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207 (일) 설 코앞인데 변이 · 소규모 전파↑… 거리두기 2월 14일까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조치를 현행대로 오는 2월 14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산발적 감염과 변이 바이러스 추가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완화할 경우 자칫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수도권의 다중이용시설의 저녁 9시 이후 영업제한도 유지된다. 다만 비수도권의 경우 영업제한이 저녁 10시로 연장된다.
2월 6일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는 2월 14일 일요일까지 유지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환자 수가 안정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시간 제한을 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의 식당, 카페,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등 약 58만 개소가 기존 오후 9시에서 1시간 연장된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수도권의 영업제한을 유지한 것은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6일까지 수도권의 일평균 국내발생 환자 수는 258명으로 지난주 244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비수도권과 전국이 각각 180명→97명, 424명→355명으로 줄어든 것과 배치된다.
대신 정부는 비수도권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방역수칙 위반 적발시 과태료 부과 처분과 별도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즉시 2주 간의 집합금지 명령을 실행하기로 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하는 것이 해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로 인한 모임의 증가 위험성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설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사우나·병원 등 집단감염 사례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족·개인간 접촉으로 인한 소규모·일상 속 전파가 발생하면서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월 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3명 발생해 누적 8만524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에 비해 2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신규 확진자 중 지역발생은 366명, 해외유입은 27명이다. 수도권에서만 274명, 비수도권에서는 92명이 발생했다.
서울 성북구 사우나, 한양대병원, 광주 안디옥교회 등의 기존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다. 전국 곳곳에서 가족·지인간 접촉으로 산발적인 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강도태 조정관은 "대규모 집단감염은 없지만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 연휴를 앞두고 지역 간 이동, 여행과 모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감염 확산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내에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추가로 12건이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상원 중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최근 해외유입 사례 56건의 검체를 분석해 추가로 12건의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누적 사례는 총 51건으로 늘었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사례가 늘어나면서 검체 수를 늘리고, 국내 발생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이 단장은 "세계보건기구(WHO)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전 세계적인 문제로 확인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전장유전체 분석은 계속 늘여야 될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울러 코로나 치료제 공급에도 개입하기로 했다. 이 단장은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은 렉키로나주를 2월 중순부터 의료기관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렉키로나주는 제약회사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 항체치료제다. 정부는 치료제 구매 계약과 제조사의 제품 공급 준비 등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초기에 한해 직접 구매해 배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에는 각 의료기관이 제약사에서 직접 공급받는 형태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치료제 투여 대상자는 식약처가 승인한 효과에 따라 전문가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식약처는 60세 이상자, 심혈관계 질환·만성호흡기계 질환·당뇨병·고혈압 중 하나 이상의 기저질환을 가진 경증 환자 및 폐렴 동반 환자를 투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다만,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폐렴 환자는 제외됐다. 이 단장은 "이번 치료제 공급이 환자분들의 고통을 덜어드리는 역할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 힘든 곳인데"… 영업제한 유지에 뿔난 수도권 상인들
수도권은 헬스장, 음식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차별적 거리두기 조치로 손해가 막심하다며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주말인 2월 6일 서울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명동의 음식점들은 점심시간에도 한산했다. '휴업'이라고 적힌 종이를 붙인 채 문을 닫은 식당도 보였다. 명동에서 일본식 선술집을 운영하는 유모(78)씨는 "가게가 총 72석인데, 지금 손님이 3명 있다"며 이 정도로는 유지도 힘들다"고 말했다.
유씨는 "서울이 임대료와 고정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지역인데, 제일 힘든 지역의 영업 제한 시간을 안 풀어주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수도권만 9시까지 영업하라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닭발집을 운영하는 A씨도 "수도권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매출에 타격이 크고 가겟세도 밀리는 상황인데 누구는 규제를 풀어주고 누구는 해주지 않는 건 부당하다"며 "적어도 시간 연장은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소에 과태료 처분과 별개로 각 지자체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즉시 2주간 집합 금지 조처를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마포구 공덕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70)씨는 "손님들이 9시가 되면 알아서 자리에서 일어나고, 담배 피우러 갈 때도 마스크를 잘 쓴다"며 "잘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재촉하고 싫은 소리까지 하라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27)씨 역시 "지금도 적자인데 2주간 영업을 못 하게 되면 가게를 유지하기가 힘들 것 같다"며 "과일 같은 재료들은 다 버려야 해서 손실이 막심하다"고 했다. 반면 당장은 힘들더라도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서는 강력한 거리두기 조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림동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권모(41)씨는 "사람들이 많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영업시간 제한 유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업종별로 방역 위험을 따져 세부적인 조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54)씨 역시 "수도권·비수도권 차이 없이 모두 통제하고 규제를 더 강화해서 코로나19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어설프게 규제를 풀었다가는 감염이 더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월 6일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조치 조정방안'을 확정하면서 2월 8일부터 비수도권의 다중이용시설 영업 시간 제한을 오후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 한전 산하 한일병원 인턴 합격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가 인턴으로 합격한 한일병원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한일병원은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으로 한전 직원들 가운데 업무 도중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 조민’이라는 명찰이 달린 흰 가운을 입고 환자 돌보는 조씨의 모습을 상상하자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면서 “부산대의전원 부정입학 사건의 공범과 함께 일해야 하는 한일병원 의료진의 입장과 또 침상에서 마주쳐야 하는 환자의 입장을 생각해서 조씨는 인턴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황보 의원은 “병원 내부에서는 조씨가 1등으로 인턴 전형에 합격했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한다”며 “9명 뽑는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탈락하고 하필 정청래 의원의 부인이 부서장으로 있는 한일병원에서 1등으로 합격했다면 특혜 가능성을 의심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씨는 부디 본인 혐의부터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일병원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부인이 진료지원부서장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지난 2월 3일 3명이 지원한 한일병원 인턴 추가모집에 응시했으며 최고 점수로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병원은 지난해는 인턴 합격자 명단으로 공개했으나 올해는 2뤟 4일 합격자 발표를 비공개로 전환했으며, 인턴 모집에 지원한 3명이 모두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티즌들은 “전기로 인한 쇼크나 상해에 관한한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인 한일병원. 큰 의사가 되길 기원합니다”라며 합격한 조씨에 대한 응원을 보내거나 혹은 의사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양분됐다. 친정부 내용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활동을 벌이는 진혜원 검사는 조씨를 제인 에어에 비유하며 칭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씨의 인턴 합격 소식에 이름이 같은 진주 한일병원의 홈페이지가 한때 방문자 접속으로 마비되는 등 애꿎은 피해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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