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사모투자펀드(PEF)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EF는 M&A 경쟁입찰에서도 유력 전략적 투자자(SI)인 대기업을 따돌리는 베팅력까지 자랑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이전 거래에서 단연 눈에 띄는 실적을 신고했다. 부동산 거래에서는 하나다올자산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였고 도이치자산운용, 삼섬SRA자산운용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4일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 M&A 딜 리스트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올해 초 1조원이 넘는 코웨이(구 웅진코웨이) 인수를 마무리했고 네파와 일본 코메다를 연이어 인수했다.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전에서도 승자로 남아 감독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네파 인수금액은 1조원에 육박하고 코메다는 5천억원대이다. ING생명은 1조8천억원대에 달하는 등 인수한 매물도 모두 중대형이다.
보고펀드는 미국 이글포드 광구에 대규모 투자를 한데 이어 삼양옵틱스 광학사업부를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는 유진기업 광양공장 인수한데 이어 웅진식품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코아비스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기도 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활약은 보고펀드와 한앤컴퍼니를 능가했다.
LIG넥스원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동부팜한농을 다른 PEF와 공동 인수했다. 이지바이도 전환사채(CB)에 공동 투자하고 대성엘텍 증자에 참여하는 등 수많은 소형 거래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맥쿼리도 재무적 투자자(FI)로 다수 인프라 투자를 수행했고 모건스탠리PE, 미래에셋계열,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 등도 실적을 냈다. 정책금융공사가 주도하는 '코에프씨 시리즈'도 다수 투자 실적을 남겼고 흥국자산운용의 세운 펀드도 CB 등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부동산 시장에서 전문펀드의 초강세도 이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홈플러스 진주점, 포항 죽도점, 사천 삼천포점 등을 매입했고 GE리얼에스테이트로부터 빌딩 4곳을 한꺼번에 인수하기도 했다. 또 광화문 트윈트리타워를 매입하는가 하면 해외에서도 런던 오피스빌딩을 약 8천억원에 사들였다.
이에 질세라 하나다올자산운용도 홈플러스 부동산 매각에 다수 참여했고 서울과 강원도, 경남 지역 부동산에 투자했다.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미국 워싱턴 하버 빌딩, 호주의 씨티 웨스트 폴리스 콤플렉스 등을 매입했다.
여기에 삼성SRA자산운용이 역시 홈플러스 점포 인수에 참여하고 삼성생명 등을 끌어들여 런던 소재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를 인수하며 부동산 펀드 시장의 양자 구도를 깨뜨릴 태세다.
도이치자산운용과 미래에셋맵스, KTB 등도 부동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M&A 자문업계 관계자는 "자문사들이 PEF를 대상으로 영업력을 집중할 정도로 올해 M&A 시장은 전문 펀드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하반기 들어 조금씩 대기업 참여가 늘고 있으나 오히려 가격 경쟁력에서 PEF에 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