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아버지의 빈자리
"아이고 안되겠네// 팔다리가 축 늘어져있는게,,
안방에있는 어린6살 짜리 귀에 들려오는 소리였다
어릴적 난 무척이나 허약해서 툭 하면 감기 고열에 시달려 방안에 누워있는 시간이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보다 더 많았다
12월 겨울 이었고 그날 은 나 에게있어 지워지지 않는 날이다
아버지는 5일장을 누비며 건어물을 팔러 다니시는 장사꾼 이었다
인물도 좋았고 언변이 좋았던 아버지는 장사수완에는 따라 올 사람이 없었다고
5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시곤한다.
사고가 나던 날은 뚝길에서 장날 아버지가 소를 소개시켜 소를 사게하였는데
동네 사람들이 모여 웅서웅성그리며 소를 산 주인이 소가 사나웁게 생겼다고 하면서
누가 이소가 사납지않은지 확인을 해보라고 했는데 **
소를 소개해주신 아버지가*내가 한번 보여주지하시면서 *** 그 소등에 올라타자 말자 소
가 뛰기시작하였다 한다.
아버지는 말처럼 안장이라도 있었으면 안장이라도 잡았을텐데**
소 등에는 안장이 없었고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
아버지는 소 등에서 떨어져 비가오면 뚝이 무너지지 말라고 박아 놓은 말뚝에 머리를 부
딪혀 의식을 잃고 말았다.
방에 누워있던 나는 축 늘어진 아버지를 업고 들어온 사촌오빠가 *얼른 일어나래이 저리비끼라,,는 소리에 난 일어나 물러 나 앉았다
우리 아부지가 많이 다쳤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어머니는 머리에 꽂은 비녀를 풀어서
장농위에 올려 놓으시고는 "아이고 아이고 하며 소리내어 울기시작하였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아파누워있던 나는 어느세 마당에서 왔다갔다하며 담 너머 구경하는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었다
울긋 불긋한 상여가 들어오고 어머니는 통곡하시고 우리는 *엄마엄마*하며 따라울기만했다
오남매는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었고 39살의 어머니는 남편을 잃은 과부가되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어린 오남매를 남겨둔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남겨진 우리는 그땐 다 고생하던시절 이었지만 너무나 힘든 세상살이가 시작된것이다.
동네 사람들은 어머니가 우리를 버리고 도망 갈 거라는소문이 많이 나 돌았다고 하였다.
큰 아들이 중학교1학년 이었으니 고만고만한 자식들이 어머니만 보고있었으니 그삶이 어떠하였을까?
어린 나이 였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살아난다
봄이면 어머니는 동생을업고 나는 소쿠리를 들고 졸졸졸 따라
쑥을 뜯으러 논두렁 밭두렁을 헤메고 다녔다.
그것이 저녁에 먹을 쑥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어머니는 항상 하얀 앞 치마를 두르고 쑥을 뜯곤하였는데
소쿠리를 들고다니면 거추장스러우니까 앞치마에 가득차면
다시 소쿠리에 쏱아부어 소쿠리가 가득차면 머리에 이고 집으로 돌아왔다
쑥을 한가득 무쇠솥에 넣고 쌀을 한줌만 넣고서 멀건죽을 끓여서 오남매가 앉아서 저녁을먹었다
봄이 오면 고개중에 가장힘들다는 보릿고개를 힘들게 넘고 있었다..
쑥은 우리들에겐 참으로 고만운 양식이었다
하얀 쌀밥을 먹어보는게 소원이었지만 우린 늘 젓가락질이
잘 되지않는 보리밥이라도 배불리 먹어보는게 소원이었다
벼농사는 수확하자 말자 시장에 내다 팔아서 학비며
그동안 빌려서 쓴 돈을 갚는데도 급급하던시절이었기 때문에 쌀밥 먹을수있는 날은
가을 걷이가 끝난 며칠동안 이었고 생일 날 단 한끼 였던것이었다 .
지금도 이른봄에 시장에 나오는 쑥을보면 그때 힘들게 지나온 일들이 스치곤한다
아버지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
어느날 어머니가 세벽에 일어나 성냥불을 스윽 그으시더니 종이를 둘둘 말아서 불을 붙이시더니**
연기를 후우하면서 뿜어내시는 것이었다
담배였다*
난 이불을 살살끌어다 머리위로 올려 놓고 그 냄새를 맡으면서 생각했다.
"다른집 엄마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왜 우리엄마는 담배를피울까?
하는 생각이들었고 세벽마다 담배연기를 맡아야하는 게 싫었으며
친구들이 옷에서 담배 냄새난다고
*너네는 아부지도 없는데 누가 담배피노??**하는소리도 싫었다.
담배연기를 뿜어내시는 어머니의*휴후* 한숨소리도 듣기싫었던 내가
어머니의 담배연기를 이해하는데까지는 20년이 지난 후 였다
어머니는 담배가 아버지였던 것 이었다.
작은오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일을 하게되었는데 *
작은 오빤 우리 들중에 가장희생을 많이 한 사람이다.
작은 오빠가 늦게 퇴근을하였고 난 잠이 막들려고하는데*
오빠가 들어오더니 갑자기
**어무이 사람들이 아부지가 동생 주야대신에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점쟁이가 그게 아니라 합디더..하니까
어머니 말씀이 *야야 난 너거아부지가 가는게 낫제 우찌 저어린것이 가는게 낫겠노 난 그런 생각안한대이,,
하시는것이었다.
그소리를 들으니 살아있는 내가 어머니께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버지께 죄를지은느낌이었다
난 항상아파서 누워있었는데 아버지가 떠난 후엔 아프지도않고
건강하게사는게 동네사람들에겐 이런 말들이 이었다고하였다.
내가 취직을하면서 그동안 어머니가 진 빚 (채무)를 다갚아드리고
어머니지갑에 돈이 떨어져 남의집에 돈을 빌리러 가시는 일이 없도록 해드렸다
남편 복 없었던 어머니는 오남매에게 효도 할 수있는시간을 주시지도 않고 위암에 걸려 고통받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꼭30년 되던해에 아버지곁으로 가셨다.
*너가 돈을벌어오면서 남의집에 돈을 빌리러가지않은게 참으로 고맙더라고*
하시며 넌 딸이지만 아들이었다고 **
어머니는 우리들 곁을 떠나고 안계시지만
힘들게 살아온 그 수많은 날들을 기억하면 지금도 잊혀지지않는 그날이 생각이난다
*아이고 안되겠네,,팔다리가 축 늘어졌구만은**
그날은 아버지와의 짧은 만남 긴 이별이었다.
-이 글은 100% 54세 저의 어머니의 실화입니다.
퇴고나 수정을 해서 올릴까하다가 그대로 올리는 것이 더 많은 분들께
와닿을 것 같아 이렇게 그대로 올려 봅니다.
한 달 전 라디오에 보내서 로봇 청소기도 타신 글인데,
상품 타신 기쁨에 자랑하듯 보여주신 이 글에
저와 동생은 눈물만 뚝뚝 흘렸네요. 어머니의 글이라 더 와닿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못난 아들은 언론고시의 문턱에 이렇게 탁 막혀 결국 플랜비를 가동중인데,
참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럼, 좋은 밤 되세요!!^^
첫댓글 눈을 떼지 못하고 읽다가, 댓글 달기로 하고나서야 눈을 깜빡하면서 '아 읽으면서 눈 안 깜빡거렸구나'했습니다...좋은 글은 역시 마음이 묻어나는 글이군요. 수려한 말재간따위는 그 다음이군요..깨우쳐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이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눈물을 뚝뚝 흘렸네요. 역시 진심이 담긴글은 가슴을 움직이나봅니다
ㅠㅠ 저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우리 엄마의 아빠, 엄마의 엄마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좋은 글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 ^
목구멍이 탁 막혀오네요..
짠한 글이네요.... 저도 울리셨다는 ..
바로 윗분말처럼 정말 교과서에 나왔던 소설처럼 글이 편안하고 너무좋아요..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