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천사의나팔, 악마의나팔, 브룬펠시아
♧ 9월 25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1950년 - 한국의 시인 정지용 타계
♧ 9월 25일. 한국의 탄생화
* 천사의 나팔, 흰독말풀 등 [가지과]의 귀화 큰꽃들 : 1과 3속 14종
* 대표탄생화 : 천사의나팔
* 주요탄생화 : 독말풀, 흰독말풀, 털독말풀, 브룬펠시아
※ 9월 25일 세계의 탄생화
메귀리 (Animated Oat) → 6월 24일 한국의 탄생화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요즘 개화하는 천사의나팔, 악마의나팔 등 외국에서 들어와 한국의 가을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지과의 외산 꽃들입니다. [악마의나팔]이란 별명을 가질 독말풀 삼형제인 [독말풀], [털독말풀], [흰독말풀]과, [천사의나팔]이 정식 우리나라 꽃 이름으로 등재된 [엔젤트럼펫], 그리고 15도 이상의 온도만 맞춰주면 연중 개화하는 [브룬펠시아]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이 아이들은 여름부터 꽃이 피었던 아이들이지만 찬바람이 부는 요즘에 꽃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지요.
독말풀의 종류들은 말 그대로 독을 품고 있습니다. 꽃이 아주 큰 편에 속하고 추위에도 강한 이 아이들은 커다란 나팔꽃을 보는 느낌입니다. 요즘 화분과 화단에 많이 심고 있는데 꽃이 크고 아름답다고 코를 가까이하여 향기를 맡는다든가, 손으로 만지는 행위는 권장할 수 없습니다. 꽃에도 독성분이 있기 때문이지요.
독초는 약초라는 말씀을 드린적이 있는데요, 독말풀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유도 독을 정제하여 약으로 쓰기 위함이었답니다. 독말풀과 흰독말풀은 화단과 화분을 벗어나 우리나라 야생에 적응한 귀화식물로 분류된답니다. 하지만 겨울을 나지 못하고 종자를 남기는 한해살이풀입니다. 반면에 털독말풀은 강한 생명력으로 잎은 시들지만 뿌리로 겨울을 버티는 여러해살이풀로 분류됩니다.
[천사의나팔]은 아직 귀화식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그 이름 때문인지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천사의나팔]은 꽃이 땅을 향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지요. 천사의나팔은 열대성 상록 관목으로 어엿한 나무입니다. 반면에 풀로 분류되며 [악마의나팔]이라 불리는 [독말풀]은 그 큰 꽃송이를 꼿꼿이 세워 꽃이 하늘을 향하고 있답니다. 그것이 서양 사람들의 눈에는 하늘과 하느님께 맞서려는 교만함으로 보였나봅니다. 비슷한 꽃이 하나는 천사의 이름으로 또 하나는 악마의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야생 나리 중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는데요, 참나리, 중나리는 꽃이 땅을 향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꽃을 하늘로 향해 꼿꼿이 세운 나리들도 있는데요, 우리 조상들은 이 꽃들의 이름을 무엇이라 불렀을까요?
[하늘나리, 하늘중나리, 날개하늘나리.]
느낌이 전혀 다르지요?
이 처럼 같은 사물과 상황도 보는 시각과 의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등학교 수학에는 육면체의 나무를 몇 개 쌓아 놓고 위에서 본 모양, 옆에서 본 모양 등을 그려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똑 같은 물질인데 보는 관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양이 되지요. 제가 연구하는 우주와 생명의 모습도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르게 표현됩니다. 종교의 눈, 과학의 눈, 철학의 눈으로 보는 우주와 생명의 모습이 다 각기 다르지요.
우리들의 배우자의 모습은 어떻게 보입니까? 천사의 모습인가요, 혹시 악마의 모습으로 점점 변해가고 있나요?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실상은 배우자가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해가고 있는 것임을.
가톨릭 부부모임인 [ME]의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랑은 결심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느 관점에서 배우자를 보느냐에 따라 배우자가 천사의 모습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악마의 모습을 하기도 하지요. 그것은 배우자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문제입니다.
오늘은 이동원, 박인수가 멋드러지게 노래하는 [향수]의 시인 정지용님의 타계일입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인민군에 의해 납북 도중 동두천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영원한 고향인 하늘로 소천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쟁이 낳은 또 하나의 비극이지요.
[향수]를 들으면 아름다운 시 한편과 노래 한자락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감동시킬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 가면 하계리에 시인의 생가와 문학관이 있답니다. 매년 봄이면 정지용문학제도 열리지요. 그리고 시인의 고향인 옥천은 저의 고향이기도 하답니다.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https://youtu.be/GYZbRNVOhHI
어느새 9월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나는 9월을, 그리고 세상을, 이웃을, 가족을, 배우자를 꽃 처럼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한 주의 시작이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