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치과 진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병원엘 가는데, 날이 너무 좋았습니다.
맑디 맑은 하늘과, 푸르른(푸르러가는) 숲......
그 한 시간 쯤 뒤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여전히 날이 좋았습니다.
'1 년중 이렇게 좋은 날이 며칠이나 될까?' 할 정도로요.
그래서 사진에 남겨두기로 했지요.
그런 뒤 점심을 먹고,
일상처럼 오늘도 저는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오늘이 바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하는 날이기도 해서 TV를 켜놓고 있었는데,
'될까?' 하는 의문이었지만,
'됐으면 좋을 텐데......' 하는 게 제 본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긴 했는데요.)
그런데,
아! 부결되었습니다.
사실, 저 같은 사람에게는 아무 상관없는(?) 일일 수도 있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70에, 저에겐 군대에 갈 아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놈의 세상이 왜 이렇다냐?' 하는 안타까움과 허탈감에 분노마저 치밀드라구요.
국민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이, 깜도 안 되는 대통령 꼬봉을 자처하는 쓰레기 같은 국회의원놈(간신)들을 다 잡아다 무인도에다 감금시켜놓고 싶은 심정에......
그래서 밖을 보니,
여전히 오늘 날씨는 좋드라구요.
그런데 그것만으론 도무지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고,
막걸리라도 한 잔 하고 싶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때마침, 며칠 전 제 친구 둘이 여기에 왔고, 그 때 먹다가 남았던 '김치 부침개' 반죽이 있다는 게 떠오르면서는,
'막걸리를 사러 나가야 돼?' 하는 귀차니즘이 발동하긴 했지만,
마시려면 나갔다 올 수밖에 없어서,
내려가서 겨우 막걸리 한 병을 사가지고 덜렁덜렁 돌아왔답니다.
그렇게 약간의 준비를 한 다음,
혼자 한 잔을 했답니다.
TV 채널에서는,
이번 주 토요일 날 '이놈의 정권 규탄 대회' 집회가 있을 예정이라더군요.
알달딸하게 취해오던 저는,
'아이! 나 같은 사람이라도 나가봐야겠네......'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솔직하게 그런 일에 휩쓸리고 싶지 않은 사람이거든요?
젊기를 합니까, 힘이 있습니까?......
그리고 또 이 세상 사람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해야만 해서, 시간이 넉넉한 늙은이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가서... 정말, 단 한 사람의 머릿수라도 더 채워줘야만 하니까......'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