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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6차 천지산악회 정기산행
촛대봉(722m) 화개동천 트레킹
위치 :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언제? : 2010년 4월 8일
누구와? : 천지산악회 회원 47명
날씨는? : 맑았으나 약간 박무
코스는? : 쌍계사 입구 태봉식당 - 촛대봉 - 새끼미재 - 우측하산 - 쌍계사주차장 - 쌍계사 십리벚꽃길 - 화개장터 (약 11km 6시간)
개요 : 화개동천이란 겨울에도 칡꽃이 핀다고 하여 화개란 이름이 생겨났다.
그 유래를 보면 옛날 고승 삼법화상이 당나라에서 육조 혜능의 사리를 봉안해서 오는 도중에 하루는 꿈을 꾸는데 이 사리를 눈위에 꽃이 피는곳에 안치를 하라는 몽수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삼법화상이 지금의 강진(지금의 진주)에 도착하니 커다란 지리산 호랑이가 마중을 나와서 따라가보니 눈이 덮힌곳에 칡꽃이 만발해 있었다고...
그곳에 절을 세워 혜능의 사리를 봉안하니 그곳이 지금의 쌍계사의 전신 옥천사이다
그렇다면 신선이 살고 있고 하늘과 잇닿아 있다는 '동천'이란 왜 붙여졌을까?
지리산에는 사람이 살기좋은 전설적인 유토피아, 즉 이상향의 신세계가 있다고 사람들은 믿어왔다. 난리를 피하고, 먹을 것이 많고, 병이 없어 무병장수하는 별세계, 곧 '청학동(靑鶴洞)'이 존재한다는 것이 '정감록이나 그밖의 문헌들에 나타나고 있다
고려 무신정권 시대에 잠시 벼슬 자리에 올랐던 이인로(李仁老, 1152~1220)는 자신의 저서 '파한집(破閑集)'에 청학동이 다음과 같다고 썼다.
지리산 속에 청학동이 있다. 그 곳으로 들어가는 길은 아주 좁아서 사람도 겨우 지나갈 정도다. 기어서 기다시피하여 수십리 쯤 들어가야 비로소 아주 넓은 곳이 나오는데 그곳은 모두 기름진 땅이 많고 먹을것이 천지여서 사람이 살기에 기가막히게 좋은 명당이고 숲이 우거져 그 속에는 푸른 학 청학이 살고 있어서 '청학동'이라고 부른다고.....
이인로는 실제로 청학동을 찾기 위해 소 두 필에 양식을 싣고 지리산으로 찾아왔는데 그가 청학동으로 믿고 발길을 들여놓은 곳이 바로 화개천을 거슬러오르는 화개동천이었다.
지나는 곳마다 선경이 아닌 곳이 없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학의 품속처럼 아늑하고, 골짜기에는 맑은 물이 흐르며 복숭아꽃, 살구꽃에 얼마나 화사한지 정말로 신선들이 사는곳이 아닌가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동천이란 무슨 뜻인가?
동천이란 의미는 주위가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하늘과 맞닿아 있고 흐르는 물이 수정처럼 맑으며 경치가 너무 좋아 신선이 산다는 선경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금수강산에는 여러개의 동천이 있는데 합천 가야산자락의 홍류동천. 울진의 불영계곡으로 유명한 불영동천 .속리산 자락의 우복동천. 지리산의 함양쪽 자락의 인산동천. 강화도 마니산자락의 함허동천. 강원도 문막의 간현 관광단지에 있는 소금산 자락의 문연동천. 경북 칠곡의 금오산 자락에 있는 금오동천 등이 있다
오늘은 하동군의 화개동천을 찾아가 보자
오늘 걷게될 이 코스는 산행객들에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서 그 동네사람들만 자주 찾는 코스이지만 벚꽃이 만발한 이때 촛대봉을 올라서 쌍계사 십리벚꽃 터널길을 따라 화개장터까지 이르는 화사한 길은 정말이지 환상적인 코스라 아니할수가 없는곳이다
산행은 태봉식당 옆 철망의 개구멍을 지나고 촛대봉을 지나 새겨미재에서 오른쪽 등산로 아님이란 팻말쪽으로 하산하면 쌍계사 주차장이 나온다...등산로 아님이란 팻말은 동네사람들이 고사리 재배를 하기때문에 손탈까 봐서 등산객들이 못내려가도록 막아놓은 곳이다
타 산악회에서는 볼수 없는 진귀한 광경 ...우리 천지산악회 회원중에 4월달에 생일이 든 회원들을 위해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송을 불러준다...다시한번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서산에서 06시에 출발. 마침 블랙야크 사장님께서 싸주신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는 바람에 휴게소에서의 아침시간이 그만큼 빨라져서 쌍계사 입구의 태봉식당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안되었다
모든 회원들의 산행준비를 마치고 간단한 몸풀기 운동을 하고는 출발....
이곳이 산행의 들머리인데 산주인이 막아놨지만 그래도 뚫고 들어간다
처음엔 좀 급경사이지만 조금만 오르면 이렇게 한적한 소나무 숲길이 나타난다
소나무숲이 따가운 봄볕을 막아주고 등산로 주위엔 때마침 화사하게 핀 진달래가 우리를 맞아준다
우리의 산행일은 평일이라서 다른 산악회 회원들과 별로 부딪칠일이 거의 없어서 오늘도 우리는 촛대봉을 전세냈다
봄은 여자의 옷깃으로부터 온다고 했던가?.....바윗길 양옆으론 만개한 진달래가 봄이 왔을을 알려준다
약 한시간쯤 오른후 잠시 쉬면서 가지고온 막걸리와 도토리무침에 잘 익힌 홍어회로 갈증을 풀고있다
퐁당구리 김현순님이 지난번 능경봉 산행때 홍어회가 그렇게 먹고싶었는데 한점도 못먹어 잊혀지질 않았는데 오늘은 내가 세어봤는데 한입.두입.세입.네입.다섯입.여섯입정도 먹고는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고는 실컷 먹었슈?....둘이서 빙그레 웃었다
조망좋은 올빼미 바위에 도착해서 잠시 쉬어간다
촛대봉에 오르는길은 이렇게 고즈넉 하고도 바닥은 솔잎으로 푹신해서 양옆으로 소나무가 뿜어낸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며 걸을수 있어서 너무나 상쾌하다
누가 장나을 쳤을까?....촛대봉의 촛자가 이상하다...수호천사 정선희님의 밝은미소가 화사한 봄의 꽃들과 어울려 너무나 싱그럽다
촛대봉을 지나 새깨미재에서 점심을 펼친다....진시황 박인항님의 헤어패션과 선그라스로 폼을낸 모습이 너무도 센스있고 잘어울린다....시황이라서 그런가?... 포스도 있어 보이고...
반주를 곁들인 점심을 맛있게 먹고 새끼미재에서 우측으로 하산한다
하산하는 길엔 산죽군락이 펼쳐진다...처음엔 촛대봉으로 해서 황장산을 지나 모암마을까지 가서 그곳부터 화개장터까지 걸어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너무 걸릴거 같아 새끼미재에서 하산을 했다
쌍계사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길엔 마을사람들이 고사리를 재배하는 관계로 새끼미재에 등산로 아님이란 팻말을 붙여놓아 산행객들이 이곳으로 하산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우리는 고사리에 관심이 없으니 이곳으로 하산해도 될듯 했다
매화나무가 이제야 핀걸까?...
어깨동무 김경순님이 이런 옛 시골스런 풍경을 무척 좋아한다는걸 느꼈다....오빠 믿지?....푸하하하하 .....대나무 숲속에서 이 한마디에 모두가 자지러지고....
어머니 품속같은 지리산의 자락속에 펼쳐진 화개동천이란 이름이 실감난다....
건너편 골짜기의 꼭대기엔 쌍계사가 그 모습을 살짝 보여준다...그위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불일폭포가 숨어있겠지...
화개동천이란 명성에 걸맞게 곳곳에 차나무도 즐비하고....우리는 딱딱한 시멘트길을 버리고 차나무밭 사잇길로 낭만을 쫒아간다
차나무밭 고랑길이 너무도 아름다워 앞에 가는 사람들에게 잠깐 뒤좀 쳐다보라고 하고는 한컷 박아본다
내려오다가 위를 올려다 보니 기와지붕의 곡선미와 구부러진 돌담....그리고 차나무 밭이랑의 구불어짐의 미학이 함께 어울려 너무도 아름답다
수호천사 정선희님의 밝은 미소가 유난히도 아름답게 느껴진다....이것도 구부러짐의 곡선미와 어울려서일까?...
구부러진 돌담뒤에 숨은 시골처녀의 수줍음인가?... 발그래진 얼굴처럼 야생화들도 곡선의 미학속에 수줍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어린시절...고향으로의 갈망이랄까?....돌담으로 이어진 골목이 평화스러움...그 자체가 아닌가?...
드디어 쌍계사 주차장에 도착 했는데 평일인데도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을 실은 차량들이 화개동천의 명성을 느끼게 한다
고려시절. 이인로는 이런 모습을 보고 화개동천이라 이름 지었을까?....
만개한 벚꽃들은 개울가의 조약돌과도 어울리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하늘을 봐도 벚꽃이요 개울을 봐도 벚꽃이요 온통 벚꽃천지다
쌍계사 주차장에서 화개장터까지는 약 5km 결코 짧지않은 이 거리는 온통 벚꽃 터널이다
당초엔 이코스를 결정할때 많은 고민을 했었다 8일이면 만개가 너무 늦지않을까?...
그러나 봄자락에 찾아든 늦추위가 벚꽃의 개화시기를 늦추어 우리의 산행일과 딱 맞아떨어져 오늘 최고의 히트산행으로 기록될것이다
이곳에서 일행들을 기다려 사진촬영도 하고 막걸리도 마시며 한껏 업된 기분을 만끽했다
활짝핀 벚꽃과 어울린 우리의 천지님들이 너무도 아름답다
일제시절...일본인들은 어떤 의미로 이곳에 벚꽃을 심어놨을까?......일본인의 혼을 심기 위해서?....
누가 심어놨건 이것은 미키마우스님의 말처럼 우리땅에 심어진 벚꽃은 사쿠라가 아니고 우리의 꽃이 아닌까?
따라서 우리의 산하에서 활짝핀 벚꽃은 우리의 소유이며 우리는 그대로 즐기면 되는것을.....무엇이 문제인가?.....
평일인데도 제법 사람이 많은것을 보면 낼모레 주말엔 최고의 절정일텐데 주말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룰 이곳이 눈에 선해 지금 그래도 한가하게 꽃놀이를 즐기고 있는 우리들이 얼마나 행복한가?...
최고의 날씨에 최고의 코스....그리고 최고조의 만개시기로 우리를 맞은 벚꽃터널....이순간은 더이상 바랄게 없다
모두가 흡족해서 활짝웃는 미소에속에서 우리의 천지산악회는 명품산악회로 거듭날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임진현 회장님의 너그럽고 인자하신 미소와 서산의 천지산악회를 사랑하는 애정....그리고 열정....그런것들이 오늘 이렇게 최고의 산행으로 만들어진 것일게다
맨 후미에서 뒤처진 회원님들을 모아서 사진도 찍어드리고 추억도 만들어 드리고 오늘 이 코스에 대한 설명도 해드리고 꽃놀이를 나왔으니 실컷 즐기게 해드려야지.....
그러나 나중에 버스에 도착했을때 먼저 도착하신 회원님들이 너무 많이 기다리셨다고.....에잉...꽃놀이를 나왔으니 꽃놀이는 좀 즐기시지잉....
통나무에도 핀 꽃은 너무도 환상이고 탐스럽다
미안하고 죄송했다....오늘은 모처럼 만개한 벚꽃에 취해 모든걸 잊고 실컷 즐겼으면 했는데....이렇게 아름다운 벚꽃터널을 두고 차마 발길을 돌리고 싶질 않았는데....눈산행에도 최고의 상고대로 우릴 맞아주고...봄이되니 최고의 꽃들이 우리를 맞아주니 내가 천지산악회 회원이라는 사실에 너무나 행복하다
어느새 화개장터에 도착했다....너무 늦은거 같아서 화개장터 구경은 생각지도 못하고 여자회원님들 화장실에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리면서 하여튼 기다려야 했다...화장실에서 나와 혹시 수많은 사람들 틈에서 길을 잃지나 않을까...마지막 한사람까지 기다려서 버스로 향했다
사실은 화개장터에 가면 볼게 참 많다...그래서 나도 오늘은 화개장터 구경좀 해볼려 했는데 오늘도 못했다...
버스에 도착해보니 모두가 지루하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거 같아서 또다시 죄송하고 미안하고 또.....
첫댓글 으으으응으 벚이 무쟈게 펴부럿네여눈이 부셔부리유울대장님 사진솜씨 예염
산행기를 너무 늦게 올려서 미안혀유....
다시한번 그 길을 걷고 있네요 ㅎㅎㅎ 대장님 덕분에 ...........
산행을 하고나서 산행기를 본다는건 똑같은산을 두번 타는 느낌이랍니다... 따라서 그산이 머릿속에 확실하게 각인되는 효과가 있지요...
잘봤습니다....멋지네요!~~
우리님들 행복하게 웃는 모습이 만게한 벗꽃보다 더 아름답군요.모두 사랑함니다
지두 누님을 사랑혀유~~~~오늘 아미산 정산에서 나 누님거 뭐 빨아먹었는디?...히히히히...
벛꽃도 만개하고 우리횟님들 얼굴도 활짝... 참보기좋습니다~~요번 산행에 맘고생이 많으신 우리대장 님 산행기를 보면서 우리 천지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더욱더 분발할겄을다짐해봄니다~~
인자한 아빠처럼....또는 너그러운 오빠처럼....늘 정겨운 모습으로 우리의 곁에 버티고 회장님이 계시니 우리는 힘이 납니다...그래서 더욱 천지산악회가 명품으로 거듭날수밖에 없다는걸 다시한번 느낍니다
대장님 산행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화면속으로 빨려 들어가는거 같아요
산에대한 대장님의 열정 그리고 회원들을 배려 하는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선두에서 부터 후미까지 챙기는 대장님 늘 감사합니다
좋은 산행기를 읽는다는건 다녀왔던 산이 머릿속에 확실하게 입력이 된다는걸 느낄수가 있답니다...그래서 쉽게 잊혀지질 않죠...
대장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전에는 산에 갔다왔어도 하루면 다 잊어버렸는데 산행기 읽고 나면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그 산에 대해서 기억하는게 길어 지드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