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평생에 유일한 소원이 있다면, 내 아이가 부모인 나의 보호없이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한 인간이 태어나면 이 사회의 건실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학습과 다양한 형태의 인성교육을 받는다. 그 과정 속에서 세상에 대해 깨우치면서 자립을 해 나가지만 발달장애인들은 이러한 과정의 자립과 자족을 할 수 없어 평생을 누군가와 함께 가야만 한다. 또한 내가 살아있을 땐 언제라도 돌봐주겠지만 나의 사후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나의 아이의 걱정은 현재의 복지로는 도무지 벗어날 방법이 없다. 내게 있어 가장 큰 걱정거리는 더 이상 아이를 돌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어디서 살 것인가.. 하는 것과 누가 돌봐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생각만 하면 기가 막히고, 앞이 암담해서 가슴이 저 밑바닥까지 가라 앉아 버리고 만다. 우리 아이들은 타인의 도움없이는 평생 동안 생활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 요즘 일반부모들도 아이들 키우고 교육하기가 쉽지 않다고들 말하는데 하물며 우리 아이들이야 오죽할까... 이 곳 용인도 15000여명의 장애인이 있음에도 특수학교가 없어서 장애인에 대한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아이들은 집에서 가까운 5-10분 거리에 다니면서도 장애 아이들은 이동에 심히 불편함에도 2시간씩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장애인들의 현실에 대해 글을 쓰는 필자의 마음은 울분을 토할길이 없다. 현재 용인시는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에 대한 설립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아 특수교육이 외면됐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조용히 있다가도 정작 선거때만 되면 특수학교에 관한 이야기가 공공연히 들리면서 이용당하는 것을 느낄때 정말 이 방법밖에 없나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서글퍼진다. 이런 의혹을 떨쳐버릴 려면 속히 특수학교 부지를 선정해 줘야 한다. 땅이 일단 준비가 되면 자동적으로 필요한 모든 인원이나 자료는 모이게 되어 있다. 미래의 차세대 장애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특수학교 또한 수요에 맞춰 건설되어야 만 한다. 현재 시에 등록된 19세 미만의 장애아동은 금년 7월 기준으로 모두 837명. 이 가운데 155명의 어린이들만이 22개 특수학급에 수용, 특수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중학교 특수학급은 신갈중, 이현중, 영문중 등 4개 학급, 37명에 그치 고 있고 고등학교는 전무한 상태다.. 그나마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은 특혜아닌 특혜다. 그 곳 조차도 장애정도가 심해서 못가는 학생들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용인에서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그 이후의 사람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18세가 지난 성인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18세가 지나면 대부분 모든 장애인들은 집안에 갖혀 버리거나 시설로 가게 되는데.. 그런 유형의 삶이란 자아를 찾고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삶을 찾지 못한 채 사회에서 유리된 채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의 인간으로서 인간적 삶을 누릴 권리를 장애아이들에게도 분명히 존재하고 또 그 권리를 우리들은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 인간적 삶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서둘러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얘기해 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특수학교를 졸업한 그 이후의 복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보호작업장도 좋을 것이고, 재활작업장도 준비되어야 한다. 공동생활가정(그룹홈)도 같이 준비 되어서 연계가 되어야 한다. 즉, 복지타운이 형성되어서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소규모 공동생활이 이루어져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평생대책을 수립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목표요, 방법이다. 내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따뜻한 밥 먹을 수 있고 겨울에도 따뜻한 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최소한 평범하게 살도록 해 줘야 한다. 내 아이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심사숙고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역사회 서비스 구축망을 형성하고 내 아이 를 도와줄 도우미가 있어서 현재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다. 이런 대비를 하지 않는 다면 부모가 죽은후에 아이들은 거리로 내몰리게 되는 것은 순간이다. 이제는 현실을 지켜만 봐서도 않되거니와 같은 장애를 가진 부모들이 주장하고 당당히 요구하여서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가 방관하지 않도록 서둘러야 한다. 정작 가까운 거리에서 보호받아야 할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외면하는 이 사회에 그들이 해주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미련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장애인 들의 문제에 귀 기울이기에는 자신의 이기가 만연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난번 특수학교 간담회에서도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였고.. 그러기에 서둘러 가까운 곳에 안심하고 맡길 특수학교나 복지타운의 설립이 시급함을 다시 강조한다. 또 용인지역 특수학교 설립과 복지타운을 위해 부모들은 심한 표현인지 모르지만 죽기 살기로 나서야 할 것이다. 어느 순간 아이가 나를 위해 어떤일을 했냐고 물으면 뭐라 자신있게 답할 수 있나를 늘 염두에 두고... 아이가 스스로 표현을 못 하니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고 수수방관 만 한다면 결코 아이의 장래는 어두울 것이다. 어제도 뉴스를 듣자니 장애인들을 이용해 휴대폰 팔아먹고 그것도 부족해 신용불량자 만들어 놓고.. 이런 몰염치한 인간들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들었다. 이런 인간들을 그냥 두고만 볼 수 없다. 그리고 얼마전 신문에서 본 내용인데 용인시여성회관에 장애인들이 드나들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어리석은 인간들의 이야기를 쓴 기사를 봤다. 그들의 얼굴을 보고 침뱉어 주고 싶은 심정이다. 내가 어느새 쌈닭이 되어 버렸는지 몰라도 가슴속에서 자꾸 쏟아져 나온다. 아이가 이렇게 대우받는다면 아니 준비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이용당할 수 밖에 없는 것을 다시 한번 각성하고 앞으로 나갈 것이다. 성인이 되어도 자기결정권을 인식하거나 주장하기 힘드는 아이를 위해 대변인이 되어야 한다. 물론 나혼자는 어림없는 일이다. 부모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당사자가 되어 주어야 한다. 부모들은 열매만 따 먹으려 하지 말고 씨 뿌리고 가꾸는 일에 같이 동참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씨 뿌리고 거름 주어 잘 가꿔서 아이가 열매를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