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대공원 후문 근처에 둥지를 틀고 있는 그는 미국인 아내 마이라(Myra, 45) 씨와 슬하에 큰 딸Renee(17)(불교재단 고등학교 재학 중), 큰 아들 Bobi(15), 둘째 아들 Vasya(11 국립 초등학교 재학 중), 막내아들 Liam(3)을 두고 있다. 딸과 둘째 아들은 한국인 학교에 다니고 큰 아들은 미국 교육프로그램인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엄마는 미국역사와 영어 교육, 아빠는 수학과 과학을 맡고 있다. 마이라 씨는 “Bobi는 음악과 미술에 재능이 있어서 제도교육보다는 홈스쿨링 교육 제도가 더 잘 맞습니다. 한국에 오기 전에 러시아에서 9년을 살았어요. 그곳에서 영어나 미국역사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여타 외국인과 달리 한국식 교육을 고집하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이들 부부는 자녀들이 한국의 전통적 가치관과 더불어 남을 배려하고 존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남편은 가정에서 아들에게 엄격한 편이다. 조부모나 친척이 없기 때문에 서로가 의지하면서도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함을 늘 가르치고 있다.
큰딸과 큰아들은 지난 쓰나미 해일 재난이 일어났을 때 Service for Peace(평화를 위한 봉사활동)을 위해 한국 청년 봉사단과 함께 태국을 방문했다.
마이라 씨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유명한 인물의 전기를 읽고 들려준다. “아침저녁으로 가족모임을 갖고 하나님 말씀집을 읽어요. 일요일 아침에는 7시에 훈독회(기도회)를 하고 난 뒤 아침을 먹으면서 서로의 생각과 자녀들의 학교생활, 서로의 걱정과 고민거리를 나눕니다.” 그녀의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 담겨 있다.
마틴 씨는 1982년 뉴욕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다. 아내를 만난 건 아무래도 운명인 듯 싶다. 그녀를 실제 만나기 전에 이미 그녀를 보았으니 말이다. “꿈 속에서 아내와 비슷한 외모의 여인을 보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축복을 준비하고 있었고 문총재께서 거실 중앙 의자에 앉아 계셨는데 한쪽 방을 제가 청소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 방을 아내와 비슷한 여인이 청소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이때 문총재의 얼굴에 빛이 나면서 “저 여인과 결혼하면 행복하겠다”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 후 일주일 후 아내를 만났죠.“ 그 뿐 아니다. 뉴욕교회에 있을 때였다. ”친구들과 센프란시스코의 중국식당에 갔어요. 중국음식 중에 타코라는 음식을 벗기면 그 안에 메시지가 들어 있는데 하나를 뽑아 보았더니 “새로운 인연을 만난다”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었어요.“ 그런데 아내는 섭섭하게도(?) 남편이 네델란드인이라고 말하자, 어디에 있는 곳이냐고 물었단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tongil.or.kr%2Fupload%2F2007%2F10%2Feditor%2F472800f53826a.jpg)
결혼 후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다 보니 느는 건 부인의 음식 솜씨다. “일주일에 3일 정도는 한국요리를 먹어요. 장인, 장모님은 스페인 출신이세요. 아내는 어려서 뉴욕으로 이주해 나고 자랐죠. 덕분에 우리 식탁에는 미국, 러시아, 한국요리의 퓨전 요리가 올라옵니다.(웃음)
주말에는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가까운 어린이대공원으로 산책을 하고, 후문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외식을 하는데 주 메뉴는 감자탕이란다. 얼마 전에는 가족 모두 울릉도에 있는 산을 등반했는데 총 8시간이 걸렸다. 뉴요커인 아내는 특히 한국의 산을 좋아한다. “제주도, 울릉도, 경주...모두 인상적이었는데 어딜 가나 역시 산이 좋아요. 산을 바라보면 신의 창조성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들이 선택한 삶은 산을 닮은 삶이다. 선교활동을 하는 마틴 씨가 가장 행복할 때는 다른 사람을 도울 때. “나를 중심으로 사는 것보다 공적인 사고를 가지고 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 그의 집엔 늘 쉬어가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앞으로 그는 내년에 문을 여는 청심국제중고등학교에서 종교과목을 가르칠 예정이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 힌두교, 통일교 등 다양한 종교를 소개하는 비교종교다. “삶에서 행복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수평적으로는 인간간의 행복을 추구하고, 수직적으로는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가 중요함을 교육하고 싶어요. 종교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는 앞으로 서양과 한국의 교육에 관한 비교, 남북통일, 한인 교민에 관한 주제에 대해 쓰고 싶다.
“해외 한인 교민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유대인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지만 개개인이 영향력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점과 뛰어난 두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한국인과 매우 유사해요. 그러나 한국인 스스로가 자부심이 약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리고 싶습니다.”. 할 일이 참 많은 마틴 씨. 그가 왠지 한국에 오래 머물러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