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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3일 서울 양재고 1학년 명상수업 현장. |
인문계 고교의 명상 수업에 가장 먼저 놀란 사람은 수업제안을 받은 이성이 씨. 학생들 시험성적 올리는 데 급급할 것으로만 생각했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그에게 ‘방과 후’가 아닌 ‘정규’ 수업 제안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성이 씨 자신도 한 사람의 학부형이기에 놀라움은 곧 “아이들이 잘 따라 할까” 걱정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걱정은 수업을 시작하면서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 금방 확인됐다. 이성이 씨는 지난 3일 본지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대부분의 학생들이 명상에 흥미 있어” 하고 “잔상연습을 할 때는 신기해하며 자신감을 찾은 듯해” 지도에 대한 의욕과 함께 책임감이 더해간다고 전했다.
특히 “명상은 IQ와 상관없이 누구나 연습만 하면 잘할 수 있다”는 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소감문(3월 23일, 24일)에 그대로 드러났다.
“전두엽이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큐를 봤다”는 정지원 학생(7반)은 “정말 신기했다”며 “명상을 통해 전두엽을 발달시켜야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IQ가 성적에 관련이 없다”는 점이 학생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이상진 학생(6반)에게는 “명상을 통해 뇌를 활성화시켜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주효했다. 집중력 훈련으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 그는 “(명상으로) 자기성찰 능력이 향상돼 결과적으로 IQ 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조경은 학생(1반)은 “집중을 자주할수록 전두엽이 두꺼워져 집중하기도 쉬워지고 능률이 올라간다는 것이 신기했다”며 명상에 대해 강한 의욕을 보였다.
명상 수업의 주요 내용은 고등학생들의 학업과 대학진학,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를 다루는 이완요법과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집중력 훈련,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하고 미래의 꿈 다지기 등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해 이같은 내용을 누구보다도 먼저 현장에 접목한 이가 양재고등학교의 김우현 교사다.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에서 혜거스님의 지도하에 청소년 기초참선에 이어 청소년 10분 집중명상 지도자 연수교육과정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당사자이기 때문에 참선과 명상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은 그 누구보다도 강하고 현실적이다.
“명상이 인지적,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는 매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경제적인 성장과 부를 이룩한 우리 국민들의 스트레스지수와 우울증, 분노조절장애, 자살률 등 정신건강 악화는 세계적이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청소년세대를 위한 체계적인 명상교육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이러한 명상교육이 절집을 떠나 고등학교 정규 수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3기 청소년 10분 집중명상 지도자 연수생’ 모집
한편, 금강선원(선원장 혜거스님, 조계종 포교원 청소년심성개발프로그램 자문위원장)은 오는 10일까지 조계종 포교원 인증 ‘제3기 청소년 10분 집중명상 지도자 연수생’을 모집한다.
연수는 초급(5월2일~6월 27일 매주 토요일 오후2~6시), 중급(7월18일~9월6일 매주 토요일 오후1~7시), 심화(10월24일~12월5일 매주 토요일 오후2~6시) 3단계로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박물관 및 개포동 금강선원에서 진행한다. 대상은 만 30~55세의 사찰 청소년 지도 스님, 현직 교사, 불교청소년 지도사, 청소년단체 지도자, 재가자. 금강선원이나 탄허기념박물관 홈페이지, 금강선원 다음카페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이메일(ipc445@hanmail.net) 로 접수하면 된다. 전형은 서류심사와 혜거스님의 면접 3단계를 거쳐 최종합격자에게 개별 통지된다. 문의는 금강선원 사무처(02-445-8484).
앞서 금강선원은 지난해 12월13일 청소년 10분 집중 명상지도자 제2기 17명을 배출했다. 스님 6명을 비롯해 의사, 간호사, 중·고교 교장 및 교사, 미술상담가, 아동상담가, 적십자사 종사자는 물론 대학원생, 주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