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회나 한접시 하자.."
오랜만에 삼촌이 술한잔 하자고 한다.
"무슨일 있어요..?" 하는 내말에,
"일은 무슨...너, 엊그제 나온다고 했다면서 왜 안나왔냐..?"
엊그네 동섭이가 삼촌이랑 술한잔 하자고 했을때,
아마 내가 삼촌한테 무슨 서운한일이 있어,
안나온것이 아닌가 생각 하는것 같았다.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안좋았습니다..."
삼촌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삼촌애인 영숙씨가 들어온다...
"이것 좀 입어 보세요..."
영숙씨가 쇼핑백에서 꺼내든것을 보니,
등산용 파카이다....
삼촌이 아무 멘트없이 옷을 입는것이,
영숙씨가 옷을 사온다는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것 같다..
"잘 어울립니다..
색도 노란색인것이 열살은 젊어 보이십니다..."
내 덕담에 삼촌이 기분이 좋아진다..
"입고 다니던것도 아직 입을만 한데....
어쨋든 고마워....
삼촌의 말에 영숙씨도 기분이 좋은건 마찬가지이다.
"지난번에 산에서 보니 옷이 너무 낡았더라구요...
하나 사야겠다 싶었어요.
무엇보다 등산복도 패션 이잖아요...."
한동안 등산이 어떻고 등산복이 어떻구 하며,
몇 순배의 술잔이 돌아가고,
영숙씨가 일어선다.
"남편이 들어올 시간이 되어서요...
요즈음은 남편한테 미안하고.
잘해주어야 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숙씨가 가고 나서....
"새 등산복을 보고 집에계신 숙모님이,
의심하지 않을까요....?
걱정이 되어 삼촌에게 물었더니....
"내 옷은 항시 내가 사입어 왔기 때문에 괜찮아..."
하신다.....
"그래도 여자들은 특유의 촉이 있는데 조심하세요...
등산복 하나 얻어 입는 바람에,
평생 옷 한벌 못 얻어 입는 수가 있어요....."
"웬 등산복이어요...?"
늦게 동섭이가 들어와 자리에 앉으며 묻는다.
"영숙씨가 사다주고 지금 막 나갔다.
너도 삼촌처럼 애인한테,
등산복이라도 얻어 입고 사냐...?"
동섭이가 소주를 털어넣으며 시니컬하게 말한다.
"얼굴 본지 오래 되었습니다......
좋은것도 다 한때입니다...."
삼촌과 헤어지고 나니,
동섭이가 파전집에 가서 한잔 더 하잔다...
"안주 좋은곳에서는 잘 안마시더니,
웬 파전이냐...?"
"헤어지기 섭섭해서 그러잖우...
등산복 안사주는 애인이 있는 녀석이,
외로운가 보다....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동섭이가 그런다.
"내일 산에나 갑시다...."
내가 대답했다..
"노란색 등산복도 없고...
내일은 늦잠이나 푹 자야겠다..."
앞으로 산에 가면,
노란색 파카를 입은 남자 등산객은,
모두 삼촌으로 보일것만 같다.....
애인한테는 그런거 사주고 싶고...
그런거 사주는거 받는게 좋을까...
속물들 색갈이 있다면 ..
노란색이 아닐란가....?
하부지 벙개 하셔야 되겠어요,,ㅎㅎ
꼭 가서 제일 먼저 앉아 있어야지..방긋,,,ㅎㅎ
쉴날이 없이 이 모임 저모임에 듁을맛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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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됩니다....
잘 고르면 그중에 대박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