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길
열반경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출가한 사람에게는 네 종류의 병이 있기 때문에
사문과沙門果를 얻지 못하게 된다.
무엇이 네 종류의 병이냐 하면 네 가지의 악욕을 이름 하니,
첫째, 의복에 대한 욕망이요,
둘째, 음식에 대한 욕망이요,
셋째, 침구寢具에 대한 욕망이요,
넷째, 세속에 대한 욕망이다.
이것이 출가한 사람의 병인 바
네 가지 양약良藥으로 이를 고쳐야 한다.
소위 분소의糞掃衣는
능히 비구의 옷에 대한 악욕을 고치고,
걸식은 능히 비구의 음식에 대한 악욕을 고치고,
수하樹下는 능히 비구의 침구에 대한 악욕을 고치고,
신심적정身心寂靜은 능히 세속에 대한 악욕을 고치나니,
이 네 가지 약으로 네 종류의 병을 제거하면
그것은 성행星行이라는 말을 들을만하다.
그리고 이런 성행星行은
소욕지족小欲知足의 이름을 얻게 되는 바
소욕하기에 구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지족하기에 적은 것 밖에 못 얻을 때라도
마음에 후회함이 없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더 많이,
더 빨리 추구하는 세간의 법칙과는 정반대입니다.
세간의 법칙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준다면 그를 따라고 좋습니다.
그러나 행복하게 하지 못한다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일류가 추구해 온 삶의 방식은
기술문명과 물질소비의 발달을 통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입니다.
소수의 사람이 누렸던
생활의 편리를 모든 사람이 누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물질이 풍요해 질수록
우리도 행복해진다고 믿었습니다.
물질은 풍요해졌습니다.
이제 한 여름에도 임금님이나 먹였던 얼음을
가정마다 냉장고에서 꺼내 먹습니다.
수도꼭지에서 온수가 콸콸 쏟아집니다.
자가용으로 먼 거리도 씽씽 달려갑니다.
하지만 풍요는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습니까?
요즘 남지읍에서 유채꽃 축제가 어제 끝났습니다.
이 번 유채꽃 축제는 시기적으로 절적하게 잘 맞추어져서
아직도 유채꽃과 벚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지만
남지읍의 작은 읍에서 치루어지는 축제로는 대단히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하였지만,
외곽에서 들어오는 차량의 행렬은 보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사람들은 “우와! 대단하다.” 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요즘 사람들은 낭비가 너무 심해.”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꼼짝하지 못하는 차량을 보면서
“이러다 응급환자가 생기면 어떻게 후송을 하지?” 하며
각자의 시선에 따라 행복의 기준은 천차만별입니다.
다시 병病으로 이야기를 이어보겠습니다.
12두타행頭陀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석가모니 당시부터 행하여졌던 것으로,
1) 재아난야처在阿蘭若處:
고요한 곳에 머무르면서 세속世俗을 멀리합니다.
2) 상항걸식常行乞食:
언제나 걸식하여
신도信徒나 국왕國王 등의 공양供養을 따로 받지 않습니다.
3) 차제걸식次第乞食:
걸식乞食할 때는 마을의 일곱 집을 차례로 찾아가서
빈부를 따지지 않고 걸식하며,
일곱 집에서 밥을 얻지 못하면 그날은 먹지 않습니다.
4) 수일식법受一食法:
하루에 한 차례를 한자리에서 먹고 거듭 먹지 않습니다.
5) 절량식節量食:
항상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발우 안에 든 음식만으로 만족합니다.
6) 중후불득음장中後不得飮漿:
정오가 지나면
과일즙·석밀石蜜(사탕) 따위도 마시지 않는다. -장漿:마음장
7) 저폐납의著弊衲衣:
좋은 옷을 입지 않고 헌옷을 빨아 기워서 입습니다. - 단폐
8) 단삼의但三衣:
내의內衣·상의上衣·중의重衣 등 세 가지 옷만을 가집니다.
9) 총간주塚間住:
무덤 곁에 머물면서 무상관無常觀을 닦습니다. -총塚무덤총
10) 수하지樹下止:
쉴 때에는 정자나 집을 택하지 않고 나무 밑에서 쉽습니다.
11) 노지좌露止坐:
나무 아래에서 자면 습기·독충·새똥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한데에 앉습니다.
12) 단좌불와但坐不臥:
앉기만 하고 눕지 않습니다.
석가모니의 제자 중에서는
대가섭大迦葉이 두타행을 가장 충실하게 닦았다고 합니다.
결국 두타행은 애욕愛慾과 의식주衣食住에 대한
탐착貪着을 떠나서 심신을 깨끗하게 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석가모니 이후 많은 승려들이 두타행頭陀行을 닦았으며,
그 전통은 우리나라에도 이어져서
대부분의 고승들이 이 행을 닦았습니다.
세속에 대한 욕망을 버리는 법은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가지는 것입니다.
고요한 몸과 마음에는 욕망이 깃들 자리가 없습니다.
욕망을 따라 노닐 때에 돈이 필요하고 에너지가 필요하고,
물질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까?
더 느리게,
더 천천히,
이런 마음을 가지면 있는 것으로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소욕지족所欲知足,
두량 족난 복팔분頭凉 足暖 腹八分
이것은 수행자가 지녀야 할 마음이고 행동입니다.
진각珍覺이는 말만 뻔지르르하게 수행하지 않으며,
토굴 방문하신 불자님들께는
승이 직접 만든 음식으로 공양 해 드립니다.
외식을 불자님들과는 아예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승의 철칙鐵則입니다.
오랜 시간 이어온 진각珍覺의 방식이며 철칙鐵則입니다.
오늘 승이 올린 글을 읽으신 분들은
종일 복되고, 행복하고, 즐거운 일들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따끈따끈한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2024년 04월 08일 오전 05:59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雲月野人 진각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