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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유경, 죽음준비교육 전문강사 /pbc]
웰다잉 -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1.몸의 준비
우리 몸은 마음과 영혼을 담는 그릇 - 소중하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논쟁 - 2009년 김할머니 사례(인공호흡기 제거요건 소송, 행복추구권 / 호흡기 제거 후 200일 생존)
법원에서 김할머니에 대한 판결을 내린 것, 우리에 대한 판결은 아냐 - 의사표시 해야
임종의 단계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해도 소생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을 때 (병원 윤리위원회)
영양공급과 수분공급은 하되 '무의미한 연명치료(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등)는 하지 않겠다'
사람마다 질환마다, 의사소견마다 달라 - '이런 상황이 됐을 때 어떻게 해달라' 미리 의사표시 해야
- 생존시 유언서(Living Will), 존엄한 죽음을 위한 선언, 사전의료 지시서, 사전의료 의향서
우리나라는 아직 법이 제정된 것은 아니지만 환자와 가족, 생명윤리의 입장에서 좋은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
나(유경 복지사)도 3년 전에 갑상선 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어려운 수술 아니라고 했지만 사람일은 모르기 때문에 이거 작성을 했다
사전의료 지시서와 유언장을 봉투에 넣어 남편에게 주면서
'혹시라도 마취에서 못 깨어나거나 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아서 구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내가 평소에 말도 해 왔지만 체크를 해 왔으니 내 뜻대로 해주기 바랍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
'유경의 사전의료 지시서' - 남편이 '당신 정말 별 걸 다 갖고 왔네' 그랬다.
남편은 경황이 없고 불안했겠지만, 나는 그 지시서를 작성해 놓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했다.
평소에 말로 의사를 표현해도 자녀들 중에 한 명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소송에 들어가기도 하므로 의사표시를 정확하게 문서로 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호스피스: 치료가 불가능할 때 통증 없이.. '완화의학'이라고 하는데
통증을 조절하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고 최대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장기나 조직 기증도 미리 생각해 둔다 - 건강할 때 서약하지 않으면 줄 수 없는 때가 오기 때문이다
나도 '뇌사시 장기기증, 사망시 각막기증, 피부조직 기증'을 했다
(피부: 화상 환자에게, 뼈: 골수암 환자에게) - 요즘엔 캔도 재활용하는 시대, 이 소중한 몸도 재활용할 수 있다면 좋은 일
장기기증을 하고 나니까 조심스럽게 써야 건강하게 기증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마음의 준비
죽음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한 번 태어난 이상 떠나게 돼 있다
태어난 사람들이 안 떠나면 지구가 뻥~ 터져 버릴 것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
죽음을 통해서 본인도 자녀도 영적인 성숙을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의 모습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선물.
3.법적 준비
- 유언과 상속
'나는 가진 게 없어서 상속 신경 안 써도 돼' -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ㅎㅎ
작은 돈이라도 합리적으로 나눠 주면서 그 뜻을 전해 주는 것이 평화로운 것
'우리 애들은 착해서 절대로 이런 문제론 안 싸울 거야' - 역시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ㅎㅎ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돈이 요사스러운 것, 없어도 살던 돈이 있으면 분란이 돼
놀랍게도 형재자매 간에 법적 분쟁이 붙으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변호사들 말)
'헌법재판소 까지 갑시다, 돈 못 받아도 좋으니까 끝까지 해 보자' 이렇게 나온다
- 그래서 유언장 작성 필요 (↓)
4.장례와 장묘 준비
우리 조상님들은 죽음준비의 선구자 - 장지, 수의, 관(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내가 들어갈 집이다')
몇 년 전에 금실을 넣어 만든 수의가 인터넷 쇼핑에서 대박 인기상품(6,000만원)
- 금실수의를 입고 가면 자식이 잘 된다고 ㅎㅎ
- 요즘엔 화장을 하므로 그렇게 고급스러울 필요 없어 (잘 타고, 친환경적이면 좋을 것)
- 요즘엔 한지수의도 있고, 즐겨 입으시던 한복을 입혀 달라는 분들도 있다
관: 어차피 태울 거라면 비싼 것 쓸 필요 없다 - 서양에선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관도 쓴다
장례방식: 종교에 따라서 기독교식 레지오식 불교식, 전통식.. 원하는 방식으로
장례식에서 원하는 것: '나는 꽃을 좋아하니까 꽃을 많이 꽂아 달라'
또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신세 많이 졌으니까 조의금은 받지 말아라' 그러는 분들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입관할 때, 마지막 인사는 직계가족만 했으면 좋겠다'라고 의사표시 했다.
장묘의 변화: 화장장(승화원), (뼛가루를 뿌리는)산골공원, 수목장지, 잔디장..
서울, 파주, 고양의 경우에는 개인 산이 있지 않는 한 매장이 금지되어 있음 (1998년 부터)
- 봉안당(예전 납골당): 개인단, 부부단, 한 기를 모시기도 하고, 두 기를 모시기도 하고, (시립시설, 민간시설)
- 가족 봉안묘(납골묘): 12기, 24기 들어가기도 한다. 선산을 다 공사를 해서 가족 봉안묘로 만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대리석은 썩지 않기 때문에, 이걸 하실 분들은 좀 더 신중하게 전문가하고 상담 후 하시는 게 좋다.
- 자연장(산골, 수목장, 꽃장, 잔디장, 해양장 등)
산골: 뼛가루를 뿌리는 것
수목장: 뼛가루를 묻고 나무를 심거나, 나무를 심은 밑에 뿌리는 것
꽃을 심는 꽃장(화초장), 잔디를 입히면 잔디장, 바다에 뿌리면 해양장
캡슐에 담아 우주로 쏘아올리는 우주장
유골을 태우고 태우고 태워서 탄소로 만들어 다이아몬드 반지로 만들면 다이아몬드장.
5.사별의 아픔 나누기
슬픔은 치유돼야 한다 (병이 되지 않도록) 서로 도우면서 이야기하고 위로하는 게 중요
사별을 겪으신 분들이 식사도 못 하고, 잠도 못 자고, 바깥 출입도 안 하고..
그렇게 3개월, 6개월..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너무 길어지면 병이 된다 (우울증)
한 6개월 정도 까지는 얘기 들어주고, 손 잡아주고, 같이 울어주고 그래야 하고
그러나 그것이 6개월 이상 넘어가서 너무 심하게 길게 간다 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 약물치료, 상담치료
- 사별의 아픔을 넘어서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떠난 분이 원하는 것은 '아파하고 슬퍼하면서 그렇게 살라는 것'은 아닐 것
'나는 비록 떠나지만 내 몫까지 행복하게 살라'는 마음일 것 - 잘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 유언장
죽음준비 중에서 바로 시작해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 - 유언장 써보기 - 죽음준비의 시작일 수도 있다
유언장: 민법에 정해져 있다 - 자필증서, 녹음, 공증에 의한 유언장, 구술증서(위급한 경우에 구두로)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장(드라마에서, 변호사에게 부탁)
- 자필증서: 반드시 자필로 기록하고 도장을 찍어야 법적으로 유효 (인감도장 막도장 손도장도 되지만, 싸인은 무효)
-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작성 연월일, 장소는 필수 기입 사항
'나의 유언장' 써보기 내용 예시:
(1)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배우자, 자녀, 친구, 친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
(2)내가 떠난 후에
나의 장례식 - 매장, 화장, 봉안, 자연장, 시신기증 등에 대한 생각
장례식 장소, 집례, 부르고 싶은 사람들, 불러 주었으면 좋을 노래, 장례식에서 거절하고 싶은 사항 등
(3)사후 유산 처리
기증, 분배, 남은 가족에게 처리 부탁 등
(4)그 밖에 남기고 싶은 말
웰다잉 교육시간에, 어떤 어르신 부부는 아버지께서 미리 쓴 유언장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과 결혼하겠소' 하니까
어머님이 '난 아니에요' 그래서 막 웃음이 터졌다.
그래도 아버님이 꿋꿋하게 유언장을 읽어내려 가셨는데
'당신, 나 만나서 고생 많이 했고, 미안하고 감사하고, 정말 당신을 사랑하오' 하니까 어머님이 막 우셨다.
그래서 왜 우시냐고 했더니.. '사랑한다는 말, 지금 처음 들어봤어요..'
'그럼 다시 태어나면 아버님하고 다시 결혼 하시겠어요?' '생각해 보겠어요' ㅎㅎ
그래서 함께 웃으면서 울면서.. 그랬던 일도 있다.
유언장을 보면 어르신들이 무척 세심하시다.
'큰 아들, 너무 앞서가지 말고..
큰 딸, 너무 서두르지 말고..
작은 딸, 너무 걱정 말거라..'
또 어떤 어르신은 '내가 너희들에게 짐만 되는 에미였다.
늙어서는 또 몸이 아파서 고생만 시켰구나. 정말 고맙다..'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쓰시는 말씀은 이런 것이다.
'다른 집처럼 잘 먹이지 못 하고, 잘 입히지 못 하고, 공부 많이 못 시켜서 미안하다.
그러나 너희들이 있어서 나는 참으로 행복했다.'
그래서 늘 감동을 하곤 한다.
어르신들이 남기고 싶은 말씀 1위는?
유언장 다 쓰시고 맨 끝에 '하고 싶은 말'에 꼭 쓰시는 말은 '도장 함부로 찍지 말아라'
도장을 잘못 찍으셔서 고생하신 경험이 그렇게 많으신 거다.
자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화목해라, 건강해라, 행복해라, 신앙생활 잘 해라 등..'
▒ '나의 유언장' (유경 복지사)
배우자에게.. '만나서 그동안 살면서 정말 좋은 친구였고, 정말 좋은 남편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기타 등등..
지금 가면 좀 이른듯 하죠? 남편도 홀로 살긴 좀 이른듯 했습니다. 그래서
'슬픔의 시간이 지나고나면, 저한테 미안해하지 말고 좋은 사람 만나 새 가정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유언장을 인터넷에 공개했는데, 남편이 보기 전에 남편 친구들이 먼저 보고,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야, 너 좋겠다. 네 부인이 유언장을 썼는데 너 재혼해도 된대 ㅎㅎ'
나중에 남편도 유언장을 봤는데.. 보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 했다.
'그래 맞아.. 우리 둘 중에 누가 먼저 죽는 것이지. 이 사람이 먼저 떠날 수도 있구나.
아니면 내가 먼저 떠날 수도 있겠구나' 그러면서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 했다.
그런데 재혼 허락이 좋았는지 싫었는지는.. 여태 대답이 없다 ㅎㅎ
그리고 두 딸에게 '엄마가 좀 일찍 가서 마음이 아프지만, 신께서 하시는 일이니 힘을 내고.. 잘 살고..
네가 이 땅에 있는 이유를 생각하면서 잘 살기 바란다'
그리고 막내에게 쓰면서는 마음이 아파서 막 울었다..
유언장은 언제든지 고쳐 쓸 수 있다 - 가장 최근에 쓴 게 유효 (그래서 날자를 꼭 써야 함)
나는 나중에 고치면서, 남편과 두 딸에게 똑같은 문장을 하나 넣었다.
'그동안 살면서 알게 모르게 상처 준 일이 있으면 용서하고 잊어 주세요'
왜냐 하면,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 상처를 주게 돼 있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 하면,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지나가던 청년 가방에 탁 부딪쳤는데 무척 아팠다.
그래서 '아야, 아야..' 했는데 그 청년은 모르고 지나갔는데, 집에 와서 보니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상처는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줄 수 있다.
그래서 그런 상처를 용서해 달라고 썼고,
연로하신 부모님께는.. '제가 이렇게 먼저 가게 돼서 죄송합니다. 얼마나 애통하시겠습니까?
그러나 신께서 하시는 일이니 잘 견디시고, 잘 지내시다가, 하늘 나라에 오시면 해처럼 밝은 얼굴로 만나겠습니다.
저처럼 이렇게 부모님 곁에서 사랑받은 딸은 없을 겁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쓰고
막 울었다..
그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내 어리석음에 대한 눈물이었다.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것을 왜 이렇게 이제 유언장에서 말하는가? 평소에 좀 하지..
그렇지만 다음 날 달려가서 '아버지 감사해요, 어머니 사랑해요'는 못 했다.
다만 손톱만큼이라도 더 상냥하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언니에게도.. 슬프겠지만 역시 힘내서 잘 살다가 하늘나라에서 만나자고 쓰고
오빠에게는.. 부모님을 잘 부탁한다고 썼는데.. 사람은 끝까지 자기 중심이다.
'오빠 아이들 기르기도 힘들겠지만, 가끔은 우리 아이들도 들여다보아 주세요' ㅎㅎ
친구 친지들에게는.. '제 인생에 동행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계셔서 제가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내 종교에 맞게 장례식에 관한 말도 적었는데
'손○○ 목사님이 집례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썼더니
그 목사님이 인터넷에서 유언장을 보시고 '그 손땡땡 목사가 접니까?'라고 하시면서
'내 나이가 몇 인데.. 내가 먼저 가겠구만' 하시길래
'목사님, 순서가 없습니다' 그랬더니 '아! 알았습니다' 그러시더니
요즘 만나면, 건강관리 잘 하고 계시다고 하신다. 장례식 잘 치뤄 주시려고 ㅎㅎ
조문객은.. 몇 몇 분에게만 소식을 전하라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문 오신 분들은 아이들을 격려해 주실 것이지만, 나중에 별도로 불러 격려해 주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소식을 전하라고 했다.
조의금은.. 받지 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받으라고 했다. 그동안 많이 냈다 ㅎㅎ
물론 많이 내서 받으라고 한 건 아니고, 조의금의 10%는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밝혔다.
그리고.. '화장해서 수목장으로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장기기증을 약속했으니까 내 뜻대로 해주기 바란다'라고 썼다.
이렇게 유언장을 쓰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유언장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것은
(1)가장 소중한 사람이 드러나게 된다
아무리 뭐 지지고 볶고 살아도 배우자를 생각하게 되고
오늘 아이들에게 화를 냈더라도 결국 아이들.. 부모 형제를 생각하게 된다.
(사돈의 팔촌 까지 다 찾아 쓰지는 않더라는 것)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
쓰면서 '아, 정말 부모님께 그동안 불효로 살았구나.
왜 내가 이제야 사랑한다는 표현을 할까?' 이런 반성..
남편에게도 '고맙다' 하면서도 평소엔 불만이 많고..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 하면서도 평소엔 '너 때문에 못 살아' 이런다
이렇게 남편과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하게 된다.
친구, 친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2)내 삶의 우선 순위를 알게 된다
아까 말했듯이 어르신들이 '화목해라, 건강해라, 행복해라'가 많았고
그밖에 남기고 싶은 말로 '도장 함부로 찍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는데
지금 대한민국에서 소중한 것은 돈 돈 돈.. 공부 공부.. 이지만
어르신들도 그걸 잘 알고 계시지만, 몇 만 명 어르신들과 유언장을 썼는데
단 한 명도 '무조건 남 짓밟고 돈 많이 벌어라, 돈밖에 없다' 이렇게 쓰신 분은 없었다.
한 명도 없었다. '돈 많이 벌어라, 부자 돼라'는 없었다.
손주들에게 남긴 유언장에도.. '건강해라,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형제간에 우애있게 지내라'
이런 말씀은 많았지만 '무조건 1등 해라, 그래서 무슨 대학 가라, 유학가서 박사 돼라'는 없었다.
이렇게 삶의 우선순위가 분명해지는 것이다 - 건강, 화목
물론 먹고 살려면 돈도 있어야 하고, 성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유언장을 통해서 사랑과 나눔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유언장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머릿속으로, 생각으로는 백 번, 천 번 쓰지만
중요한 것은.. 단 한 줄이라도 직접 써보는 것이다.
재산문제는 나중에 정리하더라도 우선 하고 싶은 말을
한 줄이라도 써보는 게 중요하다.
어르신한테 유언장을 써보신 소감을 들어보면..
처음엔 막막하고 '내가 벌써 이런 걸 쓸 때가 됐나?' 그런 생각이 드는데
막상 써 놓고 나면 어떠신가? '홀가분하다' '편안하다'
'내가 만약 갑자기 쓰러져서 아이들한테 아무말도 못 하더라도
여기 다 남아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다..'
또 나중에 고치고 싶은 말 있으면 고치면 되고..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다'고 하신다.
유언장에서도 배울 수 있다.
나도 유언장을 쓰고나서 '아, 이런 거구나' 알게 됐다.
나는 통장은 모두 남편에게 일임한다고 썼고
그동안 보던 책과 자료는.. '꼭 필요한 사람이 나타나면 기증해 주기 바란다'고 썼다.
그렇게 쓰고나니까 홀가분했고.. 그래서 수술 받으러 갈 때
그 '사전의료 의향서'와 '유언장'을 들고 갔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우울하거나 칙칙한 게 아니라
그래서 '오늘이 너무나 소중하다'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된다.
잘 먹고 잘 사는 웰빙(well-being)은 웰다잉(well-dying)으로 완성된다.
또 누구는 '삶과 죽음은 동전의 앞뒤 양면이다' 라고도 표현한다.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삶과 죽음은 앞모습과 뒷모습'
앞모습은 꾸밀 수 있다 - 화장도 하고, 성형도 할 수 있고, 억지로 웃을 수도 있다
뒷모습은 꾸밀 수 없다 - 허리가 아프면 굽고, 기운이 없으면 어깨가 처진다.
삶은 꾸밀 수 있다 - 많이 가진 척, 많이 아는 척, 많이 배운 척, 잘난 척 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음은 잘난 척, 아는 척, 가진 척이 없다.
그냥.. 살아온 모습 그대로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사실 둘이 아니다. 하나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저 앞모습만 보고 살아간다.
나의 뒷모습도 보아야 한다. 나 떠난 뒤가 어떨지..
부끄럽지 않도록, 불쌍하지 않도록, 불행하지 않도록..
생각해야 한다.
아침에 헤어진 가족들이 저녁에 만나는 것은 기적이다.
우리는 기적을 매일매일 체험한다.
사실 삶에서 죽음을 보면 슬프다.
떠난 분들 생각하면 슬프고, 내가 떠날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
삶에서 죽음을 보면 그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죽음 쪽에서 삶을 보면,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이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이것이 바로 '죽음의 역설'이다.
그래서 웰빙은 웰다잉으로 완성되고
죽음준비는 결국 삶을 위한 것, 여기에서 정성껏 사는 것이다.. 이것을 기억하면
오늘 이 순간이 참으로 소중하고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최고로 소중하고
또 나를 기다려주고, 나를 반겨주는 가족이 얼마나 귀한 만남이고 사랑이고
얼마나 큰 선물을 받고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죽음준비를 통해서.. 죽음을 향해서 걸어가는 것 같지만
결국 지금의 삶을 들여다보고, 오늘 하루.. 이 순간을 마음껏 누리고 즐기고..
꽃이 피면 꽃을 즐기고, 하늘이 맑으면 맑음을 즐기고, 비가 오면 촉촉한 비를 즐기면서
인생을 맘껏 누리면서,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열심히 행복하게,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 스티브 잡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http://cafe.daum.net/santam/IQ3h/492
'지여처다' - 지금 여기뿐, 다시는 못 볼 것처럼<송 현 시인> http://cafe.daum.net/santam/IQ3h/348
(웰다잉) 불쌍한 죽음, 부끄러운 죽음, 불행한 죽음을 피하려면? http://cafe.daum.net/santam/IQ3h/740
문자 메시지, 사랑 메시지 http://cafe.daum.net/santam/IQ3i/1375
첫댓글 고맙습니다. ()
저도 유언장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살아있음이 축복이고 기적인것을 잊고 살았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깊은 공감이 가는 내용입니다!
유언장 비슷한 글을 컴에 담아놓고 비밀번호를 걸어놨는데...
반드시 자필로 쓰고 날인을 해야한다니 조금 복잡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