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종주등산
휴대폰에 맷시지가 들어왔다.
"내일 산행일 동아쇼핑앞 버스승차장에서 9:30분 출발"
내일이란 날자를 확인하니 4월 1일 만우절이다
작난은 아니겠지 하면서 고소를 날리며 tv에서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일기는 청명한데 다만 낮 최고기온이 23도까지 올라간단다.
밖의 날은 아직 차가운데 이거 갑자기 여름이 왔다니 오보가 아닐가?
행선지는 팔공산 선본사에서 시작하여 종주등산로에 오른 다음, 공룡능선을 따라 팔공산을 종주할 것처럼 가다가 (못 갈 것도 없지만) 노인들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서 절반 쯤 종주한 다음, 공무원교육원 쪽으로 내려오기로 했단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시원한 아침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하였지만 과연 한낮에 23도까지 올라갈까 하고 의심하면서 그렇다면 옷을 어떻게 입고가야 할까 하고 이것 저것 바꾸어 입어보다가 결국 한여름 등산차림을 하고 동아쇼핑앞 출발지점으로 갔더니 모두들 가벼운 차람세로 나왔다.
오늘은 강석호, 東江 강민본, 酒聖 박주식, 서기성, 서수백, 空谷 안승완, 韶南 양태지, 珠峯 조순희, 鎬永 황영일, 그리고 나 최영진 이렇게 10명이 시티투어를 타고 동아쇼핑앞에서 출발했다
선본사 도량에 들어서니 여승의 독경소리가 조용한 아침계곡으로 퍼져 나간다.
무슨 뜻인지 알 지 못하나 듣기가 참 좋아서 한동안 서서 경청하였다


등산도 하고 글자공부도 하고
도량 오른 쪽에 세워진 건물의 당호인데 法자와 雨자를 저렇게 쓰기도 하나 보다면서 우리들은 법우당이라 읽었다.

첫번째 휴식
능선까지는 절반도 채 못 올랐을 것 같은데 첫번째 휴식을 하게되자 포도와 쵸컬릿 등속이 나와서 이들을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


드디어 능선에 올랐다
마치 고속도로에 진입한 것 처럼 종주등산로에 진입한 것이다
걸어온 뒤를 돌아보니 갓바위 부처님이 아득하다



때로는 앙상한 나무가지들 사이로, 때로는 시야에 걸림 하나 없이 굽이굽이 펼쳐진 팔공산 줄기를 완상하면서 종주등산로를 걷는 기분은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다



아득히 비로봉과 동봉과 서봉들이 맑고 푸른 하늘 아래 긴 허리를 내리고 줄을 섯다

금맥을 찾은 모습 같지만 갑작스런 낭떨어지를 만나 바위를 어떻게 내려갈 것인가를 의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등산로는 저곳인 모양이다
하기야 많이 다니면 그게 등산로이지 등산로가 따로 있나

위험한 바위를 내려와서 잠시 쉬면서 왼쪽 산아래를 내려다 보면 팔공산 골프장이 나무가지 사이로 들어온다.




오른쪽은 비로봉, 동봉, 서봉들이

넉을 잃은 사람들


자연의 조화
참 묘한 곳이다. 이 산 꼭대기 위에 다시 바위로 단을 쌓았으니 말이다
어느 장사가 바위 하나를 로프로 묶어 산 아래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 같다
친구들이 저 로프에 매달려 바위 아래로 내려가느라 끙끙대는 게 재미 있었는데 가까이 서는 앵글이 안나오고 떨어지니 나무가지에 가려 그 모습을 촬영할 수 없었다


산중정담

위험해 조심해....
강석호는 이곳을 겨우 건너고는 그 소감으로 동강이 이런 곳에 데리고 왔다며 기압주어야 겠다고 했다ㅎㅎㅎ





언제나 즐거운 점심시간
식사전에 요강깨는 술도 나왔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산행은 다시 시작되고
팔공산 정기를 온 몸으로 받았다








팔공골프장 뒤로 삿갓봉과 노적봉 관봉들이 병풍처럼 줄을 섰다





하산길도 장관이야


공무원교육원으로 하산하였는데 아침에 우리를 선본사까지 태웠던 시티투어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팔공산 자락 지묘동 소재 목욕탕에 들러 땀을 싯고 그 옆에 있는 가마솥국밥집에 들어 상주(尙州) 은척(銀尺)리 은자산표 탁배기를 반주하여 피로를 풀었다
똑닥이에게 모두를 찍어달라고 하니 어둠이 싫다면서 주인 말도 안 듣고 흔들어 놓았다
다만 창가에 역마차 바퀴가 있는 분위기 있는 이 한장의 사진만 구할 수 있었다
오늘 목욕부터 주식대까지 모두 서기성 동문이 계산해버려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