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의 트래킹 마지막 날이다
34코스는 경로가 일부 변경되어
종전에는 망상해수욕장에서 망운산을 넘어 옥계로 갔는데
지금은 해안의 7번 국도를 따라 바로 가도록 바뀌어 약6km정도의 거리 단축이 되었다
답사 종료 후 무엇때문인지 트랭글 등록이 제대로 되지를 않아
산행기록과 트랙을 화면으로 저장할 수가 없다
오늘은 마지막 세째 날
08:43 숙소에서 나와 34코스 트래킹을 시작한다
어제 오후부터 화창해졌던 날씨는 오늘 또 심술을 부리듯 잔뜩 찌뿌리고 있지만 비 소식은 없다
08:53 논골담길 입구
논골 담길은
여러 가지 해산물을 지게로 져나르며 흘린 물로 인해 마을길은 온통 질척해졌을 뿐만 아니라
검은 무연탄가루까지 날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을 많이 뿌렸는데
항구 뒤편 묵호동의 비탈진 언덕에 지어진 판잣집 사이의 마을골목은 마치 논처럼 질퍽한 모습을 보였고
이렇게 마을길이 논처럼 질퍽한 모습을 하여 마을 이름이 논골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는 장화 없인 살 수 없었다고 하는데
논골에서는 '신랑 없이 살 수는 있지만 장화 없이는 못 산다'라는 우스개 소리도 전해지고 있다
내려다 보이는 묵호항과 주변 시가지
이 별난 모양의 카페는 13년 전과 다름없이 그 모습 그대로 동네를 지키고 있다
올라가다가 먼저 바람의 언덕을 답사하면서 가는 것이 효율적인 동선(動線)이 된다
바람의 언덕은 논골담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는 곳이다
바람의 언덕 전망대의 작은 카페
오늘은 바람 한 점 없는 적막속에서 외로이 언덕을 지키고 있다
변덕스러운 바다는 언제나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바람이 불며 풍랑이 일자 배를 타고 조업에 나간 가장을 애타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는 아낙네
등에 업힌 젖먹이도,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서 있는 코흘리개 꼬마도
한솥밥을 먹고사는 강아지까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09:19 묵호등대
묵호등대를 맨 꼭대기에 두고 사방으로 골목길이 수 십 군데나 있어
어느 길로 올라가든지 묵호등대에 닿는다
그래서, 논골담길의 이야기는 묵호등대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묵호등대
묵호등대는 강원도 동해시의 주요 항구인 묵호항 근처에 자리한 등대이자 논골담길의 종착지다
등대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탁 트인 동해가 펼쳐져 풍광이 시원스럽고
다양한 색상을 연출하는 LED 조명등을 설치하여 야간에 아름다운 빛을 볼 수 있다
1963년 6월 8일 건립된 묵호등대는
고도 67m에 위치하고 있으며, 바다에서 등대 식별이 용이토록 되어 있다
2003년 10월 설치한 국내기술로 개발한 묵호등대의
프리즘렌즈 회전식 대형등명기의 불빛은 42㎞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고 한다
벽화로 장식되어 있는 등대 그림속에는.....
내 고향 삼천포 등대 그림도 예전 그대로 있는 것이 반갑다
등대 아래의 예쁜 카페
등대 주변에는 이런 아담한 카페가 몇몇 있어 주위 풍광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스카이워크
월요일인 오늘은 휴무일이라 체험은 못하고 사진으로 남겨둔다
오늘이 이곳에 세 번째인데 스카이워크는 2016년 답사시에도 없던 시설이다
스카이워크를 통해서 건너편 도째비(도깨비)골 언덕으로 갈 수 있게 연결이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2016년 왔을 때 보였던 출렁다리는 철거하고 없애버린 모양이다
<참고사진> 2016년 10월에 찍은 출렁다리 모습
등대 건너편 도째비골 언덕에는 동해바다 정령과 관련된 시설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옛날 옛적, 도째비골에는 동해바다의 정령과 관련이 있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선행에 크게 감화받은 동해 바다의 정령은
이 일대의 마을을 큰 파도와 폭풍으로부터 지켜주었다
동해바다 정령은 수호신으로서 바다의 깊은 곳에서부터 마을을 지켜보면서
바다에서 어민들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켜주고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바다를 진동시켜
마을 사람들에게 미리 대피할 수 있도록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도째비골 입구 절벽에는 "동해바다 정령"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는데 보지는 못했다
도째비골 언덕 전경
도째비골 해랑전망대
19:37 까막바위
까막바위 문어상
까막 바위 옆에는 문어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는 전해지는 설화가 있다
조선 중엽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호장(지역유지)가 있었는데
노략질하던 이들을 막다가 숨을 거두었고, 그 호장이 큰 문어로 환생하여 왜구를 막았으며
그 일이 있은 후부터는 마을에 평온이 찾아왔다고 한다
까막바위
어달항(於達港)
어달(於達)이라는 지명은 고구려 시대의 지명으로 산과 관계된 지명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고구려에서는 산이나 높다는 의미로 달을 사용했다고 하며
어달항 뒤쪽에 있는 봉화대산(185.8m)의 옛 이름이 어달산이 이었다고 한다
수족관에 있는 엄청난 크기의 가오리
10:00 어달해변
10:23 대진항(大津港)
10:30 노봉해수욕장
10:58 망상오토캠핑장 도착
망상해수욕장(望祥海水浴場)
백사장의 길이가 5㎞에 이르며, 폭이 500m, 수심이 0.5∼1m로
완만한 명사십리(明沙十里) 망상해변으로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적당한 곳이다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거봉인 정철(鄭澈)이 이곳에서 강도(講道)를 열었을 만큼 경승을 자랑하고 있다
망상해수욕장에는 주차장·야영장·위락시설 등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으며
북쪽 해안의 송림에는 국내 최초로 환경친화적으로 조성된
오토캠프장·캐라반·캐빈하우스 등의 시설이 있는 오토캠핑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다
망상은 원래 군사들이 말을 타고 훈련하는 들판이라는 뜻으로 마상평(馬上坪)이라 불렀다
조선시대에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송강 정철이 이 망상해변에서 지방 인사들을 초청하여 시연(詩宴)을 열고
‘망상(望祥)‘이라는 한시를 짓고 나서부터 지명이 망상으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망상(望祥)은 상서로운 조짐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망상에서의 점심은 편의점의 간편식과 바나나 우유로 때운다
게이트볼장
이제 저기에서 망상해수욕장을 벗어나고
12:20 7번 국도
이제부터는 동해대로라 이름붙인 7번 국도를 따라 계속 전진해야 하는데
그늘 한 점 없이 옥계역까지 그대로 노출되는 구간으로 한여름에는 지옥의 구간이 될 것이다
2016년 10월 답사때에는 망상해수욕장을 빠져나와 확장공사 중인 이 도로를 따르지 않고
내륙으로 들어가 남구만 선생의 유적지인 약천사(藥泉祠)와 망운산의 웃재를 넘어 옥계시장에서 마무리를 하였었다
도로를 따라 곧장 가면 3km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거리이지만
9.7km 거리의 산길로 돌려놓는 바람에 발품을 한참 더 팔아야 했다
해파랑길 코스를 변경한 이유는 약천사 인근에 조성된 강원경제자유구역 망상지구 시설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약천 남구만(藥泉 南九萬)은 조선의 문신이자 정치가로서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라는 시조로 유명한 이이다
망상오토캠핑리조트 안에 있는 해변한옥촌
12:31 동해시와 강릉시의 분기점을 지나고
12:40 도직(道直)해변을 지난다
도직해변 전경
묵호에서부터 옥계까지는 7번 국도(동해대로)와 구도로, 영동선 철로 이 셋이 해안선과 거의 나란히 붙어 있다
한라시멘트 항만공장을 지나면서 옥계역은 점점 더 가까워진다
샛터성황당대명비(城隍堂大命碑)
옥계역 앞 사거리
왼쪽은 옥계역이 있는 옥계면 주수2리 마을회관과 함께
오른쪽은 34코스의 종점인 옥계 여성수련원으로 가는 옥천대교(玉川大橋)다
여기에서 옥계여성수련원까지는 약 1.5km 남았다
그러나, 여성수련원까지 갔다가 묵호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나와야 하기에
오늘은 옥계역에서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13:33 옥계역(玉溪驛) 도착 / 34코스 트래킹 종료
옥계역은 강원 영동선의 화물(시멘트)운송역이었으나 2016년 폐역되어 역사건물도 철거되었다
옥계역 버스정류장
묵호역으로 나가는 버스가 312번과 313번이 있는데 1시간이 넘는 배차간격이다
옥계역에 도착하자마자 312번이 왔었지만 우물쭈물하다가 놓치고나니
그 다음 차는 1시간20분이나 기다려야 온단다
옥계시장까지 가서 술 한잔하면서 기다리나, 아니면 택시를 불러야하나 하고 있는데 311번 버스가 온다
내가 사전에 검색한 바로는 311번은 망상까지만 가는 버스였기에 어쩌나 하다가 일단 타고 보았다
버스기사에게 물어보니 망상까지가서는 차 노선번호를 바꾸어 묵호까지 가는 버스라고 한다
강릉시와 동해시로 시계(市界)가 바뀌면서 발생하는 특수한 케이스라고 하지만
찾아온 행운에 감사할 수 밖에^^
옥계역에서 25분여 걸려 묵호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이르다
부산가는 열차 시각이 17:50분이라 3시간이 넘어 여유가 있어 역 주변 시가지를 걸어서 구경한 뒤
묵호시장 안의 막걸리 집을 찾아 허리끈을 푼다
여사장의 음식솜씨가 좋아 시키는 안주마다 맛깔이 뛰어나다
빈 병이 몇개나 나뒹굴자 자연스레 옆자리 백발의 아베크와도 말이 오가며 섞힌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때우다 기분좋게 일어서는데.....
얼굴도 예쁜 명랑한 여사장이 요염한 포즈로 작별인사를 하네~
묵호역
역 앞의 택시기사에게 옥계역까지 택시요금을 물어보니 1만7천원 정도 나올거라고 하니
다음코스 답사 때 버스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택시를 이용해도 큰 부담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