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를 출발 동쪽으로 꼬불꼬불 고갯길을 넘어 20여분 뒤 도착한 곳은 모나코 왕국,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다.
센스있는 자매들은 예감하셨으리라. (남자들은 이런 것에 관심없다.) 아마도 모나코 기행을 실을 때면 스콜 신부는 분명 '모나코' 음악을 배경으로 띄울 거야. 역시 센스있는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스콜이다. 어떻게 이렇게 장가 안간 신부가 여인들의 바램을 알까? 하나 배우자, 이런걸 사람들은 넌센스라 하고 드물게 착실한 교우들은 "신앙의 신비여!"라고도 한다.
대체로 작고 힘없는 주권국가가 그렇듯이 여의도 면적도 채 되지 않을 듯 보여지는 모나코 왕국 역시 파란만장하게 지배받아온 삶을 살아왔다.
전설에 의하면 모나코 항만은 영웅 헤라클레스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한다. 기원전 10세기경 페니키아인이 이곳에 온 뒤 시대의 변천 속에 그리스인, 카르타고인, 로마인 등이 이곳을 지배했다. 7세기 이후에는 롬바르디아 왕국과 아를 왕국의 영토였다가 200년간 사라센 제국의 지배를 받기도 한다. 10세기 이후에는 그리말디가의 영지였다가 스페인의 보호국이 되었다가 다시 프랑스의 보호국이 되고 사르레냐 왕국의 지배를 받기도 하는 참으로 복잡다단한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다.
1861년 샤를 3세는 모나코의 독립을 선언했지만 재정의 악화로 주권국가를 유지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그 해결책으로서 고안된 것이 1863년 개설한 카지노인데, 그것이 성공을 거두어 숙박시설·극장시설 등도 따라서 정비되어 새로운 도시 몬테카를로가 크게 발전하였다. 1911년 해양학자로도 유명한 알베르 1세가 헌법을 제정하면서 모나코 국민으로 하여금 일체의 납세의무에서 면제시키는 획기적인 법안을 성립시키기도 했다.
병역과 세금의 의무가 없는 독특한 정책으로 인해 유럽 각국의 대부호들이 가혹한 세금을 피해 모나코 국민으로 귀화하는 것도 이채로운 현상 중 하나라 하겠다.
모나코 하면 또한 빠질 수 없는 것이 'F1 그랑프리' 자동차 경주대회다. 1년에 한 번 온 도시의 일반도로가 레이스 코스로 이용되는 광경은 이색적일 뿐 아니라 스피드를 즐기는 세계의 스피드족들을 흥분의 축제에 빠져 들게 하는 이벤트인 것이다.
모나코로 진입하며 관광버스는 어느 건물의 대형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워낙 국토면적이 좁다보니 주차장은 대부분 건물 지하에 있다.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대형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오른다. 꼭대기에서 내렸으니 내린 곳은 그 건물의 옥상이다.
여기가 어딘가. 이곳이 바로 유럽 최고의 카지노인 몬테카를로(Monte-Carlo)의 그랑 카지노 뒷 편이다.
이곳 옥상에서 내려다보니 아래 화려한 요트들로 가득한 모나코 항구가 보이고 항구 건너편으로 모나코 왕궁이 보인다.
(항구 건너 왼편 언덕에 모나코 왕궁이 있다.)
(모나코 항과 건너 왕궁을 배경으로)
건물의 옥상이지만 잘 꾸며진 정원이었고 가이드의 설명으로 꽤 유명한 작품이라는 다이어트가 필요할 듯 싶은 아담과 이브 조각상도 있었다.
(아담과 이브)
여행사에서 준 자료에는 하얀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모나코 시내와 모나코 왕국 그리고 모나코 항구를 관광한다고 적혀 있었으니 "다봤죠? 출발합니다." 다시 지하로 내려가 버스를 타고 이대로 모나코를 영영 떠날지도 모른다는 오래전(?) 니스의 체험에서 오는 위기감 때문이었을까? 일행을 보니 건물 옥상에서 참 많은 사진들을 찍고 있다. 물론 나 역시. 위의 사진들과 더불어 요 아래 사진들은 여기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그랑카지노 뒷부분)
(그랑카지노 뒷문 앞에서)
(그랑카지노 뒷편을 배경으로-옥상인 것이 너무 적나라하게 나왔나?)
(그랑카지노 뒤, 언제 떠날지 모르니 계속 찍어야 한다.)
(그랑카지노 건물의 조각 부조)
(돈 잃고 떠나는 이의 심정일까?)
다행이다. 지하로 되돌아가지 않고 건물을 돌아 그랑 카지노 정문 앞으로 간다. 도박장 정문 앞에는 마치 세계의 명차 전시장 인듯 고급 세단들이 가지런히 늘어서서 도박장에 들어가신 주인들의 대박을 기원하고 있고 그 앞에는 그리 넓지는 않지만 우아하고 화려하게 단장된 보기 좋은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카지노에 들어가서 놀지 못할 만큼만 충분하게.
(카지노 정문을 향하여 걷고있는 우리 일행들)
(카지노 정문 30미터 전)
(그랑 카지노 정문을 바라보며, 백신부님은 차마 바라보지를 못하고...)
(그랑 카지노 앞 화사한 정원)
(다시 카지노 정문)
(한번만 더, 카지노 정문)
미련이 남아서가 결코 아니다. 단지 걷기 귀찮아서 카지노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에서 카지노와 가장 가까운 바깥 끝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일행들이 카지노 앞 정원 주변을 돌아보는 사이 커피를 마시려고 메뉴를 보니 아이스크림 이름 중에 '몬테카를로'란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지. 몬테카를로에 왔으니 비록 도박은 못했지만 몬테카를로를 먹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몬테카를로 아이스크림을 먹은 카페)
(차마 카지노에 시선을 주지못하는, 아 마음도 웃고있을까???)
햇살이 따가운 덥고 화창한 날씨에 성처럼 우뚝 선 몬테카를로 그랑 카지노와 정원을 바라보며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맛을 상상해 보라. 어떤가, 취하지 않는가? 적고보니 어째 이상하다. '취하지 않는가?'가 아니라, '시원하지 않은가?'라고 썼어야 했다.
헌데 나는 정말 이상하게도 몬테카를로 아이스크림을 입으로 가져가며 묘하게 취기가 오르고 있었다.
몬테카를로, 이곳에 와서 지하에서 옥상까지를 섭렵하고 그것도 모자라 후문에서 정문까지를 정복했는 데 나는 뭐가 아쉬워 이 뜨거운 햇살 아래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치 취한 듯 몽롱해지고 있는 걸까?
"내가 저 곳에 들어갔다 온거야?" "당연하지. 밑에서 위로, 뒤에서 앞으로 두루두루 다 봤잖아." "내가 분명 도박은 한거지?" "그럼 넌 정말 프로야, 봐 돈도 한푼도 안 잃었잖아." "음, 정말 그렇군."
이쯤되면 사람들은 스콜이 카지노에 가서 도박을 하고싶어서 안달하다 못해 결국 환장했구나 걱정할까 걱정이지만 나는 분명히 환장한 게 아니라 취하고 있는거다.
그랬다. 이게 왠 일인가. 아이스크림 몬테카를로에는 무지 독한 위스키가 듬뿍 들어 있었다. 거의 보드카 맛에 가까운 럼주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글대는 햇살 아래서 시원한 아이스크림 속에 배인 독주를 입에 넣는 맛은 마치 그랑카지노 주변을 섭렵하고도 정작 "나는 그랑카지노 당신을 도무지 알 수 없어요"라고 고백하는 그 야릇하고 약간은 씁쓸한 어쨌든 그런 맛이었다.
다시 엘리베이터로 가는 길, 작은 상점에 진열된 가면들이 독특하다. 하나 사서 쓰고 다니고픈 마음이 드는 것이 내가 정말 취했나보다 싶어 사진만 몇 장 찍었다. 길에서 만난 귀여운 아기의 표정이 마치 카지노에서 대박 터뜨리고 나온듯 행복한 표정이어서 휴대폰 아니 카메라를 한 번 더 눌러봤다.
|
첫댓글 몬테칼를로에 이어 왕궁과 성당 등의 부분은 어쩌면 음악피정 이후에 올릴 지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피정에 인원이 예상보다 많지않아 조금 걱정입니다. 글을 읽다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으신 분들은 1577-3217로 전화하셔서 문의하시고 참가하세요. 행복한 여행이 되실 겁니다.
신부님 정말 취기가 같이 올라오는 듯 싶어요. 세상에 그런 아이스크림이 있는 중 알았으면 먹어볼껄........기냥 사탕속에 럼주가 잔뜩들어있는 것은 먹어보았는데요. 좋데요. ㅎㅎ. 사탕먹는 척하면서 수시로 먹을 수 있어서요. 하하 감사히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수업땜에 피정을 못간답니다. 죄송하구요. 저희 친정아버지가 갑자가 너무 많이 편찮아지셨어요. 그래서 앞으로 쭈욱 좀 소원하더라도 용서해주세요. 너무나 건강하시다가 암말기 판정을 받으셨어요.
아! 이쯤에서는 모나코를 들려줘야하지 않을까? 가이드의 센스가 꽝이네. 그 왕센스 신부님이 발휘하십니다. 저도 한센스하는데 신부님 앞에서는...
역시 신부님글은 나이스네요? 신부님글에 니스로 물들여졌구요 그런데 스콜신부님? 도박을 하셨다구요? 그런 나쁜도박을 분명 성사감은 아니지요?ㅎㅎㅎ 죄송 저에 수준은 이정도이니 어쩌겠어요? 제가많은 공부를하려하니 머리아파요. 더욱궁금한건 모든걸다알고계신 신부님머리는 얼마나 아프실까요?건강하세요
....몬테카를로......!.......한번 써봤어요 왠지 멋있어지는것 같아서요..많이 들어봤던 그곳을 다녀오셨네요~ 신부님 글 읽으면서 저도 왠지 취하는기분..여행이 그리워지네요...찬미예수님..
좋아했던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가 떠오르네요.....1577-3217로 전화하고 싶은 유혹에 넘어가고 싶은데...일주일 전부터 건강상태가 -로 내려가 있어서...기다렸었는데...기회가 또 있으려나.....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아담과 이브... 그런데 왜 저에겐 신부님도 다이어트에 조금 신경을 쓰셔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뱃님이 심각.... 몬테카를로 아이스크림도 찍어주시지 그려셨어요... 궁금하네요. 그 아이스크림의 정체가.... 그러면 적어도 지금 이순간 저희들도 몽롱하게 취해있지 않았을까요....
님은 용감하리~ㅎㅎㅎ 저도 그생각 했었는데 감히~~` 아담과이브의 비만은 우리에 희망이지않나요?
저는 아이스크림 안 봐도 취합니다. 음악에... 언제 들어도 역쉬 좋군요. ^^ 신부님 복부 비만의 원인이 바로 몬테~(아테? '테'자 들어가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 아이스크림이 아닐까요? 고향에 오셨으니 저지방 아이스크림으로 바꿔 드시면 뱃살이 쏘옥 들어 가실 것도 같은데... ㅎㅎㅎ
군침만 꾸울꺽~~(두 분 신부님의 모습이 왜 이리도 처량해 보이십니까?? ^^) 박신부님, 백신부님 잘 하셨어요. 신부님들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죠. 카지노... ㅎㅎㅎ 두 분 모두 건강하세요. 여행기의 트레이드 마크인 찢어진 청바지 사진 속의 신부님 롱다리... 며칠 드신 빠다의 효능~~
입니까? 아님 성능 좋은 폰카의 위력으로 인한 착시 효과 입니까? ㅎㅎㅎ 아담과 이브의 조각상 압권 이었습니다. ^^ 다음 여행기 또 기대됩니다. 행복하세요.
ㅎㅎㅎ 님께서 혹 몬테카를로에 취한건 아니지요? 셋트로 신부님께 혼나는거 아닌가 모르것네~~~
언니 눈에는 그 다리가 롱다리로 보이십니까 제 눈에는 쏫~~~~~~~다리입니다 ...내일 피정 다 갔다......그래도 진실을 말해야한다
성령의 취기였을까~~아니면 세상에 잠시 취기를 느끼셨을까~~~하하하 사탕수수는 안 사 드셨나요. 1달러주면 한 보따리 주는....음악과 모나코 감상 감사히 받으면서요.
음악좋고 풍광 좋고 ...분위기 쥑인다...근데...시진 속 두 남자분만 없다면 금상첨화인데...요즘은 여행가서 사진 찍을 때 금가사항이 하나 있지요 풍광을 찍을 때 본인의 얼굴이 들어가서 그림이 망친다 싶으면 얼굴을 집어넣지 않는 거지요... 비교해 보세요...남자분들의 얼굴이 들어간 사진과 안 들어간 사진을 ...
그림이 전혀 달라지지요 달라지는 정도가 아니라 얼굴이 들어간 쪽은 그림이 아주 죽어버리잖아요 ...그럼 풍경한테 미안해지는거지요...다음 여행가셔서 사진 찍을 실 때는 꼭 참고 하세요....제가 지금 뭔 소리를 하고 있는지.....
님편이 배에서 밤새 도박하느라 낮시간 관광은 혼자 나섰지요. 배에서 하지말고 제대로 모나코 카지노에서나 하지. 그런데, 도박도 이해가 안가는 건이지만, 사람들이 그 좁은 공간에서 자동차 경주에 목숨건다는 건 더 이해불능이었어요. 차라리, 목숨거는 도박이 아니라면 괜찮다는 스톡홀름증상까지 나타나고...
모나코 음악이 나오리라고 예상했던것을 들켜버린것이... 마치 비범하지 못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확인시켜 주시는듯하네요?..ㅎㅎ...몬테카를로...달콤함속의 럼주에 취하고 ..그랑카지노 외관의 웅장함에 취하고.. 모타코 음악에 취해봅니다,,
모나코에서 그레이스 켈리의 이야기를 상상한 사람은 '드물게 착실한 신자'는 못되네요. 신부님의 글을 읽으며 나도 여행하는 착각에 빠지는 즐거움에 읽고 또 읽어봅니다. 역시 센스신부님이십니다. ^^*
신부님 아름다운 여행지 많이 보여 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취하고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어러 어젠간 가봐야 될것 같네요 신부님 여행 이야기 사진 많이 가져 갔는데 또 퍼 갈께요 그리고 음악 너무좋아요 감사 합니다.~~^*^
신부님의 사진 설명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앉아서 모나코여행도 하게 되어 감사 드리고 또한 댓글들을 모두 읽었더니만 너무 재미있어요 같이 앉아서 이야기 듣는 기분이였답니다
취하게 한 것이 아이스크림이었다구요... 실제 여행이 신부님의 여행기 읽기보다 더 재미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신부님 !!멋진 곳 보여주셔서 감사해여~담아갑니다~^^*
하고싶은 말 들은~님들의 생각과 같으니...마네코 음악에만 심취합니다.
모나코와 모나코 음악에 흠쁙취해 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 모나코네요 80년도 초에 어제 만으로 87회째 생신을 맞으셨던 치매로 고생중이신 울 엄니랑 다녀온 곳이랍니다 저기 그 유명한 카지노 몬테 카를로에 들어가 10불인가 20불 잃고 저희 그룹(관광버스로 갔었는데 거의 40명정도) 중 돈을 잃지않고 딴 사람은 몇명 안되었던 기억이 생전 첨으로 가본 카지노
+.오랜만에 모나코도 잘 들었습니다, 머쨍이 바오로 신부님샬롬
저도 20년쯤전에 다녀왔는데 그때 그 환상적인 빛의 하늘을 잊지 못하계네요. 덕분에 다시 똑같은 감흥을 불러 일으켜주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