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지게 멋있었던 배호의 마지막 잎새】
배호 씨는 자신만의 특유한 창법에 대해
처음부터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이게 건방지게 멋있네"는 말을 하는데 자신은 도무지 이 의미를 잘 모르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배호 씨는 1971년 11월 7일 병원으로 급히 이동하는 앰블런스 안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향년 만 29세.
그 시절 푸르던 잎 어느덧 낙엽 지고
달빛만 싸늘히 허전한 가지
바람도 살며시 비켜가건만
그 얼마나 참았던 사무친 상처이길래
흐느낌에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
배호는 오랜 투병생활 중에도 몸의 상태가 잠깐 좋아지면
음반작업을 하곤 했는데,1971년 7월 잠시 병실에서 나와
그의 생애 마지막으로 녹음한 노래이다.
이 노래를 작사한 정귀문은 농촌 생활을 하며 간간이 노랫말을 써주곤 했는데,마지막 잎새는 자신이 학창 시절 짝사랑했던
교장선생님의 딸을 생각하며 교정에서 플라타나스 잎새가 떨어지는 것을 쳐다보며 쓴 가사이다.
원래 남진에게 주려고 했으나 남진은 노래가 촌스럽다는 이유로 거절을 해서 배호가 부르게 된 노래이다.
정귀문은 시골에서 새끼를 꼬고 있다가 배호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는데,이름 없는 무명 작사가였던 정귀문은 졸지에 배호의 마지막 노래의 가사를 쓴 작사가라는 유명세를 얻는다.
배호의 가수로서의 활동기간은 5년밖에 안됐고 많은 여성팬들이 있었지만 스캔들이 전혀 없었다.
배호의 장례식 직후 서울 오아시스레코드사 옆의 다방에서 음반사 관계자와 차를 마시던 정귀문에게
한 가요계 인사는
"정 선생은 배호가 죽을 줄 알고 있었죠?
그러니까 그런 노래 가사를 쓴 거 아닙니까?
정 선생이 배호를 죽게 만든 셈이네"
이런 농담을 했다.
마침 차 심부름을 하던 다방 여종업원은 이 소리를 들었고,
이 여종업원은 갑자기 정귀문의 멱살을 잡더니
"당신 때문에 배호가 죽었구만,왜 배호를 죽였어!"
다방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이 음반은 배호가 세상을 떠난 7일 후에야 발매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