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2009년 패션 트렌드 결산 '아니거나 혹은 맞거나'
일반인 스타일링을 시작하면서 그 전에 관심없었던 트렌드에 대해서 조금씩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쇼핑몰이나 인터넷 기사에 연예인들이 입고 나오는 옷들을 보면 그들의 화려함을 더욱 돋보이게 해 줄 반짝 시즌 아이템들이 많기에 관심은 가질 것이나 가까워질 그대는 아닌 듯하다.
2009년 12월 31일 너도 나도 2009년을 결산하느라 바쁘다. 나의 10대 뉴스가 무엇인지 점검하고 대한민국의 2009년 핫 이슈가 무엇인지 하루 종일 검색 순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중이다. 나의 10대 뉴스를 써 볼까 하다가 한 3번째에서 막히는 바람에 스타일 결산으로 돌아섰다. 2010년의 패션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 동안의 유행 광풍이었던 핫 아이템에 대한 결산은 잘 할 수 있고 재밌을 거란 생각에 점검해 보기로 하였다.
2009년을 장식한 첫번째 아이템: 가보시 & 킬힐
디자이너 슈즈야 명장들이 만들어서 괜찮겠지만(하지만 이 괜찮은 것도 다른 저렴한 것들에 비해서 괜찮다는 것이지 여성의 발과 다리의 건강에 괜찮다는 말은 아니다.) 굽이 휘거나 말거나 다리가 삐딱해지거나 말거나 막 만든 중국산 가보시와 킬힐의 물결 속에 올 봄부터 대한민국 여성의 발과 다리는 건강에 경계경보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끔씩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여성들의 전체 스타일을 구경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보면 젊은 여성들의 50%이상은 가보시 힐이나 킬 힐을 신었지만 그 중 90%이상이 똑바로 걷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아니 근데 트렌드 결산을 하다가 왜 건강&의학 칼럼으로 가는 건가...ㅡㅡ;;) 그러나 좀 더 길어보이고 좀 더 높아보이는 것이 대부분 170cm가 안되는 여성들의 소망인 것은 사실일 것이다. 물론 다분히 주관적인 성향이라 160cm임에도 만족하고 잘 사는 나도 있다.
2009년을 장식한 두번째 아이템: 글레디에이터 슈즈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었을 법한 글래디에이터 슈즈. 정말 이 아이템이야말로 트렌드 광풍 중의 광풍이었다. 물론 남성들이야 여성들이 왜 로마시대의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나왔던 남성들을 연상케 하는 슈즈를 신는 것인지 여성미를 저하시키는 그 투박함에 절규를 했겠지만 남성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받았던 슈즈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년에 이 글래디에이터 슈즈가 유행을 할 것인가 조금 진화한 형태로 재창조될 것인가는 두고봐야하겠다. 리사이클되지 않는다면 올해 구매했던 글래디에이터 슈즈를 신는 여성들에게는 한 시즌 지난 유행 아이템을 신는다는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도 있으니(물론 안 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워낙 대유행했던 아이템이다보니) 너무 아까운 '트렌디'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2009년을 장식한 세번째 아이템: 알록달록 스키니 & 티셔츠
2009년은 아이돌의 해이다. 10대의 아이돌 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아이돌이 대거 출현함으로 인해 이경규씨도 그러지 않았는가. 자기가 데뷔한지 30년이 다 되가는데 이렇게 아이돌이 많은 적은 처음이라구. 뭐 여튼 아이돌은 영어 idol로써 우상을 뜻하고 말 그대로 사랑받고 인기있는 연예인이란 뜻이다. 그렇듯 그들 자체만으로도 열광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인데 그들의 패션은 당연히 핫 이슈이자 잇 아이템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 소녀시대와 빅뱅, 샤이니 등이 입고 나와서 알록달록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혹은 고등학교 때 열심히 공부하기 위해 장만한 4색 형광펜 세트같은 원색 스키니와 정말 발광이 가능한 형광색 티셔츠가 유행하였다.
2009년을 장식한 네번째 아이템: 하이탑 슈즈
아이돌은 피곤하다. 왜냐면 이제는 노래실력만으로 혹은 버라이어티의 '끼'만으로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패셔니스타로써의 면목도 보여줘야 하는 세대가 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 중 패셔니스타의 끼를 타고난 아이돌도 있겠지만 대게는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점점 스타일리쉬하게 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동안 잠시 사라져 있었던 힙합스타일을 좀 더 세련되게 재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는 빅뱅의 스타일 역시 많은 10대, 20대들의 사랑을 받은 것 같다. 하이탑 슈즈 역시 각 신발 브랜드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접목시킨 스타일을 내 놓았는데 전과 같지 않게 같은 그룹 내에서도 개인의 개성에 맞게 컨셉화 하고 그것이 또 그룹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무진장 어려운 스타일링 기술로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2009년을 장식한 다섯번째 아이템: 레깅스
과연 레깅스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아주 오래전 할아버지 뻘 되는 쫄바지의 명성을 이어 레깅스가 출몰한지는 3~4년 정도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갈 수록 레깅스의 진화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레깅스는 색깔과 질감, 그리고 길이의 차이만 있었기에 단지 그들의 위상은 다른 아이템을 보조해 주는 역할로 그쳤었다. 하지만 올해 역시 아이돌의 다채로운 레깅스 사랑으로 당당히 보조하는 수단이 아닌 이제 레깅스를 먼저 고르고 레깅스에 맞춰 옷을 고르는 메인 아이템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올 해 레깅스의 변화는 질감 면에서 월등히 다양해 졌고 그 무늬 역시 혁신적이라 할만큼 다양해졌다. 뭐 빵꾸난 레깅스는 이제 좀 평범해졌다고 할 수 있으니 그 다양성에서 얼만큼 진화했는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 역시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사는 아이돌이기에 커버 가능한 것이지 일반인들이 위와 같은 레깅스를 커버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을 장식한 여섯번째 아이템: 스톤 워싱(돌청)진
온라인, 오프라인 어디에서나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톤워싱 진이다. 이역시 스톤 워싱을 얼마나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 어떤 색깔로 하느냐에 따라서 그 디자인과 스타일의 무궁무진한 변화가 가능하므로 여성들과 남성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글래디에이터 슈즈와도 그 강렬함과 매치되 상당히 잘 어울리는 컨셉이기도 하였고. 물론 여기다 파워숄더 자켓까지 걸치면 흔히 보아왔던 완벽한 패션 공식처럼 잘 맞아 떨어지는 3단 합체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마 드라마 스타일에서 김혜수씨가 한강 유람선에서 행사할 때 그렇게 입고 나왔던 것 같다.) 나도 하나쯤 장만하고픈 아이템이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냥 넘어가게 되었으므로 내년까지 유행의 물결이 번진다면 하나쯤 장만하고 싶은 아이템이다.
2009년을 장식한 일곱번째 아이템: 체크 남방
유행 아이템을 자세히 살펴보면 너무 '트렌디'하여 엄두를 낼 수 없는 아이템이 있는 반면, 평범하지만 유행 아이템으로써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다른 기본 아이템과 섞어 '나 트렌디한 여자야'를 외칠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데 이런 체크 남방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다. 체크 남방 역시 체크의 종류에 따라 컬러의 배합에 따라 남방의 길이감에 따라 상당히 다른 효과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인데 개인적으로 커플이 이런 아이템에 컬러 배합을 잘 하여 입는다면 상당히 멋진 커플 스타일링 연출이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든다. 체크 아이템을 입을 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체크 남방이 어느 정도 시선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으므로 그 외의 아이템은 단조로운 것으로 입어야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조잡?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올 해 유행하기도 하였지만 이런 아이템은 꼭 유행이 아니더라도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시의 적절하게 잘 입을 수 있으므로 캐쥬얼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2009년을 장식한 여덟번째 아이템: 파워 숄더
아니, 어깨에 뽕을 넘어 POWER를 넣으라굽쇼? 올 한해 유난히 어깨에 힘 좀 준 연예인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파워숄더 자켓때문. 이 유행이란 것이 뭐길래 파워 숄더는 티셔츠 뿐 아니라 원피스, 재킷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정도로 난무?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행이란 것에 휩쓸려 너도 나도 입다보면 어느새 어깨에 다중이가 살고 있는 느낌도 줄 수 있고 컬러 선택을 잘 못할 경우 자칫 우주인으로 오인받을 수도 있으므로 유행이었지만 거리에서 파워숄더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창조라는 것은 기존의 것에 변화를 주고 그 변화가 조금 어색하더라도 한 시즌을 풍미한다면 그것은 트렌드로 정착할 수 있으니 다음 번엔 어깨 말고 어디에 힘이 들어갈지 기대가 된다.
2009년을 장식한 아홉번째 아이템: 부띠 부츠
<출처-두타 블로그>
글래디에이터 슈즈부터 시작해서 올 한해는 강해보이는 스터드(징 박힌 스타일)장식이 유행이다. 혹은 스터드 장식이 아니더라도 금속 장식이 부착되거나 털이 부착되는 등 오로지 가죽 혹은 피혁 제품만으로 만들어진 부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롱 부츠는 항상 겨울이 되면 사랑 받는 스타일이므로 제외했고 갈수록 부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되는 것 같아 부띠 부츠를 올 겨울을 장식한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가을 같은 경우 토가 오픈된 스타일의 부띠가 유행하였고 겨울에는 토가 막힌(겨울이므로;;) 스타일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이 부띠라는 것이 구두보다 또 부츠보다 매치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추운 겨울 구두보다는 따뜻하고 부츠만큼의 스타일링 효과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아이템 하나만으로 구두와 부츠 두 가지가 갖는 실용성을 잡을 수 있기에 강추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2009년을 장식한 열번째 아이템: 넥 워머
패션은 진화한다. 겨울이라고 보온만 강조할 쏘냐. 지난 해 얼굴을 반 이상 가리우는 두꺼운 머플러가 대 유행이었다면 올 해는 두껍지만 내추럴하게 걸친듯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워머(원형으로 끝단이 없는 형태)가 대세다. 한 번 두르는 것에서 부터 많게는 세번?까지(맞나?;;) 두르는 형태로 혹은 어깨까지 감싸줘 단지 머플러 느낌이 아닌 옷과 한 세트인 것처럼 다채롭게 연출이 가능한 스타일로 나와 주었다. 하지만 그 다채로움만큼 짜임과 컬러, 모양새에 따른 가격대는 많이 올라서 두 번씩이나 구매를 감행하지 못했던 빨간색 넥 워머에 대한 아픔이 있다.
2009년을 장식한 열한번째 아이템: 퍼어~
퍼를 검색했더니 베트남 쌀국수 중의 하나라고 해서 깜딱 놀랐다. Fur보다 베트남 쌀국수가 더 유명한가?라는 나의 쓸데없는 사견은 뒤로 하고 올 겨울 유행 아이템 중 하나는 퍼이다. 털이 붙은 채로 벗긴 짐승의 가죽이라고 하니 짐승이 불쌍하기도 하고 퍼 제품이 비싼 이유는 따로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니트에 달린 퍼, 재킷에 달린 퍼, 신발까지 털과 퍼가 점령하지 않은 곳이 없다. 퍼가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모피는 '사모님'의 대표격으로 불리우는 아이템이다. 고급스러움과 보온성을 같이 겸비한(그런데 사모님은 기사랑 같이 다녀서 그렇게 추울 이유도 없는데...ㅡㅡㅋ) 아이템을 이제는 연령층을 좀 낮춰야 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닌가 한다. 비싼만큼 어머니 연령대에서 많이 애용해 주었지만 젊은 층 역시 퍼를 이용하여 발랄하고 다앙? 스타일의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만큼 퍼 아이템을 흡수할 수 있는 연령층이 다양해지면 다양한 시도를 통해 퍼 시장이 활발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고런 시장성의 원리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퍼는 충분히 다양한 아이템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올 해 보여주었기에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연예인들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살아가기 때문에 화려하고 주목을 받아야 하는 특징적인 상황에 놓여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트렌드에 더 민감하며 항상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것이 당연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연예인을 쫓아가려다 보면 어느 새 매년 옷들을 전부 물갈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본인한테 잘 맞는 기본 아이템(청바지, 기본 티셔츠, 남방, 니트, 스커트, 정장 등)을 잘 갖춘다음에 시즌별로 유행하는 아이템을 하나씩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패션 혹은 스타일은 본인이 가장 자신감있게만 입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것조차도 본인이 보기에 당당하므로 다른 사람이 보았을 때도 그럴 것이라는 어쩔 수 없는 타인의 시각이 반영되는 현상이기에 '나'에게 맞는 옷차림을 1순위로 놓되 가끔씩 유행하는 잇 아이템을 자신한테 맞게 매치하면 훨씬 더 당당하고 기분좋은 옷차림을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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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글쓰는 스타일리스트 무뇽이네 집 원문보기 글쓴이: 스타일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