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전문가 '탈원전 전도사', "방사능 오염 명태" 주장
1년 먹어도 CT촬영 406분의 1… 엉터리 지식으로 정책 홍보
"지금 몸속에서 방사성 물질이 붕괴하고 있는 겁니다. 1초당 8698개 방사선(線)이 나오고 있어요."
방사능에 내가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궁금해 대전 원자력연구원을 찾았다. 고성능 전신 방사능 스캐너 안에서 10분간 서서 검사받고 나오니 자연 방사성 물질인 칼륨(k-40) 수치가 8698베크렐(㏃·방사능 단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1㏃은 1초당 한 번 방사성 물질이 붕괴한다는 뜻이다. 하루에 7억5000만번 피폭(被曝·방사선에 노출되는 것)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종일 방사선안전관리부장은 "정상 범위에 든다"고 했다. 일반인 체내에선 보통 초당 수천 ㏃씩 피폭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몰랐던 방사능 상식을 알게 된 것은 이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의 기수처럼 떠받드는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미생물학) 덕이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200회 넘는 강연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본산 고등어·명태·대구는 앞으로 300년간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온 인물이다. "국내 기준치만큼 오염돼도 인공 방사성 물질인 세슘(Cs-137)이 하루 100만개 핵 분해가 일어난다. 엄청나게 위험하다"고도 했다.
그의 강의를 접한 사람들은 겁먹었을 것이다. 고등어는 물론 북어·동태·코다리 같은 명태 요리를 좋아하는 기자도 이 말이 목에 가시처럼 걸렸다. 하지만 나는 생선 요리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 7억5000만번에 비하면 100만번(0.13%)은 새 발의 피 아닌가.
다른 이유도 있다. 국내외 연구 논문과 정부 보고서 등을 읽어보니 애꿎은 명태보다는 김 교수 강의가 더 위험하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에서 평소보다 60만명이 더 죽었다. 방사능 오염이 아니고선 설명할 길이 없다.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되면 위험하다. 일본산은 위험하다"는 내용은 엉터리나 마찬가지다. 1998년부터 시작된 방사능 오염 실태 정부 조사를 보면 국내 유통되는 농·수·축산물에는 지구가 탄생할 때부터 존재한 칼륨 같은 자연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다. 과거 핵무기 실험이나 원전 사고 등으로 대륙과 해양에 퍼진 세슘도 일부 외국산·국내산 식품에 칼륨의 수십분~수천분의 1 수준으로 포함돼 있다.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방사성 물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피폭량에 비례한다. 김 교수 논리대로라면 세상엔 먹을 음식이 없게 된다.
세슘 등 인공 방사성 물질의 국내 식품 기준치는 미국(1000㏃), 유럽(1250㏃)보다 훨씬 높은 1㎏당 100㏃이다. 그러나 이 기준치를 꽉 채운 고등어·명태·대구를 연 13㎏(국민 연간 섭취량) 먹어도 서울~뉴욕 비행기를 한 번 타고 갈 동안 맞는 자연 방사선의 6분의 1, 위장 엑스선 1회 촬영의 35분의 1, CT 촬영의 406분의 1밖에 안 된다. 게다가 일부 국내산·외국산 식품에 든 세슘은 이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서울 한 고교에서 김 교수가 한 강의의 문제점을 3회 보도했다. 그러자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조선일보 보도는 황당하고 악의적이다. 반론 기회도 없었다. 억울하다"고 했다. 김 교수에게 반론 기회를 주기 위해 전화하니 이번엔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문자 메시지에도 응답이 없다.
이런 김 교수를 이 정부는 '탈원전 전도사'로 모신다.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에너지 관련 정부 업무 보고 자리에 그를 배석시킨 데 이어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한국정책방송원(KTV)은 최근 그를 연 거푸 10~15분씩 단독 출연시켜 신고리 5·6호기 중단과 관련한 공론화위원회 역할과 과제 등을 설파하게 했다. 환경부도 최근 '친환경 에너지 전환 자문단'에 그를 포함했다. 이 자문단은 "탈원전 정책을 홍보하라"는 청와대 채근을 받고 만들었다고 한다. 미생물학 전공 교수가 이 정부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그리고 갈등 관리 전문가로까지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세슘 등 인공 방사성 물질의 국내 식품 기준치는 미국(1000㏃), 유럽(1250㏃)보다 훨씬 높은 1㎏당 100㏃이다. 그러나 이 기준치를 꽉 채운 고등어·명태·대구를 연 13㎏(국민 연간 섭취량) 먹어도 서울~뉴욕 비행기를 한 번 타고 갈 동안 맞는 자연 방사선의 6분의 1, 위장 엑스선 1회 촬영의 35분의 1, CT 촬영의 406분의 1밖에 안 된다. 게다가 일부 국내산·외국산 식품에 든 세슘은 이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달 서울 한 고교에서 김 교수가 한 강의의 문제점을 3회 보도했다. 그러자 그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조선일보 보도는 황당하고 악의적이다. 반론 기회도 없었다. 억울하다"고 했다. 김 교수에게 반론 기회를 주기 위해 전화하니 이번엔 "인터뷰하지 않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문자 메시지에도 응답이 없다.
이런 김 교수를 이 정부는 '탈원전 전도사'로 모신다. 지난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에너지 관련 정부 업무 보고 자리에 그를 배석시킨 데 이어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한국정책방송원(KTV)은 최근 그를 연 거푸 10~15분씩 단독 출연시켜 신고리 5·6호기 중단과 관련한 공론화위원회 역할과 과제 등을 설파하게 했다. 환경부도 최근 '친환경 에너지 전환 자문단'에 그를 포함했다. 이 자문단은 "탈원전 정책을 홍보하라"는 청와대 채근을 받고 만들었다고 한다. 미생물학 전공 교수가 이 정부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그리고 갈등 관리 전문가로까지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