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대강절 셋째주간 금요일
말씀제목
교훈을 받지 아니하겠느냐
성경말씀 예레미야 35장 13절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너는 가서 유다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내 말을 들으며 교훈을 받지 아니하겠느냐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묵상본문
매일 아침 성서일과 본문 말씀 중 한 구절을 묵상한 내용을 교우들과 나눕니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동아줄을 붙잡았던 것처럼, 우리를 살게 하는 길은 오직 말씀을 잡는 데 있다고 여긴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 8:34) 하신 말씀을 나눈 어느 날, 교우 한 분이 자기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마치 스님이 되기 위해 가족을 버리고 절에 들어가듯, 여자가 수녀가 되기 위해 수녀원에 들어가듯 하라는 말인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요. 밥과 나물만 먹고 산다는 것, 수녀원에 들어가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산다는 것은 감옥살이하는 겁니다. 돌봐야 하는 부모님과 가족을 나 몰라라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전 못합니다."
그분께 답장을 보냈습니다.
"‘전 못 합니다’라는 고백이 오히려 진솔하고 흔쾌합니다. 어정쩡하면서도 괜찮은 척하는 것보다는요. 주님의 말씀 앞에서 저 또한 뻔한 한계를 느끼지만, 그 어떤 것도 주님을 따르는 것보다 앞서면 안된다는 뜻으로 새깁니다."
요시야의 아들 여호야김이 유다 왕이었을 때에 주님이 예레미야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레갑 사람들의 집에 가서 데려다가 포도주를 마시게 하라."(렘 35:2) 예레미야는 레갑 가문에 속한 모든 사람을 성전에 있는 한 방으로 부른 뒤 포도주가 가득 찬 단지와 잔들을 내놓고 포도주를 들라고 권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는 포도주를 마시지 않습니다." 하며 거절했습니다.
당시에는 수질이 좋지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료처럼 포도주를 마셨는데도 이를 거절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들의 조상 레갑의 아들 요나답이 절대로 포도주를 마셔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기 때문입니다. 집도 짓지 말고, 곡식의 씨도 뿌리지 말고, 포도나무도 심지 말고, 포도원도 소유하지 말고, 언제까지나 장막에서만 살라는 명령을 무려 250년 동안 자손대대로 철저하게 지켜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더없이 미련해 보이고 나아가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는 일입니다. 시대에 동떨어진 사람, 어리석은 이들이라고 손가락질 받을 수 있는 삶입니다. 그런데도 조상이 남긴 말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레갑 사람들의 모습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의 모습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님의 명령을 끊임없이 거절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에게 이런 이들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셨던 것이지요.
주님을 기다린다고 하는 것은 방청소를 하고 커피를 내리는 정도의 일이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교훈을 받아 정성으로 온맘다해 지키는 것보다 더 좋은 기다림은 없습니다.
묵상기도
우리의 마음과 경험이 주님의 말씀을 걸러내는 체가 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내 생각으로 주님의 뜻을 첨삭하지 않도록 도우소서. 시대에 동떨어진 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받을 지라도, 미련하게 손해를 볼지라도, 그 결정이 위험을 초래한다고 해도, 오직 주님의 말씀을 따를 수 있는 우직함을 주소서.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주님의 교훈을 받으며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