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너무나 사랑한 아이
‘중학교 1학년 남아가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학교를 가지 않고 거짓말을 자주 하고 부모돈을 몰래 훔치고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엄마와 함께 소아정신과를 방문하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에 컴퓨터를 들여 놓았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하였고 컴퓨터로 게임을 자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가보다 하고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갈수록 다른 일은 전혀 하지 않고 컴퓨터에만 매달려서 걱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공부는 전혀 하지 않고 게임만 하려고 해서 부모와 시간을 정해서 컴퓨터를 사용하게 하였는데 처음에는 좀 지키더니 이내 지키지 못 하고 밤새 게임을 하였고 이에 화가 난 부모가 컴퓨터를 치워버렸더니 그 후론 아이가 PC방에 본격적으로 드나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용돈으로 PC방을 가더니 돈이 부족하자 엄마 지갑에 몰래 손을 대고 게임에 빠져 학교나 학원을 가야 하는 것도 잊고 오로지 게임에만 열중하였습니다. 자연히 학교 성적은 최하위로 떨어졌고 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늘 게임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자신이 게임을 얼마나 잘하는지 자랑하면서 우쭐대는 것을 즐거워하였습니다.’
우리는 문명의 이기인 컴퓨터와 상당히 밀접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컴퓨터 없이는 살아가기조차 힘든 세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성세대는 컴퓨터에 그리 익숙하지 못하여,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이 능숙하게 컴퓨터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 아이들이 올바르게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지 늘 걱정이 됩니다.
게임중독이란 무엇인가요?
지나치게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만 하려고 해도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는 상태를 게임중독이라 합니다. 중독에는 알코올중독, 마약중독, 도박중독 등이 있는데 게임중독 역시 중독의 일종입니다.
컴퓨터 게임은 무조건 나쁜 것인가요?
많은 부모들이 노는 것은 나쁘게 보고 뭔가 생산적인 일(공부, 운동 등)을 해야 바람직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치열한 경쟁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겠지만 우리 인간들은 어려서부터 놀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배우며 놀이를 통해 억눌렸던 감정을 해소하고 상상의 세계를 넓히며 친구도 사귀게 됩니다.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잘 놀 줄 알아야 합니다. 컴퓨터 게임을 통해 규칙을 지키는 법을 배울 수도 있고 자판과 마우스를 열심히 움직임으로써 아이의 두뇌 발달과 섬세한 운동기능 발달에 도움이 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고 컴퓨터와 친숙해 짐으로써 컴퓨터를 잘 활용할 수 잇게 되며 게임을 통해 친구를 사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뭐든지 해롭기 마련입니다.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놀이의 대상이 사람이 아니고 기계라는 점입니다. 친구에게는 관심이 없고 기계에만 매달리게 되면 친구관계를 통해 자연히 얻게 되는 사회성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또한 게임의 대부분이 폭력적이고 선정적이기 때문에 판단력이 충분치 못한 아이들이 따라할 수도 있고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운동을 등한시 하게 되어 비만해지기 쉽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등 건강에도 좋지 못합니다. 우리는 ‘닌텐도 증후구', 'VDT증후군' 같은 말을 들어 보았을 것입니다. 컴퓨터 게임으로 인해 생긴 신종 질병입니다. 또한 게임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자연히 공부에 관심이 없고 성적이 떨어지며 학교생활에 재미를 못 느끼게 됩니다.
진단은 어떻게 내리나요?
아래 10가지 항목 중 3가지 이상이면 중독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① 통신이나 게임과 관련되어 부모가 통제를 해도 조절이 되지 않는다.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약속을 하지만 지키지 못한다. ② 통신이나 게임을 하는 것과 관련된 거짓말을 한다.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여서 얘기하거나 PC방 사용료를 구하기 위하여 돈을 훔친다. ③ 통신이나 게임을 하느라 밤늦게 자거나 식사를 거른다. ④ 친구들을 직접 만나는 것보다는 통신상의 친구를 더 선호하여 친구관계에 변화가 온다. ⑤ 학교에 가지 않고 PC방에 가거나, 밤늦게 자기 때문에 지각하거나, 수업시간에 조는 경우가 많다. 시험을 앞두고서도 절제가 되지 않는다. ⑥ 집에 오자마자 PC 통신이나 게임에 매달리는 행동이 반복된다. ⑦ PC 통신이나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⑧ 통신이나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그에 대한 생각에 빠져 있다. 수업 중에도 통신과 게임에 대한 생각 때문에 학습에 집중을 하지 못한다. ⑨ 통신이나 게임사용 시간을 강제로 줄이면 아이가 무력해지고 안절부절 못한다. ⑩ 혼나거나 기타 스트레스가 있을 때 컴퓨터 사용 시간이 더욱 늘어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중독의 일종으로 보고 치료를 하게 됩니다. 정신치료, 가족치료, 행동수정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또한 게임중독 아이들은 다른 질환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치료도 같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 아동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게임중독의 가능성이 많습니다. 충동 조절이 되지 않아 자극이 될 만한 대상을 찾게 되고 대인관계의 문제로 인해 생기는 소외감과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 중독에 집착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는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를 병행하면서 게임중독 치료를 하여야 합니다. 게임 중독의 치료는 일단 아이의 컴퓨터 사용 패턴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주로 언제하는지 한번 시작하면 얼마나 오래 하는지, 어디서 하는지, 하루에 총 몇 시간을 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아이와 함께 실현가능한 컴퓨터 사용 시간 계획표를 짜고 자명종 등을 이용하여 시간이 되면 중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 잘 지키게 되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고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면 하다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며 격려를 해줍니다. 게임 때문에 그동안 소홀했던 친구들을 만나게 하거나 취미활동이나 운동을 하게끔 격려하고 게임하러 가자고 유혹하는 친구는 당분간 멀리 하도록 합니다. 모든 중독 치료가 마찬가지이겠지만 중독자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게끔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요즘 부모들이 컴퓨터를 좋아하는 아이를 키우면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① 컴퓨터를 거실과 같은 공개된 공간에 배치하고, 30분에 한 번씩 꼭 쉬도록 한다. ② 올바른 자세나 조명 아래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지 점검한다. ③ 아이가 컴퓨터로 무엇을 했는지, 어떤 자료가 있는지, 혹시 불법 CD 등이 있는지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을 한다. ④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가급적 가명이나 아이디를 사용하고, 자신의 사진이나 프로필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도록 한다. 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사람에 대해서 부모에게 알리고, 부모의 허락 없이 만나지 않도록 한다. ⑥ 채팅을 할 때는 욕을 하거나 남의 흉을 보지 않도록 교육시킨다. ⑦ 인터넷 유해정보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한다. ⑧ 차단이 불가능할 경우 아이가 이상한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의심나는 전자우편을 받으면 부모에게 알리도록 한다. ⑨ 수상한 곳에서 파일을 다운받지 않도록 교육시킨다. ⑩ 부모 허락 없이 물품을 주문하지 않도록 하며, 부모는 신용카드 번호를 잘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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