 식사가 차려져 있었어요.
푹신한 침대가 있고, 난롯가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안락 의자가 놓여 있었지요.
하지만 어미개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왕실 나무꾼 아버지도 보이지 않았어요.
조가 수소문을 해 보았더니, 왕실 나무꾼이었던 아버지는 조가 그 숲에 오기 한 달 전에 돌아가셨고, 나무꾼 자리는 적당한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 비어 있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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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야기]우와 이런글 좋아
이런 동화 너무 좋아 ㅠㅠ!
봄잠바 새끼 하면서 읽다가 마지막에 소오름..
나돜ㅋㅋㅋㅋㅋㅋㅋㄱ소오름...
왕실나무꾼이 친아버진가(혼란)
우와 아름다워... 동화를 읽으니까 진짜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 예쁜 글 고마워 여시!!
으앙 귀여워
헐 이런 동화 너무 좋아♡♡
이런 얘기 너무 좋아ㅠㅠㅠㅠ
우와ㅠㅠㅠ진짜 이런 동화 좋다ㅠㅠㅠㅠㅠㅠ
재밌쪙!!!!!ㅜㅠㅜㅠㅠㅠ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ㅈㄴㄱㄷ 나무꾼이랑 산지기는 다른사람이얌!ㅎㅎ
@세계로가는 청둥오리 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어
흐어어어엉ㅇ ㅠㅠㅠㅠㅠ 이동화너무좋다 역시사람은착하게살아야해 허허
진짜 요정이었나??? 오 긴데도 여시가 재밌게 정리해줘서 다읽었닿ㅎㅎ고마워!!
... 홍콩방으로 가야하나?
마지막에 개반전ㅋㅋㅋㅋㅋ소오름...!
잘읽었엉ㅋㅋㅋㅋㅋㅋㅋ조 너무 매력적인데??ㅋㅋㅋㅋㅋㅋㅋ글 분위기 되게 좋당
엘리너 파전 완전 좋아... 유리공작이랑, 달이 갖고 싶어 공주님은 울었다랑, 제목 기억 안 나는데 백살 넘은 할머니랑 어린 손녀 둘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제일 좋아해.
헐... 약간 뭔가... 에드워트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보는 느낌도 나궁ㅎ
대박.....!!!!!
헐 소오름
진짴ㅋㅋㅋ사겨라(짝!)이마음으로 봤네 재밌다ㅋㅋ
우와ㅜㅜㅜㅜㅜㅜㅜ진짜 재밌어ㅜㅜㅜㅜㅜㅜㅜ 마지막은 정말 아련하다ㅜㅜㅜㅜ
우와 진짜 재밌고 예쁜 동화다 단어 하나하나가 사랑스러워ㅜㅜㅜ강아지랑 고양이랑 공주님도 너무 귀여워ㅜㅜㅜㅜ아버지랑 엄마개는 요정이었을까? 너무 좋다ㅜㅜㅜ조 이 봄잠바새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에 소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런 동화 넘 좋다 ㅋㅋㅋㅋㅋ
이야기가 진짜 이쁘다ㅋㅋㅋㅋ
ㅠㅠ어미개는 어디간거지..
동화 너무 러블리해 8ㅅ8 대형연어애오 여시글들 넘나 좋은것
헐 이게뭐야 개반전
어미개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