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문필 산수도(李寅文筆山水圖), 조선 시대, 李寅文, 수묵채색화, 109.4×57.9cm, 덕수 2416, 국립중앙박물관
‘송하담소(松下談笑)’는 '소나무 아래 이야기꽃이 피다.‘ 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송하담소도(松下談笑圖)>, <송하한담도(松下閑談圖)>로 알려져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인문필 산수도(李寅文筆山水圖)>로 소개하고 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 전시 중이다.
뒤틀린 커다란 소나무 아래 두 사람이 폭포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고 바위에 부딪혀 튀어 오르는 물방울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붓을 활달하게 휘둘러 소나무를 그려내고 소나무 주변에 툭툭 떨어뜨린 먹 점이 그림의 묘미이다. 이인문과 김홍도는 1805년 정월에 동료 화원인 박유성의 집, 서묵재(書墨齋)에서 모여 즐겁게 어울리다가, 이인문이 그리고 김홍도가 시를 적은 작품으로, 그림에서 두 사람의 돈독한 우정을 확인할 수 있다. 작품 속의 제시는 당(唐)의 시인 왕유(王維:701~761)의 <종남별업(終南別業)> 이라는 오언고시(五言古時)이다.
<송하담소도(松下談笑圖)>는 1805년 61세의 이인문이 제작한 만년작품의 하나로 그의 구도상 특징과 활달한 운필법이 잘 드러난 대표작이다. 힘찬 필력으로 그려 올린 소나무 아래 두 사람이 앉아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 오른쪽 글
時方聚五彈李元談歌(시방취오탄이원담가)
이때 방취오가 거문고를 연주하고 이원담이 노래했다.
✵ 가운데 글
中歲頗好道(중세파호도) 중년에 이르러 자못 불교를 좋아하여,
晩家南山陲(만기남산수) 늙어서 집을 남산가에 터 잡았네.
興來每獨往(흥래매독왕) 흥이 오르면 매번 혼자 떠나가니,
勝事空自知(승사공사지) 뛰어난 경치를 그저 나만 알뿐이네.
行到水窮處(행도수궁처) 걸음이 다다르니 물이 끊긴 그곳이오,
坐看雲起時(좌간운기시) 앉아서 바라보니 구름 이는 그 때로다.
偶然値林叟(우연치림수) 우연히 숲의 나무꾼 늙은이를 만나,
談笑無環期(담소무환기) 이야기하고 웃느라 돌아갈 줄 모르네.
* 이 시는 중국 왕유(王維, 699-761)의 종남별업(終南別業)으로 김홍도는 3,4구와 5,6구를 바꿔 썼다.
✵왼쪽 글
을축년(乙丑年, 1805년) 정월 도인 이인문과 단구 김홍도가 서묵재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육일당주인에게 드린다. 乙丑元旦 道人與丹邱 書畵于瑞墨齊中 贈六逸堂主人 * 그림을 받는 육일당주인은 확인하기 어렵다.
왕유는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선리에 담아 그 느낌을 자연에 반조(返照)하여 표현한다. 만물의 변화현상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생겨나고, 모든 실체는 생멸의 순환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불변의 존재는 없다(諸行無常)고 하는 선리(禪理)의 사유(思惟)인 생멸의 현상이 시간상에 일어나는 것이라면, 그 변화하는 인간의 행위와 현상은 공간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시인은 셋째와 넷째 구(句)에서 시간상에 일어나는 변화를 공간상의 마음이 작용하는 ‘나’와 교묘하게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구체적인 사실 세계를 떠난 다른 세계가 두 구(句) 안에서 한 폭의 동양화로 존재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왕유는 장자의 경우처럼 자연을 통하여 도를 맛보려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세계를 떠나 다른 세계로 그저 ‘물 따라 끝 간곳에 이르러, 구름 피어오를 때를 바라보는’ 이상향(理想鄕)으로 자연의 한적함을 추구하였다.
김홍도의 오언율시는 김홍도의 그림 <남산한담(南山閑談)>에도 적혀 있다. 그러나, 왕유의 시귀절을 3, 4행과 5, 6행을 바꿔 쓴 점, 원래 시 6행의 '좌간운기시(坐看雲起時)'에서 네 번 째 글 짜인 '기(起)'가 빠져 있는데 뒤늦게 덧붙여 쓰는 점 등으로 인해 김홍도가 술기운에 글을 써 준 것이 아닌가 보기도 한다. 이를 통해 당시의 흥이 무르익어가는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다. 시구를 적어 놓은 글 말미에 그림이 완성된 시간, 함께 있었던 친구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자료출처 및 참고문헌: 문화재청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유산 전시정보, 제주불교신문(곽경립 시인, 수필가), Daum, Naver 지식백과/ 글 및 사진: 이영일 ∙ 고앵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첫댓글 8월29일 화요일
조석으로 불어오는 바람에는 가을의 시원함을 느껴가고요☆
한낮 땡볕에 가을 오곡백과가 익어 가네요♤
웃음과 행복으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