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마이TV 인터뷰]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 "사람 사는 세상, 경기도에서 실현" 강조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 참석 후, 현장에서 진행된 오마이TV <김종철의 찐경제>에 출연, 윤석열 대통령의 비전 부재 등을 비판했다. ⓒ 오마이TV 화면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엄중한 시기, 함께 힘을 합쳐서 잘 견뎠으면 좋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가졌던 국민에 대한 사랑, 또 국민과 함께하려고 했던 그 열정이 매우 그립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3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치면서 화합하고,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는데, 다시 갈등과 분열의 사회가 되면서 대한민국은 검찰이 지배하는 검(檢)주국가로 가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를 맹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 참석 후, 현장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오마이TV <김종철의 찐경제>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경제, 외교, 사회 모든 부분에서 퇴행적인 길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안타깝고, 이제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지났는데 앞으로 4년이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연 지사는 특히 "앞으로 민생과 경제가 많이 어려워져서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국민들께서 힘든 상황에 계시는 분들이 많아지실 것"이라며 "우선 경기도부터 시작해서 이런 분들께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찾아보고), 또 이런 분들께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기회, 더 많은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도에서 '노무현 정신' 외치는 김동연
김동연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취임 1년이 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정치는 불통, 경제는 무능, 외교는 불안, 사회는 갈등"이라고 평가절하한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을 경기도에서부터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지사는 우선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자신이 직접 만든 '비전 2030 보고서'를 회상하며 "정책에 대한 또는 대한민국 변화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하게 된 계기였다. 그런 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제게) '정치적인 스승' 역할을 하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비전 2030 보고서'는 대한민국 중장기 전략보고서로, 25년 후 대한민국의 비전과 비전 달성을 위한 정책 방향 및 예산은 물론 '동반성장', '복지국가' 등의 개념을 담고 있다.
김동연 지사는 "'비전 2030 보고서'의 정책 방향, 혁신과 포용 등은 지금도 유효하지만, 새롭게 바뀐 환경, 새로운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답을 해야 한다"면서 "예를 들면 저출생 문제, 기후변화 문제, 그리고 또 하나는 민주주의 문제다. 민주주의가 지금 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 참석,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하고 있다. ⓒ 경기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지사는 이어 "과거에는 민주주의가 쿠데타에 의해서 위협을 받았는데 이제는 선출된 권력에 의해서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런 새로운 사안까지 포괄해서 진화되고 업데이트된 버전의 새로운 국가전략 보고서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경기도에서 한편으로는 경제 역동성을 살리면서 또 한편으로는 도민들이 함께 더불어 사는 상생과 포용의 사회를 만들겠다"면서 "이것을 한마디로 얘기하면은 기회의 수도"라고 강조했다. "경제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더 많은 기회를 만들고, 포용과 상생을 하기 위해 더 고른 기회를 만들어서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 그러면서 힘들고 어려운 분들에게는 더불어 살 기회를 만드는 복지를 하겠다"는 것이다.
"굳이 중국·러시아와 긴장 관계... 정말 바보 같은 짓"
최근 윤석열 정부의 정치, 경제, 외교 정책 등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던 김동연 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윤 대통령의 비전 부재 등을 지적하며 각을 세웠다.
김동연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에 히로시마 G7에 초청받았다고 홍보하는데, (우리 대통령이) 처음 초청받은 것도 아니다"라면서 "한미일 정상회담 역시 '사진 찍기용'"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어 "외교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데, 한일 관계에 있어서는 과거와 미래의 균형을 깨고 있고, 미국·일본 일변도로 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는 큰 긴장 관계로 몰고 가고 있다"며 "우리가 굳이 중국·러시아와 그런 긴장 관계를 만들 이유가 뭐가 있는지, 안타깝다.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맹성토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국익과 국민은 생각하지 않고, 애초에 비전과 철학 없이 그때그때 사진 찍기 또는 보여주기식 외교 정책을 펴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과거 관치경제에서 이제는 시장경제가 작동하도록 해놨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다시 관치도 아닌 '권(權)치경제'로 가고 있다"면서 "말로는 시장 원리를 강조하면서 시장만능주의나 신자유주의로 가는, 가장 준비 안 된 어설픈 보수가 가는 길을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미국·일본 순방을 통해 4조 3,000억 원의 투자 유치 성과를 거둔 김동연 지사는 "윤 대통령이 7조 9,000억 원의 투자유치를 했다고 하지만, 그중 넷플릭스는 매년 하던 투자를 그냥 숫자만 더 한 것이고, 경기도와 겹치는 것도 많다"면서 "민주당이나 진보도 시장을 중시하고 돈 많이 벌어올 수 있다, 경제에 있어서 보수보다 훨씬 유능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또 지난해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왜 정치를 했을까,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할까,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이 있는 분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고, 국가 비전 부재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다"며 "지난 1년 동안 그 걱정이 현실이 되고, 심지어는 더 큰 우려를 자아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일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 참석 후, 현장에서 진행된 오마이TV <김종철의 찐경제>에 출연, 윤석열 대통령의 비전 부재 등을 비판했다. ⓒ 오마이TV 화면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둔 4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자격으로 봉하마을을 찾아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었던 '비전 2030 보고서'를 영전에 바쳤다.
당시 김 지사는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가 열리는 사람 사는 세상, 경기도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김 지사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도 "지난 대선에서 정치교체를 내걸고 우리 사회의 기득권 깨기에 도전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님께서는 상식과 원칙이 반칙과 특권을 이기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셨다. 그 뜻을 경기도에서부터 실천하겠다고 대통령님 앞에서 굳게 다짐했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또 "대한민국의 축소판 경기도에서 기득권 깨기로 정치변화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끌어내겠다"라며 "일상 곳곳의 기득권을 깨는 변화를 경기도에서 먼저 만들겠다. 가장 민주당다운 변화를 이끌며 도민이 바라는 변화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