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일을 대충 정리한 뒤 백팩을 메고 집을 나섰습니다.
서울 순례 2탄이지만, 사실은 예전에 다 가본 곳들입니다.
그래도 이번엔 조금 다른 마음으로 순례책을 가방에 조심히 넣고
서울역을 지나 명동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성당의 곳곳을 둘러보고 역사관에서 순례스탬프 다섯 개를 찍었습니다.
종로성당으로 가는 길,
순대국밥 한 그릇이 허기도, 기분도 든든하게 채워주었습니다.
도착해서는 무려 일곱 개의 스탬프를 채우고 혼자 피식 웃었습니다.
스탬프 부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시구문이라는 이름 때문일까..좀 음산하게 느껴지는 광희문 성지에서는
지난 더운 여름날의 기억이 잠시 스쳤고,
마지막으로 향한 가회동성당 근처 안국역은 외국인들로 북적여 오히려 활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어제의 순례는 조용히 마무리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리는 뻑적지근했지만, 마음은 묘하게 편안했습니다.
어느 작가가 말했듯이,
<길을 걷는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일이다.>
어제의 발걸음이 바로 그랬습니다.
걸음수: 23,679
첫댓글 It's a pious step!
발걸음이 참으로
경건합니다.
수도자의 길 같아요.
저는 오늘
친구들 따라
저잣거리를 걷다가
음식점에 찾아들어
너스레를 떨다가 돌아왔는데요~
감사합니다.석촌님
The word "holy" makes me calm down..
이 순례길 걷기는 성지 방문이 목적이지만,
젊은 날 추억이 깃든 골목길부터 처음 밟아보는 낯선 길까지...
온몸으로 느끼는 감성 투어라 더 좋습니다.
창밖형님, 다음에 조인 한번 하실라우? ㅎ
영상을 눈여겨 봅니다
한국 최초의 소극장인
삼일로 창고극장도 반갑고요
명동성당 맞은편 로얄호텔 뒷골목을
누비던 내 청춘이 생각나네요
사진은 잊혀져가는 개인사를 불러오는
또하나의 기억기관인가 싶습니다
조금 전 저희집
컴퓨터를 막 켰을 때 컴의 배경화면이
그리스 산토리니 마을로 바뀌어있어서
순간적으로 놀랐어요
얼마전 10월에 다녀왔던 여행지예요
그곳 골목에서 친구 사진을 찍어주는 사이에
누군가 제 빽을 열고 300유로를 가져갔어요
그간의 여행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기억인데
이 역시 사진을 통해 되새김하게 되는군요
사진이 참 묘합니다.
잊었던 골목과 청춘도 불러오고,
산토리니의 아픈 기억도 다시 떠올리게 하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