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사진 무~~~~~~~
이번 주말 산행은 또다시 거의 완전히 요양 모드일 뻔 했습니다.
지난 화요일에 집에서 공수된 고기를 아침부터 먹겠다고 칼로 썰다가 왼손 가운뎃손가락을 쓱~ 베어버렸네요.
그래서 가운뎃손가락을 포함해 거의 왼손을 못쓰고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역시 안하던 짓 하면 다칩니다. 앞으로는 아침엔 칼, 안써야겠어요.
이번에는 유영언니와 데이빗까지 함께 해서 총 6명이 함께 했습니다.
글고보니 남선형과 저를 빼곤 다들 열심히 등반하셨군요.
데이빗과 형부는 토요일에 백암3를 나란히 끝내고는
백암5를 도전하느라 일요일을 함께 했고,
유영언니와 유진언니는 함께 주를 하다가
유진언니가 토요일에 주를 끝내고, 다음날 유영언니가 퀵드로 회수모드로 등반했죠.
그리고 일요일에는 내 가운뎃 손가락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 퍼즐에 붙어서 one clip, one tension 으로
등반을 겨우 했지요.
거참. 벤 상처가 벌어진 채로 아물까 걱정되서 홀드를 안 잡고 아껴줬더니만
일주일만에 손가락의 힘과 감각이 확 떨어져버렸더라고요.
일주일만에 없어져버린 내 손가락들~~~~~~흑.
암튼 언니들은 '무셔 무셔'를 외치시면서도 즐겁게 등반을 하셨죠.
다들 열심히 등반하시느라 등반사진이 적네요.
등반사진이 적다는 건 다들 열심히 등반했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이번에 제 사진의 피사체는 자연밖에 없네요.
^^
꽃무릇들은 금새 터질 것 같은 꽃봉오리를 붉게 머금고 있었고,
붉은 입술에 붙은 밥풀 두 개가 지천으로 널렸고,
잠자리들은 짝짓기에 한창이더군요.
요놈들이 우리 텐트로 쳐들어 와서는 사랑을 나누는데 참, 거참. ^^
열심히 종족 번식의 본능에 충실한 놈들을 내쫓을 수도 없고, 두자니 그렇고. ^^
암튼 요번에는 모기 외에도 많이 보고 왔네요.
여전히 선운산 모기는 극성이대요. 저는 별로 안물렸는데
유영언니랑 형부가 거의 모기밥이었어요.
형부가 백암3 끝낸 기념으로 쏜 장어에, 유진언니가 주 끝낸 기념으로 쏜 복분자까지
아주 맛있게 먹고, 내려오는 길에 뭉치네 들러 맛있게 된장찌개와 돌솥산채비빔밥까지 풍성했네요.
역시 잘 먹어야 등반도 잘하는 거죠? ㅋㅋㅋㅋㅋ
그리고 질문 많은 데이빗 덕분에 영어 공부와 더불어 우리말 공부까지
덤으로 하고 왔네요.
'식당이 여기에 있어요'와 '식당은 여기에 있어요'의 차이점을 물어보는데
영 난감하대요. 우리말로 물어도 대답이 쉽지 않은데 말이죠.
하지만 데이빗은 관심이 많은 만큼 이해도 빨라서 잘 알아듣더군요.
콩글리시에 맞게 콩글리시를 구사할 줄도 알고.ㅋㅋㅋㅋㅋ
다음 주와 그 다음 주까지 상사화가 절정일텐데.
카메라 든 사람들과 꽃보러 온 사람들로 선운산이 북적이겠네요.
9월 20일에는 선운산에서 음악회도 있대요.
아마 에이스 클라이밍 센터에서는 9월의 마지막 주 26, 27일에나 선운산에 다시 갈 것 같네요.
그 때는 꽤나 추워지겠죠?
선운산 야영장 옆 가시연꽃 조성지에서~~~^^
야영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메라 렌즈만 보이면 나오는 저
엄지 손가락. 레파토리 좀 바꿔 보3~~~~
~어딘지 아시죠? 도솔제 쉼터에서 주욱 내려오는 길
ㅇ요것도 상사화인데.
ㅇ요것도 상사화. 어두운 배경에 홀로 빛 받고 선 게 이뻐서
찍었는데 별로 그 느낌은 아니군요..디카의 한계, 찍사의 한계
ㅇ요건 도라지. 아시죠?
ㅇ요것도 상사화. 어쩜 요놈들 이렇게 나란히 나란히 섰을까요?
어찌해도 만날 수 없는 꽃과 잎. 그래서 꽃끼리라도 나란히 서서 홀로 선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보겠다는 심산인지 가깝게 무더기로 핀 게 많네요. 그리고 보니 꼭 셋씩이네? 둘도 아닌 셋.
ㅇ요것은 뭔지 모르겠네요. 찾아 보고 써놓을게욧.
아시는 분은 리플, 플리즈~~~~
ㅇ요것은 아마도 별꽃 일종일 듯. 요렇게 앙증맞은 수술들을 달고
꼭 초등학생 그림에 등장할 법한 자태로 핀 꽃이네요.
ㅇ요것이 바로 그 19금이라는 잠자리의 짝짓기.
하트 모양으로 날더군요. 여러 컷 찍었는데 그나마 건진 사진.
ㅇ나느라 힘들었는지 잠시 쉬더군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찍었지요.
에이스 텐트인 에이스 캐슬을 찾아주신 잠자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