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부르크..
1703년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있던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서구문화를 받아들여 유럽에 더 가까워지고자
모스크바를 버리고 네바강 하구에 세운 도시로 지난 2세기 동안 제정러시아의 수도 였습니다.
1924년 혁명가 레닌이 죽자 그를 기념하기 위해 레닌그라드라 명명되었으며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3년에 걸친 포위공격에 당시 300만 시민중 70만명이 아사하면서까지 끝까지 버터낸 곳으로 유명하지요.
1991년 사회주의 개혁의 와중에 원래 이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되찾은 유럽풍의 건축물이 가득한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제2의 도시이자 교육,과학, 문화의 중심도시 입니다.
바로 이 도시에서 "공산당의 충성스런 아들로 소비에트 음악의 발전과 사회주의 휴머니즘 및
인터내셔널리즘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전 생애를 바쳤다" 라고 소련 공산당이 그의 죽음을 추모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1906~1975)는 태어나고 자라났습니다.
물론 그의 작품 대부분이 이곳에서 탄생 하였지요.
스스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음악의 모토로 삼았지만 그의 천재적 창의성은 아방가르드적인 실험곡들의
발표로 공산당으로부터 부르주와 취향의 혼동스런 작품이란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언제나 전위(아방가르드)란 동 시대와는 맞지 않아서 비판과 탄압의 대상이되지요.
마치 전편의 김추자가 그러했던것처럼 말입니다..
학창시절 구소련을 방문한 서방 재즈 뮤지션들의 연주를 접한후 탄생한게 바로 재즈모음곡 입니다.
그 중 2번째곡이 바로 이곡 입니다.
잘 들어보면 러시아의 우수가 담긴 처연한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원래 왈츠란 요한 스트라우스의 오스트리아풍에서 느낄수 있듯이 경쾌하고 발랄한 3박자의 춤곡으로
화려한 부르주와의 음악 입니다.
그러나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는 장중하고 슬픈 이미지 입니다. 그것도 감추어진 슬픔 말이죠..
현실에서 자살한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연기한 '번지 점프를 하다"란 영화에서 이곡은 아름다운 해변을
배경으로 흘러 나옵니다. 슬픈 이별을 예감 하듯이 ....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인 "아이즈 와이드 셧" 에서도 니콜 키드먼은 이곡으로 춤을 춥니다.
바로 태희(이은주)와 인우(이병헌)가 해변 소나무 숲에서 춤을 추듯이 말이죠.
즐거운 춤곡이면서도 애잔한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고, 경쾌한 선율속에 슬픔과 우수가 담겨있습니다.
세파에 찌든 외로움을 기대 보려다 오히려 상처로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곤해 어딘가 가슴을 적시는 비애
같은것이 깃들어야 솔깃해지는 중년의 구미를 당기는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도 있으나 민족에게 버림받고 머나먼 이국땅에서 외로움으로 자란 슬픈 입양아,
리차드 용재오닐의 비올라연주가 이곡의 느낌에는 딱 제격인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