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이 다시 일어나도록..
주일 아침 카톡이 울려 가볍게 열었다.
검게 그을린 사진만 보였다.
이게 뭐지? 10장을 미는데 가슴이 뛰었다.
누가 당한 일인지 한 찰나에 문자가 떴다.
‘김완철 목사님 사택이 전소되었습니다.
대심방 중에 일어난 불로 인명 피해는 없습니다.
전기 누전으로 추정하지만 정확한 화인은 경찰 조사 중입니다.
이웃 주민 피해가 없어 다행입니다.
노회원들 기도가 필요합니다.’
답글을 올렸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목회 현장,
더 어려운 일을 당해 뭐라 위로할 말이 없네요.
목사님, 사모님! 힘내세요. 기도하며 마음을 보태겠습니다.’
염려하는 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찌 이런 일이..’ ‘안타깝네요.’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 마음이 아리네요.’
‘맘고생 많겠어요. 일상의 안정을 찾도록..’
‘다시 일어서길 기도할게요,’ ‘나중이 더 아름답도록..’
‘전화위복 되길..’ 김 목사님이 댓글을 달았다.
‘목사님들! 감사합니다. 격려에 힘과 위로가 됩니다. 기도해 주세요.’
노회장님이 선두에 나섰다.
‘따뜻한 손길 모아 위기에 처한 목사님께 일괄 전달하자’는 호소였다.
큰 힘이 실렸다.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고전1:10)는 의도였다.
문제는 봄 노회 앞두고 나실인 교회에서 예정된 모임이었다.
경황없을 것 같아 장소를 옮길 생각에
‘교회가 불난 것 아니라’는 목사님 단언에 고개 숙였다.
반갑게 맞아들였다.
모든 것 하나님의 은혜임을 드러내는 고백을 이었다.
‘발화점이 인터폰이라 수거하여 국과수에 의뢰했어요.
심방 중 화재 소식 들고 아내가 현관문을 먼저 열었지요.
위험한 순간, 연기 흡입을 줄였어요.
그래 진압 소방대원이 드릴로 문을 뚫지 않았지요.
살림 탈 게 없어 불길 확산을 막았어요.
이웃 주민들 대피 시간도 벌었고요.
초기 방송 듣고 다 피했지요.
불에 탈 귀중품이 없어 잃은 게 없어요.
통장이 있어야 재발급하지요.
광양 시정에서 긴급 자금 지원 위해 금융 조사를 받았어요.
제대한 아들 적금만 나왔어요.
딸과 우리 부부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건강관리 위해 설치한 러닝머신을 한 번 쓰지 못한 것뿐이네요.
입던 옷 한 벌! 나머지는 그을려 세탁해도 냄새에 입을 수 없데요.
속옷은 성도들이 사 주셨어요.
냉장고는 웬만하며 닦고 수리해 쓰려고요.
전원 꺼진 냉장 음식물 치울 때 눈물겨웠어요.
박사 논문 준비한 딸이 엉겁결에 내려왔어요.
숯검정 묻은 얼굴로 정리할 때 가슴 아팠어요.
엄마, 아빠! 교회 가서 자지 말고 서울 내 원룸에서 함께 자요.
그 말에 무너졌어요.
딸 마음 아프게 한 것 같아 빨리 올라가라 했네요.
어찌 보면 목회 20년 만에 만난 위기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정말 감사하고 살아요.
대심방 중이라 대접하는 바람에 끼니 해결이 되었어요.
목회자 가정이 불난 것 다 알게 되어 오히려 유익되었어요.
주민들에게 걱정 끼쳐 죄송하다는 글을 엘베에 붙였어요.
반응이 뜨거웠어요.
소통할 기회가 되어 복음 전할 발판을 삼았지요.
수습되면 선물을 나눠 드리려고요.
평소 그냥 스치던 분들이 말을 걸어 감사하고요.
손해 사정인 끼고 공사할 사람들 만났어요.
무조건 예수 믿으세요! 말부터 나갔어요.
난 성도들 너무 짝사랑하여 가끔 서운했어요.
위기의 순간 그들이 표현 못 했을 뿐이었어요.
목회자 정말 사랑함을 깨닫고 확인했어요.
그래 예배 시간 눈물로 공개 사과했지요.
늘 주일 예배 찬양 선곡하여 준비했네요.
불나기 전인데 전부 불에 대한 가사였어요.
함께 부르며 깜놀했고 희비가 엇갈렸어요.
평소 찬양도 은혜지만 요즘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네요.
월세 아파트가 부도났어요.
주공에서 인수하여 분양하는 바람에 받았지요.
전액 신협 대출에 화재보험은 울며 겨자 먹기로 들었어요.
보상은 수리비에 턱없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재정부장이 말을 보탰다.
‘지난 노회 때 어려운 교회 두 곳 추가 후원을 결정했어요.
노회 재정에서 집행하기로 한 그 뒷감당을 매월 나실인 교회가 냈어요.
성도들이 흔쾌히 섬기며 이름 없이 한 거예요.’
난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다.
적극적으로 나서 의결시켜 놓고 뒷짐을 졌다.
대접할 자리에서 대접받은 자에게 기도를 시켰다.
말씀을 이어가며 눈물을 훔쳤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찌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 34:8)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욥1:21)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우리의 온갖 구하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에
더 넘치도록 능히 하실 이’(엡3:20)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4:19)
복음의 열정 맨, 기타, 드럼의 권위자로 찬양의 은사가 탁월한 목사님!
남한의 김정일 같은 카르스마로 노회 수련회,
농어촌 선교회 집회, 극동방송 출연하여 찬양 인도하는 모습은 뜨거웠다.
운동 마니아로 승부사 기질 가진 진짜 사나이!
몸에 밴 유머 감각까지 탁월한 목사님!
사심 없이 약한 자 편에선 사역자가 살림 전부를 잃었다.
십시일반! 금액의 크고 작음은 괜찮다.
감동되면 도울 일이다.
우리 정체성은 돈 벌어 남 주는 일이다.
하나님께 받은 사랑, 보금자리 잃은 분과 나누면 행복함 깃들 것이다.
환난상휼(患難相恤)보다 주님 긍휼의 심정으로 동참하자.
불같이 다시 일어나도록..2014. 3. 23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
후원 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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