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이가 예전보다 크기는 좀 컸습니다. 제주도에 왔다!와 저와 함께 있는다는 것은 밖으로 뛰쳐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너무 잘 압니다. 이제 도착 이틀째인데 자꾸 밖으로만 나가려고 하니...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아침에 준이를 보니 깜짝 놀랄 정도로 할퀴어 놓았습니다. 상처가 좀 많이 심해서 속상할 지경입니다.
할퀴려는 시도를 자꾸 하기에 떼놓고 말린다고 했지만 내내 감시를 할 수도 없으니... 상처야 곧 아물겠지만 완이의 이런 짓은 나중에 큰 화근이 될 수 있으니 짧은 기간이지만 호된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처를 당하고나면 어떤 부모가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겠습니까? 요즘같은 세상에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폭력의 50%는 부모의 책임입니다. 방임? 소극적 대처? '집에서는 안 그래요'와 같은 주관적 판단? 등등 그 어떤 것보다 이런 행동은 가정에서 막아야 합니다. 내 자식을 보는 눈에도 반드시 객관성을 장착해야 합니다. 아무리 예뻐도 다른 사람을 향한 공격과 폭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관되게 혼내야합니다.
완이가 전혀 보인 적이 없던 자해행동도 꽤 나옵니다. 자해행동을 하는 특수아동은 워낙 많으니 학교에서 금방 배워왔을 수도 있습니다. 나가고 싶다고 가슴을 쳐대더니 결국 머리까지 때리고... 마침 비도 그쳤길래 세 녀석 몰고 집 앞 바다를 나가면서 이것저것 짐싸느라 정작 우산을 안 챙겼더니 좀 불안합니다.
준이는 집에 다녀오더니 내내 머리잡고 있고 뭔일인지 잘 먹질않는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이럴 녀석이 아닌데 식사를 계속 거부하거나 겨우 먹는 모습은 처음입니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집에 있는 동안 뭔가 힘든 일이 있었는지 방에만 틀어박혀 있습니다. 바닷가에서도 내내 머리를 잡고있고...
그래도 바다행은 잘 동행했는데 얼마 놀지도 못하고 엄청나게 퍼부어대는 빗줄기에 우리 모두는 쫄딱 젖어버리고... 완이의 촉각방어를 무시하고 아쿠아슈즈까지 신겼건만. 이제는 제 것을 신겨도 거의 맞을 정도로 컸습니다.
빗줄기가 갑자기 어찌나 세졌는지 손쓸새도 없이 쫄딱 젖은 수준인데 휴대폰 망가질새라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아쉽기만 합니다. 비에 젖는 모습들이 어찌나 우습던지 다들 비피해 도망치느라 혼비백산...
결국 집으로 빠르게 돌아왔건만 내내 물놀이가 그리운 완이는 비를 맞아가며 마당에서 들어오질 않습니다. 장마끝나면 종일 바다에 풀어놓아야 할 듯 합니다.
정말 간만에 비에 쫄딱 젖어 세 녀석 잽싸게 샤워시키고 나니 모두 널브러진 형태가 되었는데 잠시 눈감았다 떴는데 완이소리가 나질 않습니다. 거실 문과 방충망을 열고 나가버렸네요. 거실에서 바로 밖으로 나가서는 카니발 차문을 열고 안에 앉아있습니다. 날 데리고 빨리 어디론가 가라는 듯... 아이고 자기 필요한 건 다 하는 걸 보니 그건 또 발전이네요. 녀석 태우고 해안도로 신나게 질주! 어찌나 좋아하는지.
또 하나 큰 발전이라면 엄청 먹는다는 것! 밥주기 전에 식탁에서 대기하고 입맛에 맞는 건 바닥이 보이도록 먹고, 암튼 이 점은 좋습니다. 제발 제발 더많이 좋아지도록, 특히 전두엽이 깨어나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
첫댓글 아, 고생 하십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 점점 나아지니 그 보람으로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