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없어도 OK” 이제 고속도로 요금소 정체·감속 없는 ‘프리패스 시대’ 열린다
타임톡1조회 1,1202025. 11. 17.
고속도로 톨게이트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시속 100~110km로 주행하면서도 멈춤 없이 요금이 자동 결제되는 ‘스마트 톨링’이 전국 확대를 앞두며 도로 교통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톨게이트, 이제 상상이 아니다
오랫동안 한국 고속도로의 ‘통과 의식’처럼 느껴졌던 것이 있다. 톨게이트 앞에만 서면 어김없이 속도를 줄이고, 익숙한 하이패스 차선을 향해 조심스레 차선을 맞추는 풍경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면이 앞으로는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요금소 앞 감속을 전제로 한 교통 흐름 자체가 완전히 재편되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준비 중인 차세대 통행료 시스템 ‘스마트 톨링’은 기존 하이패스를 대체하는 기술로, 차량이 고속 주행 중이라도 요금 처리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톨게이트라는 물리적 공간 자체가 의미를 잃어가는 셈이다.
스마트 톨링이 기존 하이패스와 완전히 다른 이유
하이패스도 한때는 획기적인 발명이었지만 기술적 한계는 분명했다. 단말기 설치가 필수였고, 통신 방식 특성상 70~80km 이하로 감속해야 정상 인식이 가능했으며, 인식 오류가 나면 여전히 정체가 발생했다. 스마트 톨링은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통신이 아니라 ‘시각 기반 인식’이 핵심이다.
요금소 상단에는 초정밀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가 동시에 작동하며, 차량이 어떤 차선으로 지나든 번호판·차종·차축 수를 즉시 판별한다. 이는 최대 시속 110km 속도에서도 정확히 인식되도록 설계돼 있다. 운전자가 “지금 제대로 인식된 건가?” 걱정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단말기 없이도 결제… 시스템이 알아서 처리한다
스마트 톨링의 매력은 단말기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운전자가 해야 할 일은 단 하나, 차량 번호와 결제 카드를 한 번 등록하는 것뿐이다. 이후부터는:
• 주행 중 자연스럽게 요금 자동 결제
• 등록이 없어도 차량 번호로 자동 고지서 발송
• 우편 또는 모바일로 납부 가능
이 방식은 기존 하이패스 단말기 충전·배터리 관리·카드 오류 문제를 완전히 제거한다. “단말기 때문에 출발 못 한다”는 말은 앞으로 듣기 어려울 것이다.
정체 없는 도로의 효과는 숫자로 증명된다
스마트 톨링은 단순히 요금 지불 방식만 개선하는 기술이 아니다. 시범 운영 데이터는 훨씬 더 큰 변화를 보여준다.
• 평균 통과 시간 약 40~45% 단축
• 요금소 주변 접촉 사고 약 50% 감소
• 급가감속이 사라져 배출가스·소음 감소 효과 확인
즉, 한 구간의 편의 개선을 넘어 교통 흐름 전체가 자연스러워지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진다. 특히 화물차가 많은 구간에서는 정체가 줄어들며 물류 차량 이동 속도도 덩달아 빨라져 운송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톨게이트의 경계가 사라진다 – 미래 도로의 새로운 모습
스마트 톨링이 완전히 도입되면 톨게이트라는 물리적 구조물은 점차 ‘옛 시설물’이 된다. 기존처럼 차선이 좁아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직진 흐름이 유지된다. 즉,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병목 현상’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다. 그동안 운전자들이 스트레스를 느끼던 몇 가지 요소도 사라진다.
• 하이패스 차선 못 찾아 급차선 변경 → 불필요
• 단말기 인식 불량 → 기술 구조상 발생 불가
• 차단기 오작동 위험 → 설치 자체가 없음
도로는 넓어지고, 운전자는 더 단순한 동작만으로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다.
시범 운영 반응은 긍정적… 일부 우려도 존재
대왕판교와 서영암 등 여러 구간에서 시범 운영이 이뤄진 결과, 많은 운전자들이 “정체가 확실히 줄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장거리 운전자들은 감속 스트레스가 줄어 피로감이 줄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일부 화물 운송 업계에서는 차종 구분 및 요금 산정 오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번호판 인식 오차율을 대폭 줄이고, 차량별 높이·축간 간격 인식을 강화한 개선형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2026년, 한국 고속도로는 새로운 기준을 맞이한다
도로공사는 기술 성능 향상과 보안 검증을 거쳐 2026년까지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 단계적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스마트 톨링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한국 고속도로는 세계에서도 드문 완전 자유통행형 요금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이 기술의 파급력은 도로 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 물류 이동 시간 단축
• 에너지 절약 및 탄소 절감
• 도로 인프라 관리비용 절감
• 교통사고 감소로 인한 사회적 비용 절감
즉, 한 번의 혁신으로 교통, 경제, 환경이 동시에 이득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결론
스마트 톨링은 단순히 ‘요금소를 빨리 지나가는 기술’이 아니다. 한국의 도로 인프라가 수십 년 만에 근본적으로 변하는 큰 전환점이다. “속도는 유지하고, 정체는 줄이고, 결제는 자동으로” 이제 고속도로는 말 그대로 ‘고속’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되찾고 있다. 멈추지 않고 달리는 미래의 도로, 그 시작이 눈앞에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