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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참가예정대회 = 12/3 국민건강(여의도)-송년회참석. 12/18 일요마라톤(뚝섬)
11/30 수 06:20 헬스 13 (월316.연3213)
한여름 장맛비 같은 비가 11월 말일 날 내리고 있다.
기후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고 자연 생태계의 변화도 알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인간이 어떻게 변하고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야 할지는 더더욱 모를 일이다.
세상이 온통 나쁜사람 천지인 것 같은데 용케도 잘 사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나쁜 사람만 언론을 타고 착한 사람은 조용히 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 이 세상은 정직하고 선한
사람이 훨씬 많으니까 세상이 유지되고 발전하는 것이리라.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나쁜 사람을 솎아내주신다면 아주 간단히 해결될 텐데 왜 이렇게 시간을
끌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신문 방송을 보면 부정부패 기사로 도배되는 것이 착잡하다.
오늘 월말주 땀 뻘뻘 흘리며 신나게 뛰었다.
과음으로 김장으로 또 이틀 쉬었으니 힘들어도 싸다.
내일은 12월! 보기 싫고 듣기 싫고 만나기 싫은 12월이 오고 있다.
나는 나는 어쩌라고...
11/27 일 10:00 여의도 42.195 (월303.연3200)
시즌마감 42.195대회 참가 기록 4:01:09 (번호1071.102등.풀148회.흐리고이슬비 좋았음)
오늘도 아무 자신감 없이 풀 마라톤을 뛴다고 여의도로 향한다.
10시 출발이어서 상당히 여유가 있다.
여의나루역 대회장에 도착하니 많은 달리미들이 북적거리고 대회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제 대회장에 나가면 아는 사람이 많아 인사 나누다 보면 모두 친구 같고 우리 동네같은 기분이 들어
정감을 느끼게 된다.
10시 정각 출발이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고 잔뜩 흐리지만 비도 많이 안 내리고 마라톤하기 참 좋은 날씨다.
이런 날 기록을 내야 하는데 계속되는 컨디션 저하가 많이 아쉽다.
하여간 출발만 하면 완주하게 되어 있으니 부딪혀 보는 것이다,
그래도 초반은 키로당 5분을 유지하는 것 같다.
요새 몸상태로는 너무 빠른 것 같아 속도를 낮추고 10키로 급수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정진우님이 훅 지나간다. 일지를 안 써도 몸관리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증거일 것이다.
오늘도 광진교 하프지점을 1시간 50분에 통과하고는 힘들어 진다.
25키로에서 쪼그려 앉아 쵸코파이 바나나를 먹고 있는데 3:45페메가 나타난다.
잠시 따라 가다가 포기하고 걷기 시작했다.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힘이 빠지는데 어쩔 수 없다.
36키로에서 걷고 있는데 4;00페메가 따라 붙는다. 참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이 정도는 따라 가려고 했는데 계속되는 정속 주행이 나한테는 맞지 않아 또 포기다.
결국 4시간도 불투명해지니 더 뛸 맛이 안나고 어거지로 걷다뛰다를 반복하고 있다.
막판 1키로만 적게 걸었어도 sub4는 했을 텐데 이제는 정신력도 무너진 것 같다.
그래도 귀중한 1승을 더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자.
골인 후 별로 맛없는 순두부 한그릇 먹고 막바로 전철을 탔다.
오후 4시반 모임에 늦지 않으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차내에서 간식으로 준 빵 한개를 먹고 점심은 굶기로 마음 먹었다.
<최순자 선생님>
오늘은 1963~64년도에 약 1년2개월 다녔던 태청중학교 첫번째 총동문회를 하는 날이다.
나는 졸업생이 아니어서 동문 자격이 아닌데도 <괜찮으니 꼭 나와달라>는 집행부의 권고를 무시할 수가
없어 참석을 약속한 것이다.
가서 보니 1회부터 15회까지 졸업하고 폐교됐다고 하는데 학적부가 없어 졸업생이 몇명이나 되는지도
모르고 그냥 뜬구름 잡기로 그 학교 다녔다는 소문을 근거로 동문회 개최를 문자로 통보한 상태였다.
오늘 나는 동문회 참석 의미보다는 태청중학교 설립자 최순자 선생님을 만난다는 목적이 있다.
내가 국민학교 졸업 후 4년차 농사일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돈 안 받으니
학교에 다녀라> 권하고 다니셨다.
조선대 국문과를 졸업하자마자 23세의 처녀 몸으로 심훈의 농촌계몽소설 상록수의 주인공을 자처하고
부자집 공주의 복된 생활을 접고 고생을 사서 하신 것이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
나는 <돈 없어 중학교 못 갔는데 돈 안 내도 된다니까 학교에 가겠다>고 부모님께 선언해 버렸다.
62년 16살 때부터 나는 동네 어른들과 맞품앗이 할 정도로 어른 한 몫의 노동력을 인정받았는데
당시 병약한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청천병력 같은 선언이었다.
그 힘든 농사 일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나는 농사일을 완전히 멀리하고 학교만 다녔다.
불효막심이지만 못 가르친 죄로 우리 부모님은 고통을 감내하셨다.
말이 학교지 면사무소 양곡창고에 가마니 깔고 수업했으며 가을에는 창고를 비워주어야 하므로
군용텐트를 얻어 천막치고 수업하고 흙벽돌을 만들어 교실을 짓기도 했다.
교과서도 없고 공책도 산 적이 없었다.
광주 모 중학교 시험지를 등사해서 가르치고 백로지 전지를 잘라서 공책으로 사용했다.
선생님들도 어떤 때는 7~8명이 계시다가 어떤 날은 다 가버리고 한분도 안 계시기도 했고 또한
선생님들은 자기 전공하고 상관없이 아무 수업이나 해야 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었고 그것도 어떤 사연이 있어 1년 남짓 다니다
중퇴해버린 슬픈 인생을 살았다.
그 뒤 나는 독학으로 검정고시 합격하고 은행에 들어오는 행운을 누렸고 여유 있을 때마다 선생님을
찾아뵈려고 마음 먹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었다.
영암군 군서면 구림리가 선생님의 고향이라는 기억 하나만으로 몇번 수소문은 해봤지만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못했고 이번에 내가 후배들한테 이 정보를 주었는데 다행이 연락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 분을 오늘 48년만에 만났다.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선생님도 기뻐하신다.
금년 72세, 나보다 7살 많으시고 결혼도 안하셨고 목포 광주에서 여러가지 사회활동을 하신다고 한다.
연세가 있으신데도 건강하시고 소주도 곧 잘 하셔서 보기가 좋았다.
어쩌면 지금 이 시간에도 장성 삼서면 오지에서 농사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고 있을 이 몸을
넓은 세상으로 나오게 한 동기를 만들어 주신 분이 바로 최순자 선생님이시다.
(당시 동아일보 기사 - 내가 인터넷에서 이 기사를 찾아 후배들에게 보여줬더니 감탄한다 -제일
뒷쪽 등을 보인 학생이 김정덕?)
그리하여 오늘 여기 60여명의 동문들이 모였다.
거의 나처럼 환경이 어려운 사람들이고 같은 고향 사람이고 고생 많이 하고 자수성가한 후배들이다.
별2개 장군도 있고 대령도 있고 성공한 사업가도 있고 이름 있는 화가도 있어 학교의 위상이 대단하다.
나는 그 중에서도 나이가 제일 많고 1회 졸업생으로 인정받아 선생님 다음으로 술잔을 많이 받았다.
회의하고 먹고 마시고 노래방까지 풀셑트로 즐기고 헤어졌다.
오늘은 기분좋고 의미있는 하루를 살았다.
(광주에서 오시느라 피곤하실 텐데 기꺼이 소주잔을 받으신다)
(단체사진을 찍고 헤어져야 합니다)
(작별인사 - 오늘 정말 행복하다고 몇번이고 말씀하신다 - 항상 건강하십시요)
11/26 토 07:30 중랑 5 (월261.연3158)
내일 대회를 위해 살짝만 뛰고 들어왔다.
오늘은 영상의 날씨로 많이 춥지 않아 중랑천으로 향했다.
요새 2~3일의 추위로 계절을 모르고 싱싱하고 새파랗던 갈대가 바람에 바삭거린다.
갑자기 얼었다 녹았다 말라 비틀어진 모양이 갈대의 운명을 말해주고 있다.
내일은 원래 고흥 우주마라톤을 신청했는데 고향 모임에서 절대 빠지면 안된다고 해서 시즌마감대회를
다시 신청했다. 물론 고흥대회 참가비는 취소도 못하고 해산물 기념품만 받았다.
뭐든지 여유있게 결정을 해야 하는데 괜한 손실을 떠 안아야 한다.
하여간 이우찬 선배님이랑 함께 하는 마라톤여행을 포기하게 되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다.
11/25 금 06:00 헬스 12 (월256.연3153)
모처럼 일찍 일어났다.
시간이 느긋하여 스트레칭도 많이 하고 트레드밀도 많이 했는데 시간이 남는다.
주말 대회 때문에 더 뛰는 것은 안 될 것 같아 12키로로 마친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만사형통인데 시간에 쫓겨 허둥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 삶이다.
그렇지만 너무 정확하게 너무 부지런하게만 사는 것도 문제가 있다.
가끔은 일상을 일탈하고 비틀거리기도 해야 지루하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11/24 목 07:10 헬스 8 (월244.연3141)
오늘은 상당히 춥다. 이제 본격적으로 얼음이 어는 시기에 접어 들었다.
나에게는 헬스장 계절로 들어선 것이다.
오늘도 지각 입장! 남들 끝날 무렵에 나타나는 것도 쪽팔리는 일이다.
시간이 부족하여 많이는 못했지만 강도를 높였기 때문에 운동효과는 비슷할 것이다.
지겨운 땀, 지겨운 화장실!
11/23 수 07:15 헬스 7 (월236.연3133)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12일 만에 헬스장으로 갔다.
11월 들어 2번째 헬스장이다. 이용료를 1년분 납부하고 월 1~2회 나가니 심한 낭비라고 하겠다.
그러나 12~2월까지 3개월은 매일 가야 하니까 손해는 아니다.
끝내는 시간은 8시로 정해진 것이고 시간이 부족하여 7키로 밖에 못했다.
지금도 헬스장은 너무 덥고 땀이 뚝뚝 떨어져 입고 간 츄리닝 우산을 손에 들고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비 맞으며 집에 오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된다.
비 오고 추운 날 조그만한 영감이 저런 몰골로 걸어 다니니 이상스런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다.
11/22 화 06:10 중랑 13 (월229.연3126)
3일을 연속으로 쉬었다. 모임에서 산행이 있었고 과음했고 하기 싫었고 등등 ... 정당한 이유가 많았다.
지난 1주일간은 마라톤에 전혀 도움되지 않은 시간을 살았다.
그동안 벌어놓은 마일리지도 다 까먹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오늘 아침 추운 줄 알면서도 헬스장이 아닌 중랑천으로 방향을 틀었다.
도봉구청 내려갈 때는 바람을 안고 뛰어 추위를 느꼈는데 올라올 때는 땀도 나오고 달리기 좋았다.
어둡고 추운 날씨인데도 오며 가며 아는 사람을 6명 만나고 4키로를 동반주 하기도 했다.
벌써부터 송년 약속이 생기고 있으니 11~1월 까지는 아차하면 달리기를 못하게 된다.
요령껏 마시고 틈새를 잘 활용해야 몸관리가 될 것이다.
오늘은 소송관련하여 변호사와 상의할 일도 있고 11월 들어 너무 많은 결근이 미안하여 한강달 정모에
불참했다. (날씨가 추워서 몇분이나 나오실지... 하여간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11/18 금 06:30 중랑 13 (월216.연3113)
별 생각없이 밖에 나오니 길바닥이 촉촉하다.
간밤에 비를 뿌린 모양이다고 생각했는데 한참 가다 보니 지금 현재 이슬비가 내리고 있음을 알았다.
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내리니 완전히 깜깜한 새벽이다.
그러나 가로등이 있어 운동하는데 지장이 없고 고마움을 느낀다.
이왕 비 맞을려면 제대로 맞아버리자는 생각으로 도봉구청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이슬비는 오다 말다 하고 흠뻑 젖을 정도는 아니어서 시원한 달리기를 했다.
그저께 고향 후배들 만나면서 얼큰하게 마셨더니 어제도 운동을 못했다.
맨날 이런 식으로 살면서 마라톤을 못한다고 투덜대니 자기모순에 빠진 것이다.
11/16 수 06:30 중랑 7 (월203.연3100)
일요일 풀코스대회-월요일 트레일런 15키로-과음-장거리 운전 등으로 몸 전체가 많이 뻐근하다.
그래도 아침에는 마눌과 동반주 한다고 일어났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키며 천천히 달려주니 몸이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이열치열 - 운동은 운동으로 - 술은 술로? 그러면 안되재!
11/14~11/15 양평 산음휴양림 트레일 런 15 (월196.연3093)
<한강달 트레일런 참가기> 참조
11/13 일 09:00 상암동 42.195 (월181.연3078)
스포츠서울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6:15 (번호227.전체91등.풀147회.날씨쌀쌀하지만좋음)
상암동도 엄청 먼 곳이다. 우리 집이 시내였더라면 더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일찍 서둘러 열심히 갔는데도 9시 20분 전에 대회장에 도착하니 제대로 몸을 풀 시간이 없다.
풀은 40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짧은 종목은 사람들이 엄청 많이 왔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메이저 급 대회에 들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
오늘도 배동성이 사회를 보고 9시 정각 출발시킨다.
평화공원-난지IC-한강난지지구-한강북쪽자전거길-한양대앞 살곶이공원 위에서 반환하는 코스를 뛴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음산한데 바람도 불어 한강의 파도가 제법 크게 출렁이고 약간 쌀쌀한 느낌이다.
그래도 한참 달리다 보니 손끝은 시려도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날씨 탓인지 다른 날보다는 자전거도 적게 다녀서 덜 위험하다.
오늘도 지난번 중앙대회 처럼 초반은 잘 뛰다가 25키로에서 힘들어지고 30키로부터 걷기를 시작했다.
이제 나는 걷는 사람으로 유명해졌다. 걷는 사람치고는 잘 뛴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모르지만 걷는 것은 나쁘고 잘 뛴다는 것은 좋은 것이니 그냥 무방한 말일 것이다.
앞으로 몇년 더 뛰면 내 이름 대신에 < 아! 거 조그맣고 잘 걷는 사람>으로 불려지리라.
하여간 30키로에서 3:45페메가 앞서 가면서 < 다 왔으니 달립시다>는 격려도 힘이 되지 못하고 계속 쳐지기만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시간이 다 해결해주리라 믿기 때문에 다급함도 없다.
기운이 다 빠졌는데 홍제천에서 평화공원으로 올라가는 큰 언덕이 가로막고 있다.
이곳은 올라가기도 힘들지만 올라가다가 힘이 소진되어 평지를 달리는 것도 힘이 드는 곳이다.
그래서 여기는 내가 여러번 애를 먹었던 곳이다.
드디어 월드컵경기장이 가깝게 보이고 마지막 힘을 모아서 골인한다.
3:56:15초! 치사하지만 중앙대회보다 15초 단축했다.
어쩌다 내가 이 모양이 되었는가?
골인 후 순두부 한접시 얻어먹고는 바로 전철을 탔다.
유병원 일행이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하는데 내일 한강달 트레일 런 행사를 최종 검검해야 하고 몸도 좀 쉬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내일 어떻게 되든 오늘 살짝 한 건 올려서 기쁘다.
11/12 토 05:40 중랑 5 (월139.연3036)
마눌과 동반주 - 이제 거리를 좀 늘려 보자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
내일은 상암동 스포츠서울대회를 뛴다. 한강달에서는 나 혼자만 뛰는 것 같다.
12월까지 150회를 채워야 500의 30%를 달성하게 된다.
500에 목을 맨 것은 절대 아니지만 썩 좋은 목표로 생각되어 시도해 보는 것이다.
한편 이 몸도 언제 망가지고, 언제 달리기를 못할지 모르기 때문에 80까지 가지 말고 가능하면
세월을 단축해야 한다.
11/11 금 07:15 헬스 7 (월134.연3031)
11.11 - 오늘이 <빼빼로 day>라고 하는데 ...
나하고는 상관없고 년월일의 숫자 배열이 너무도 특이함에 놀라움이 앞선다.
잠시 후 11:11:11까지 보태지면 1이 12개가 된다. 11 11 11 11 11 11 - 대단한 날이다.
오늘 뭔가 상서로운 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일지를 쓴다.
오늘 아침 밖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엉거주춤하다 너무 늦게 헬스장에 나갔다.
주말 대회를 앞두고 연속으로 운동을 빼먹는 것은 내 양심이 하락치 않는다.
땀 몽땅 흘리고 나오니 빗방울이 더 굵어졌고 일부러 우산을 펼치지 않고 비를 맞았더니
시원하고 기분도 좋다.
11/9 10:20 여의도 - 한강 18 (월127.연3024)
오늘이 한강달 정기모임일이어서 회사에 결근하고 여의도로 향했다.
딱 맞춰 간다는 것이 전철 연결이 어긋나 10:05경 시범탕에 도착했는데 우리 회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가다 보면 만나겠지 생각하고 혼자 출발했는데 한남대교 못미쳐 돌아오시는 박선배 노선배님과 만나게
된다. 멀리 여의도까지 왔으니 16키로는 해야겟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더 가려고 했는데 9키로 팻말을
못 보고 9.5키로 팻말이 나타난다.
반한하고 한참 오고 있는데 건너편에서 회장님이 혼자 달려 오신다.
외로움을 덜어 드리려고 동반주를 하다 보니 또 500여 미터를거꾸로 왔다가 여의도로 향하게 되었다.
목욕을 끝내고 흑돈가에서 한잔 했더니 오늘도 얼큰해서 돌아왔다.
실은 모친상 답례로 오늘 식사를 사려고 맘 먹었는데 회원님들이 너무 적게 나오셔서 서운했다.
경제적으론 절약인지 모르지만 산 것도 아니고 안 산 것도 아니고 어중간이다.
한강달 정모는 모든 회원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정기모임 달리기도 다 함께 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11/9 수 06:40 중랑 5 (월109.연3006)
마눌과 동반주 - 마눌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하다. 덩달아 나도 건강해진다.
11/8 화 06:30 중랑 7 (월104.연3001)
근신해야 할 때인데도 연 이틀 과음했다.
분별 부족함이 너무 심하구나 반성하지만 또 그렇고 또 그렇고다.
모친께서 생전에 나를 안쓰럽게 생각하신 것이 힘들게 마라톤 하는 것과 과음으로 힘들어 하는 것
2가지였는데 아직도 전혀 달라진 것이 없으니 효와는 담을 쌓은 것이다.
나는 고집불통이다.
일지 올리다 보니 오늘이 연간 주거리 3000을 넘어선 날이 되었구나!
달리기 생활화를 다짐하고 5년 연속 3000을 넘었으니 스스로의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 셈이다.
다른 어떤 기록보다 기특하고 값진 일이다.
좋은 것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11/6 일 08:00 잠실운동장 42.195 (월97.연2994)
중앙서울마라톤대회 참가 기록 3:56:30 (번호3254. 풀146회.전체3055등.연대138등.날씨찬비우중주-그러나좋았음)
금년들어 처음이자 마지막 메이저대회를 뛰게 되어 가슴 설레다.
새벽 5시 기상하여 서둘러 대회장에 오니 07:20경이다.
가는 비가 내리고 까만 먹구름이 하늘을 덮어 침침하고 초저녁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잠실운동장 주변은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왔다갔다 활기가 넘치고 있다.
배낭을 보관시키고 야구장 앞으로 나와 몸풀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뱃속이 이상해진다.
멀리 실내체육관을 지나 화장실을 발견하고 아침 먹은 것을 몽땅 설사로 내보냈다.
새벽에 급히, 가급적 많이 먹었더니 과식이 된 것 같다. 하여간 기분이 찝찔하다.
출발대기선에 들어오려니 사람들이 촘촘해 끼어들 틈이 없어 중간에 멈춰섰다.
확실히 전보다 질서가 부족하다. 그룹은 무시된 채 아무데나 서있고 페메마저도 순서가 없다.
오늘 참가자는 21,188명(풀은 12,911명)이라고 한다.
휠체어 남자선수 여자선수 순으로 출발시키고 우리들 마스터스는 08:10경에야 출발시킨다.
그 넓은 올림픽로가 꽉 차고 이리저리 엉켜 제대로 달릴 수 없더니 롯데월드 쯤에서 앞이 트인다.
초반 내 몸상태는 비교적 가볍다.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여러번 다짐하는데도 자꾸 앞으로 나가게 된다.
약 6키로 천호동에 오니 굵은 빗줄기로 변하고 주자들의 숨소리 발자국 소리만 요란하다.
10키로 쯤에서 따라가던 3:40페메를 추월하여 앞서 가고 있는데 아무래도 허전한 것이 있다.
뱃속이 비었는데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이 계속되는 것이다.
마침 20키로 급수대에 간식이 있어 길바닥에 앉아 쵸코파이 2개 바나나 1쪽 포카리스 2컵을 먹고
일어났다. 기록은 많이 손해났어도 이제 좀 안심이 된다.
다시 달리는데 뱃속이 출렁거리고 그사이 3:40페메가 내 앞에서 달리고 있다.
오늘도 25키로에서 반환하고는 몸이 무거워진다.
체계적인 체력훈련을 못했고 급격한 노화 진행으로 항상 이쯤에서 체력 고갈을 느끼게 된다.
드디어 27키부터 걷기를 시작했다. 아직 한사람도 걷는 사람이 없는데 정말 창피하다.
30키로 부터는 오른쪽 발바닥이 벗겨지는지 통증이 심해진다.
계속 걷다뛰다 하는데 34키로에서 곽선배님이 앞서 가시고 37키로에서 노선배님이 앞서 가신다.
어찌해서 연습도 없이 저런 체력을 유지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사의다.
36키로 수서역에서 정진우님이 꿀물을 주신다고 해서 속도를 줄이고 인도쪽으로 바짝 붙어
정진우님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선배님들은 얻어 마셨다고 하는데 왜 나만 못 봤을까?
하여간 계속되는 걷다뛰다지만 시간이 해결해주고 운동장이 보인다.
운동장 트랙에서 걷게 될까봐 펜스 쳐진 운동장 입구 수많은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지만 미리
50미터 정도를 걸은 다음 운동장에 뛰어들었다.
천만 다행으로 4시간은 안 넘겼다.
골인 후 노선배님과 수마클 국밥을 먹으러 갈까 했는데 주자들의 골인과 펜스 때문에 건너갈
수가 없어 바로 목욕탕으로 향했다. 차디찬 빗물에 식어버린 몸이 따끈한 목욕탕에 들어가니
나른하고 편안하고 기분 좋아진다.
이어 오랜만에 고박사집에 들어갔는데 마라톤 뛰고 한잔 하는 사람들로 대만원이다.
다행히 위여사가 미리 자리를 잡아놓고 있어서 바로 한잔 할 수 있었다.
우리 6명의 전사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5겹에 소맥을 하고 오늘의 장원 곽선배님의 2차
호프로 자축을 하고 헤어졌다.
나는 중앙대회에서 항상 좋은 기록을 냈는데 오늘 엉망이 됐다.
노화가 1차 원인이고 설사가 2차 원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만족하고 계속 달릴 것이다.
마라토너로 주변에 소문이 나버렸는데 싫증을 느끼는 것은 있을 수 없고 한사코 오래오래
뛰어야 한다. 오늘 좋은 공부를 했다.
11/5 토 07:05 중랑 7 (월55.연2952)
중앙대회를 앞두고 짧은 달리기로 마무리 한다.
금년에는 동아도 못 뛰고 조선도 못 뛰어서 첫번째이자 마지막 메이저대회를 뛰게 된다.
가을비 맞으며 추풍낙엽을 차면서 마음 편히 달려야 겠다.
의정부 경전철이 오늘부터 시험운행되고 있다.
하얗고 날렵한 2량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오고 가고 한다.
무인 시스템으로 운행되고 고무 바퀴여서 소음이라곤 바람 소리 뿐이다.
내년 6월경 개통된다고 하는데 소문은 승객 예측을 잘 못하여 거액의 적자 보전이 우려된다고 한다.
나는 경전철 탈 일이 거의 없어 보이는데 지역 숙원사업이어서 관심을 갖게 된다.
11/4 금 06:40 중랑 9 (월48.연2945)
훈련다운 훈련을 못한 채 훈련 양을 줄여야 한다.
중앙대회가 기록 내기 좋은 대회인데 이번에도 기대할 상태가 아니다.
실은 1년에 한번 쯤은 좋은 기록을 내야 할 필요가 있다.
조 중 동은 기록 등급으로 출발시키고 등급에 밀리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필이면 비 소식이 있는데 어쩌면 득이 되는 날씨로 보인다.
우리 회원님들도 다수 출전하시니 즐거운 뒷풀이도 기대된다.
11/3 목 06:30 중랑 13 (월39.연2936)
오늘은 반바지 차림으로 달려봤다. 다리 사이로 찬바람이 지나가고 더 잘 뛰어지는 느낌이 든다.
사실 요 근래 추위에서는 반팔 반바지로 뛰어도 괜찮은데 남들 눈에 별난 사람으로 보일까봐 조심스러웠다.
도봉구청에서 반환하고 오다가 화장실 때문에 서울창포원에 올라갔는데 7년 전부터 인사를 나눴던 김홍택
할아버지(89세. 훌라후프 대가)가 막 도착하여 훌라후프 준비를 하고 계신다.
같은 경주 김씨라고 항상 나를 종씨라 부르신다.
그 연세에 스스로 제작한 크고 작은 훌라후프 13~15개를 왼팔 오른팔 허리 목 4중으로 돌리면서 음악CD 반주에
맞춰 반동을 주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우시다.
백발 수염이 길어 산신령 분위기인데 부채까지 하늘로 돌리면 구경꾼이 몰려들게 되어있다.
음악이 없으면 훌라후프가 되지 않는다며 주로 클래식으로 반주를 맞추며 마라톤도 매우 잘 하셨고(88올림픽
성화 주자) TV에도 여러번 출연하신 다방면으로 훌륭하신 분이다.
내가 약주 한잔 대접하겠다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어언 7년이 흘렀다.
우리 동네 사시다가 가능동으로 이사하셨는데 금년이 가기 전에 한번 모셔야 겠다.
11/2 수 06:45 중랑 13 (월26.연2923)
오늘도 지각 - 6시에는 나가야 하는데 뛰쳐나갈 의욕이 없다.
무슨 일이든 맛을 붙여야 잘 되는데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
마라톤 하기에는 최고로 좋은 날씨인데 시간 부족으로 거리를 못 늘린다.
우리 딸네는 어제밤(한국시간) 집에 들어와 보니 현관에 불이 들어와 기분 좋다는 전화다.
옆 동네는 아직도 정전상태인데 그 정도도 다행이라는 소식이다.
전기 하나가 문제를 일으키면 모든 것이 마비되는 아슬아슬한 세상이다.
(뒷줄 오른쪽에서 3번째가 딸 - 학생들보다 어려 보인다)
11/1 화 06:50 중랑 13 (월13.연2910)
11년도 11월을 맞는다. 세월의 무상을 느끼게 된다.
어제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달리기를 쉬었는데도 오늘 아침 일어나기 싫다.
괜히 꼼지락거리다가 늦게 일어났고 시간이 부족하다.
이래가지고는 정상적인 마라톤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정신상태가 많이 느슨해진 것 같다.
지금 미국 북동부는 폭설과 겨울태풍으로 대 혼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우리 딸네도 전기 전화 컴퓨터 보일러 모두 끊겨 심한 고생을 하고 있다.
몇일 전 첫눈이 반가워 식구끼리 눈사람을 만들고 그 사진을 보내주어서 멋있다고 했는데 다음날부터 모든 통신이
끊기고 집안이 추워서 히터 틀어놓고 차에서 잤다는 소식이니 심각성을 알 만하다.
참으로 의아스러운 것은 미국 북동부는 세계 최고의 문명지역인데 어떻게 200만호 정전사태를 겪는지 모르겠다.
몇시간도 아니고 몇일 째인데 우리나라도 그런 사례가 없을 텐데 말이다.
딸한테서 전화 안 되더라도 걱정 말라니까 걱정을 하지 말자!
첫댓글 아빠, 저희 추위를 견디다 못해 버몬트로 도망쳐서 호텔에 있어요.. 하지만 내일 아침일찍 일하러 다시 우리 동네로 돌아가야 한답니다. 곳곳에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있는데 눈이 이렇게 무서운 줄 첨 알았어요.. 그래도 예정에 없는 여행을 와서 하진이는 호텔에 딸린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신나게 놀았어요.. 저희 걱정 마시고 건강하세요!
아버님, 이서방입니다. 눈 때문에 토요일밤에 정전이 시작되어서 월요일에는 학교가 휴교까지 했는데, 화요일부터는 다시 수업을 한다고 하네요. 학교에만 전기가 들어오고 동네 일반 집에는 아직 정전이라 제대로 씻을 수도 없는데 무조건 수업을 한다고 하니 참 난감합니다. 지금 와 있는 곳은 학교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인데 내일 새벽에 출발해서 아침수업을 하러 가야할 것 같아요. 그래도 저희 가족 아무도 감기 안 걸리고 건강히 잘 있습니다. 저희 걱정은 하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아버지가 자랑 하시던 훌륭한 딸이고 사위 군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아버지 친구'
일요일 마라톤을 sub4로 완주하시고 다음 이틀간 한강달 행사까지 대단한 체력과 열정에 큰 박수 보냅니다.
감동적인 유년시절의 이야기,숙연해집니다.수고하셨습니다.
마치 한편의 상록수를 다시 읽는 것 같습니다. 감동적입니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