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변화
데뷔 35년을 맞이한 지금도 굳건한 필력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데뷔 6주년을 맞이한 1991년에 선보인 소설 『사소한 변화』. 전면 재번역을 거치고 저자와의 긴밀한 논의를 바탕으로 새 제목을 붙여 독자들과 다시 만나는 작품으로, 뇌 이식이라는 소재의 파격성은 물론 터프하면서도 거침없는 전개와 질주하는 듯한 속도감으로 독자를 압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표 서스펜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화가를 꿈꾸며 공장에서 일하는 소박한 청년 나루세. 어느 날 셋방을 알아보러 부동산에 들렀다가 무장강도 사건에 휘말린다. 현장에서 위기에 처한 소녀를 구해주려다 본인이 머리에 총을 맞고 사경을 헤매지만, 뇌 이식이라는 첨단 수술에 힘입어 목숨을 건진다. 연인의 품으로 생환해 기뻐한 것도 잠시. 즐겨 먹던 음식에 손도 대지 않게 되고, 차분하던 성격 대신 분노를 통제하기 힘들어지고, 그림에 재능과 흥미를 잃고, 연인 대신 다른 여자에게서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등 나루세는 왠지 자신이라는 사람이 차츰 달라지고 있음을 자각한다. 문제의 원인이 뇌 이식에 있다고 생각한 그는 수술의 내막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브레이크 없는 무한질주. 히가시노 게이고표 극한의 서스펜스!
화가를 꿈꾸며 공장에서 일하는 소박한 청년 나루세. 어느 날 셋방을 알아보러 부동산에 들렀다가 무장강도 사건에 휘말린다. 현장에서 위기에 처한 소녀를 구해주려다 본인이 머리에 총을 맞고 사경을 헤매지만, ‘뇌 이식’이라는 첨단 수술에 힘입어 목숨을 건진다. 연인의 품으로 생환해 기뻐한 것도 잠시. 즐겨 먹던 음식에 손도 대지 않게 되고, 차분하던 성격 대신 분노를 통제하기 힘들어지고, 그림에 재능과 흥미를 잃고, 연인 대신 다른 여자에게서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는 등 나루세는 왠지 자신이라는 사람이 차츰 달라지고 있음을 자각한다. 문제의 원인이 뇌 이식에 있다고 생각한 그는 수술의 내막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사소한 변화》는 글자 그대로 ‘독자를 사로잡는’ 작품이다. 집도의의 메모로 시작되는 첫 페이지 첫 문장부터 이목을 집중시키고, 터프하고도 거침없는 묘사는 잠깐 눈을 뗄 틈마저 주지 않는다. 특히 뇌 이식 이후 인격 변이에 후유증을 겪는 주인공 ‘나루세’는 당장이라도 무슨 일을 벌일 듯 끊임없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는 바로 다음 줄에서조차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들어 짜릿한 서스펜스를 자아낸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출간 후 인터뷰를 통해 “《사소한 변화》는 어느 날 버스에 타고 있던 15분 동안 플롯을 거의 완성한 작품”이라 회상했다. 작가 자신도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만큼, 읽는 사람 또한 한 번의 감속 없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질주하는 듯한 전개 속도에 몰입되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뇌’인가 ‘사랑’인가.
무너져가는 자아를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
《사소한 변화》는 일본문학 번역가 권일영의 세심한 번역을 통해 원문의 섬세한 재미와 의미를 오롯이 재현했다. 등장인물 간 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모하는지 주인공의 습관, 말투 하나하나까지 꼼꼼하게 짚어가며 읽는다면 작품의 재미는 배가될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질문 몇 개를 가슴에 품게 만드는 작가답게, 《사소한 변화》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는 우리에게 거듭 묻는다. 만약 정말 뇌 이식이 가능해진다면, 뇌가 거의 다 바뀐대도 그 사람은 그 사람인 거냐고. 인격이란 무엇이고, 뇌가 인격과 마찬가지라면 죽음의 판단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거냐고. 게놈 프로젝트, 줄기세포 치료 등 첨단 과학과 의학이 끝없이 발달하는 지금, 윤리적으로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질문이 아닐까.
《사소한 변화》는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두 번 영상화되었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지점에 집중, 각기 원작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하나의 상상력이 어떤 상상력을 잉태하게 했는지 직접 확인해본다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가
195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쿠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보상,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숙명』『백야행』『둘 중 누군가가 그녀를 죽였다』『살인의 문』『편지』『흑소(黑笑) 소설』『독소(毒笑) 소설』『방황하는 칼』 등 다수의 저서를 낸 베스트셀러 작가로 일본 미스터리계의 제일인자이며, 미스터리라는 틀로 묶을 수 없을 만큼 폭넓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