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공짜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모든 권리에는 그만한 댓가가 따르는 법이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처럼...
최근 미의회의 군대 위안부 결의안을 보면, 이번에 댓가를 치뤄야 하는 이는 일본만이 아닌것 같다.
미 합중국 의회는 어디까지나 미국내의 문제를 다루는 최고 입법기관이다. 하지만, 슈퍼파워 미국을 등에업은 그들의 위상을 무시하는 나라나 민족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사여탈권을 쥘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삐풀린 망아지 처럼 날뛰던 부시 행정부가 잠잠해 진것도 결국 의회를 야당인 민주당에 빼았겼기 때문이다. 당장 미군의 파병예산에 태클이 걸리니 행정부가 곤혹 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외정책과 관련된 의회의 통제력은 단순히 미국의 국내 문제를 넘어서는 위력이 있다.
실례로 74-75년 북베트남군이 남베트남에 대한 최종공세를 가해올때 남베트남 정부는 미국의 약속을 상기시켰다. 당시 미국은 남베트남이 침공을 받으면 자동개입하기로 약속했었다. 하지만 의회에 의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심지어 소요탄약과 장비라도 보내자는 행정부의 요청도 의회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것은 남베트남만이 아니었다. 사실 한국의 박정희도 미의회의 저런 모습을 보고, 자주국방과 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유명한 로비스트 박동선 사건을 일으키게 된 것이다.
이번 군대위안부 사건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실 미의회는 저런 권력으로 사실상 세계의 의회처럼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지만, 실상은 극히 자국이익 중심적인 존재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수많은 민족이나 국가 관련 단체들이 미국의회의 한마디, 즉 구속력은 없지만 결의안 하나 받아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지만, 미국은 자국에 부담스러운 것은 의도적으로 모르는 척 하고 지나갔다. 물론 "세계의 의회"라는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위해 대 놓고 거부하지는 않으면서....
군대위안부 사건도 그러한 경우였다.
공화당 의회시절, 동맹에 역점을 둔 미 의회는 "이 문제는 일본과 아시아의 문제다"라며 슬그머니 비껴나갔다.
미국으로서는 동맹이자 든든한 물주인 일본의 입장을 배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회가 진보를 기치로 내건 (그래도 사실 별반 차이는 없는 넘들이다 -_-;;) 민주당에 넘어가자 의회의 기류가 바뀌었다.
더구나 일본계 혼다 의원의 결의안에 관한 "나홀로 좌충우돌"이 이전에는 그냥 무시할 일이었지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기점으로 흐름이 바뀌게 된 것이다.
결정적인 것은 미의회의 청문회였다.
처음으로 동양인 위안부가 아닌 서구인 위안부가 등장한 것이다. 네덜란드계 호주인인 이 할머니의 증언은 서구인들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실 서구인 자신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들은 지극히 오리엔탈리즘 적이다.
그들이 호주인 위안부 할머니가 등장하기 전까지 보여준 모습은 그저 아시아인 니들끼리 알아서 해라는 식이었다. 서구인이 등장하지 않는한 신경쓰기 싫다는 것이다. 이는 돈많은 물주이자 G8의 멤버인 아시아지만 아시아가 아닌 "파트너 일본"을 배려한 것이리라...
호주인 위안부의 등장으로 서구여론도 들끌었고, 미국을 비롯한 서구제국은 물론이고, 일본의 투자유치를 얻어야 하고, 일본에 상당량의 수출을 해서 먹고사는 "호주"까지도 일본을 비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호주총리도 국내 표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안타깝고 자괴스러운 일이나, 수년간 매 수요일 마다 주한 일본대사관앞에서 시위한 한국 위안부 할머니의 시위보다, 서구인 위안부 할머니의 한 번의 증언이 더 파괴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미 의회 입장에서 이제 도로 접어 넣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실례 한가지 들려주면,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들 조차 일본의 정치자금을 받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대놓고 일본 욕을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지역구의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다.
결국 외교관계소위 위원장은 교묘한 술책을 썼다. 의회석상에서 의원 개인을 지목하며 공개적으로 결의안의 찬성/반대를 표명하게 한 것이다. 과연 그런 자리에서 누가 일본 편을 들수 있을까?
미 의회의 군대위안부 결의안의 본회의 상정에는 이런 우여곡절이 있었다.
또한가지 일본의 자충수도 빼놓을 수 없다.
납치총리 "아베"의 어설픈 외교력도 치명적이었다. 분명 일본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을 압박도 해보고, 로비단체들이 하듯이 의례 신문광고도 냈다.
그러나, 그들은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미국정부를 겨냥하고 말았다. 미해군이 위안소를 설치했다며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다.
미해군은 펄쩍 뛰었지만, 위안소.... 충분히 있을수 있다. 일본이 하던 방식과는 다르지만....
당시나 그 이전에 서구의 군대치고 과연 그런게 없는 군대가 있었을까?
군대와 같이 혈기왕성한 남자들의 집단이 장기간 주둔하면, 의례 주변에 매춘부가 꼬인다. 그렇다고 철저하게 없에버리기에는 사기문제도 있으니 대개는 모르는 척하기 마련이다. 다만, 성병 등의 문제가 있으니 결국 매춘부를 한데 모아놓고 수시로 검진을 하고 검진에 통과한 이들만 미군을 상대로 영업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일본처럼 정부차원에서 아무렇게나 강제로 끌어다 놓고 하는 방식은 없다.
아무튼 이러한 일본의 "자살골"로 인해서 더더욱 본회의 통과는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린 탓도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미 의회의 세계적 위상이다.
만일, 미 의회가 적당히 접어 넣는다면, "세계의 신문고"로서의 위상은 급강하 추락할 것이다.
인권의 문제라며 열을 올리다가 슬그머니 접는다면, 그런 미국에게 결의안을 얻기위해 로비할 민족이나 단체의 숫자는 현저히 줄게 될 것이고......
무엇보다, 미국에 의해 인권탄압국으로 지목된 대표적인 국가인 중국이나 러시아 등등은 쾌재를 부르며 지옥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다. 물론 베네주엘라의 차베스도 한 몫 거들 것이고....
결국, 미 의회- 정확히는 하원-에서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미 맛 본 국제적 위상을 쉽게 포기할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생각컨데 그것이 끝일 것이다. 일본이 바짝 신경이 곤두서있는데다 미국의 입장상 더 이상 일본을 망신시킬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상원에서도 결의안 상정을 시도하고 싶겠지만, 일본의 로비력으로 볼때 상원의원은 움직일 가능성이 희박하다. 더구나 상원에는 다선의 일본계 "이노우에"의원이 버티고 있다. 그의 영향력으로 볼때 더 이상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일본의 허를 찌르는 통쾌함을 얻을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을지문덕이 우중문에게 보냈다는 시의 구절처럼 이미 승리해서 전과를 누렸으니, 우리도 이쯤에서 만족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냉정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보편적 정의도 국익이라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출처 : sundin의 일상(블로그)
첫댓글 과정이야 어쨌든 종군위안부문제는 일본 정부에서 진심어린 사죄의 뜻을 표함과 이에 맞는 보상이 위안부 할머님들께 보상되어야 할것입니다...
에휴~ 위안부 할머니분들도 다돌아 가시고 이젠 몆분 안계신걸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