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눈이 부시게 울릉도
방송일 2023년 2월 27일(월) ~ 2023년 3월 1일(금), 689편.
*다시보기ㅡ>https://worldtrip.ebs.co.kr/worldtrip/replay?stepId=01BP0PAPD0000000022
*영상보기ㅡ>https://youtu.be/HMDy2RRBQOw?list=PLvNzObWMMx6vYVQFfFq10QnHHumb_dhoO
한반도 동쪽 끝 외딴섬, 울릉도!
바람과 파도가 깎아서 만들어 놓은 울릉도는
겨울이 되면 말 그대로 고립무원, 설국으로 변한다.
하얀 눈 세상을 간직한 그곳에서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삶의 궤적을 만난다.
해발 986M의 울릉도 최고봉 성인봉에 오르고,
높고 작은 산봉우리 사이사이 만들어진
작은 틈새 마을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본다.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인 눈의 나라 나리분지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간 사람들을 만난다.
눈밭을 발끝으로 느끼고, 코끝 쨍하도록 시린 바닷바람 느끼며 만나는 삶의 향기
겨울의 끝자락 가는 겨울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눈이 부시게 하얀 울릉도로 함께 떠나보자!
1부. 성인봉 설산을 가다
한 겨울 가장 높은 곳의 풍경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해발 986M의 성인봉.
겨울이 되면 성인봉은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가장 위험한 산으로 바뀐다.
1M 이상 쌓이는 눈 때문에 길이 보이지 않아,
등산객들이 조난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설이 내린 어느 날,
온갖 장비들로 무장한 사람들이 성인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울릉도를 지키는 119안전센터와 울릉산악구조대 대원들이다.
“우리가 길을 내 놔야, 관광 오신 분들이 편안하게 발자국 따라 등산하기 편하니까요.”
허벅지까지 푹푹 잠기는 눈을
몸으로, 힘으로 다져 가며 새하얀 눈 위로 길을 내는 대원들.
그들이 온몸으로 만들어 낸 이정표를 따라,
탐험가 남영호 대장이 설국의 성인봉에 오른다.
거친 숨을 내쉬며 한 걸음씩 오르는 험준한 설산,
오르막길의 끝자락에서 만난 울릉도 명물 우산고로쇠 한 잔!
그림 같은 설경이 펼쳐지는 울릉도 최고봉을 향한 여정을 따라가본다.
2부. 걸어서 울릉 한 바퀴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울릉도 이야기
탐험가 남영호 대장이 울릉도의 진짜 삶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새파란 바다가 펼쳐지는 도동마을의 해안산책로부터
오래전 마을과 마을을 잇는 유일한 소통구였던 오솔길까지.
그림 같은 풍경 속 길들을 걷다 보면,
그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울릉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일평생 바다 돌김을 채취해
자식들을 먹여 살렸다는 이재희 씨와 유금순 씨.
아찔한 해안절벽을 거침없이 타고 내려가,
까끌까끌한 바위에서 김을 채취한다.
그 손길에서 따듯한 정성이 느껴지지만
그 정성도 날씨가 추운 겨울에만 다할 수 있다.
막 채취한 김을 일일이 펴는 것부터 말리는 일까지,
모든 과정이 까다로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지만
그들의 입가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바다 내음 가득한 그들의 일상을 따라 길을 걷다가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다는 바다 미꾸라지를 잡으며
눈이 부시게 신비로운 섬을 손에 한가득 움켜 담는다.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울릉도의 진짜 삶들을 찾아 떠난다.
3부. 설국 판타지 나리분지
동화 속 겨울왕국, 함께 하실래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
울릉도 유일의 평지 ‘나리분지’.
14년 만에 나리분지에서 눈꽃축제가 열렸다!
설국의 울릉도를 보기 위해 산 넘고 물 건너,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든다.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깊숙한 산길을 오르면 나타나는 겨울왕국, 나리분지.
눈부시게 하얀 눈꽃으로 가득한 동화 속 세상에서
모두가 마법이라도 걸린 듯 어린 시절로 돌아간 사람들.
땀을 뻘뻘 흘려 가며 설동을 만들고,
눈 테이블과 눈 냉장고까지 뚝딱 만들어 낸다.
아이처럼 웃고 떠드는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신혼 1년 차 승종희, 이수진 부부도 설국의 울릉도를 찾았다.
울릉도 여행이 처음인 아내를 위해, 무엇이든지 다 해 주고 싶다는 승종희 씨.
함께 설원에 텐트 치고 눈썰매 타고 눈싸움하며
알콩달콩한 하루를 보낸다.
설원 가득 펼쳐지는 동화 속 세상
나리분지의 설국 판타지를 느껴 본다.
4부. 내 사랑 학포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장님이 떴다!
조선 시대, 울릉도에 첫 발을 내딛은
이규원 검찰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학포마을.
울릉도의 역사가 시작된 작은 해안마을의 신입 이장,
백운배 씨의 하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도시에서 울릉도로 이사 온 김용신 씨의 이사를 돕기 위해
아침부터 발 벗고 나선 백운배 씨.
육지에서 육지로 이사하는 것보다 배로 힘들다는 울릉도의 이삿날,
온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삿짐을 옮기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송골송골 맺힌 구슬땀을 닦을 새도 없이,
학포 마을 신입이장 백운배씨는 전호나물을 캐기 위해 또 산에 오른다.
새하얀 눈 손에서 캐낸 봄의 전령사 전호나물.
전호나물로 만두를 빚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
“가족처럼 두루두루 나누며 사는 거죠. 그런 게 울릉도에 사는 맛 아닐까요?”
내 사랑 학포를 위해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신입 이장 백운배씨를 따라
학포마을의 정겨운 삶으로 들어가 본다.
5부. 오늘도 캠핑하듯 산다
나만의 비밀 정원, 나만의 울릉 도원
“이유는 알 수 없어요. 그냥 자연에 몸이 반응하는 거니까요”
나만의 도원을 찾아 세상을 돌아다닌다는 이정윤씨는
2년 전 꿈꿔왔던 풍경을 만나고
울릉도에 정착했다.
10년 동안 배낭 여행자로 전국을 돌아다녔던 그녀이기에,
처음에는 답답한 섬 생활을 걱정하는 지인들이 가득했다고.
그러나 이정윤 씨는 오히려 울릉도에서의 삶이 축복이라고 말한다.
창문만 열면 새파란 바다가 반기고,
발길 닿는 대로 텐트를 펼치면 그곳이 바로 하룻밤 여행지가 된다.
낭만적인 섬 울릉도의 숨은 풍경들을 만끽하기 위해
20kg 집채만 한 가방을 멘 채 거침없이 산에 오르는 이정윤 씨.
그녀의 여행 파트너는
1년 전 육지에서 데려온 강아지 소복이다.
그 사이 소복이도 진정한 강아지 여행자가 다 됐다.
“자연은 진실된 삶을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돼요. 좋은 걸 보면서 거짓으로 살 수 없잖아요.”
여행책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 울릉도의 숨겨진 비경들을 찾아,
늘 자연 속에서 ‘하하하’ 웃고 산다는 그녀의 여행 같은 삶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