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포도주와 테텔레스타이
신 포도주는 로마 군인들에게 필수 휴대품이었습니다. 물이 흔하지 않은 중동지역에서 신 포도주는 갈증을 해결해 주는 음료였습니다. 이미 시어 버렸기 때문에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신 포도주였습니다. 전쟁에 나가서는 상처 입고 쓰러진 동료에게 먹여주는 음료가 신 포도주입니다. 신 포도주는 갈증 해소와 통증 완화의 효과가 있습니다.
상처입고 쓰러져 피를 흘리는 부상병에게는 물을 먹일 수 없습니다. 피를 쏟는 환자가 물을 마시면 피를 더욱 많이 쏟아내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를 흘리는 부상병이 갈증을 호소하면서 물을 찾을 때 신 포도주가 제격입니다. 너무 시어서 많이 마실 수도 없을뿐더러 마시면 어느정도 갈증을 해소하고 통증도 조금은 가십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내가 목마르다”라는 말씀을 합니다. 그러자 십자가 아래에 있던 로마 병정이 자신들이 휴대한 신 포도주를 우슬초에 적시어 예수님의 입에 대 주었습니다. 요한복음을 기록한 사도 요한은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목마르다 하시고 신 포도주를 받으신 것은 시편 69:21절에서 다윗이 탄원이 이루어짐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이 쓸개를 나의 음식물로 주며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사오니”
예수님은 다윗의 후손으로 오십니다. 혈통으로만 후손이 아니라, 다윗이 당한 고난을 재현하면서 메시아를 예표 한 다윗의 경험을 상기합니다. 이렇게 하신 후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합니다. 헬라어로 “테텔레스타이”입니다.
테텔레스타이는 유독 예수님만이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테텔레스타이는 당시 모든 죄수들이 자기의 형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 감옥을 나서기 전, 자기의 죄패 아래서 크게 외치던 관용구였습니다. “나는 내가 지은 죄 값을 모두 치렀다. 그랬으니 나는 이제 사회에 복귀한다. 공민권을 회복하고 사회에 되돌아가 사람 구실 제대로 하면서 살겠다.”라는 다짐으로 외치는 말이었습니다.
자기 형기를 마친 죄수들의 입에서 나오는 ‘테텔레스타이’의 외침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죄수들의 테텔레스타이와 예수님의 테텔레스타이는 차이가 있습니다. 형기를 마친 죄수들은 자기의 사회 복귀를 위한 준비가 다 이루어졌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말씀을 하시고 곧이어 숨을 거둡니다.
예수님의 테텔레스타이는 자신의 숨 거둠이었습니다. 예수님의 테텔레스타이는 자기를 위한 ‘이룸’이 아니라 십자가 보혈에 의지하여 구원받을 자들을 위한 ‘이룸’입니다. 예수님의 ‘이룸’으로써 비로소 이 땅의 죄인들이 형벌을 주님의 피로써 대신하고 죄인에서 의인이 되어 천국시민이 됩니다. 유일무이한 진정한 ‘테텔레스타이’입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