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나노(iPod nano) 6세대가 국내에 출시됐다. 지난 1일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새 아이팟 제품군을 선보이면서 “2001년 아이팟이 첫 선을 보인 이후 가장 큰 업그레이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새 아이팟 나노는 디자인과 기능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아이팟 나노 6세대를 시계형 암밴드에 장착한 모습 (출처 : ogikubokei @플리커)
디자인 측면에서는 화면 크기를 1.5인치로 줄이고 클릭 휠을 과감히 없앤 것이 눈에 띈다. 덕분에 크기가 이전 제품에 비해 46%나 작아졌다. 가로·세로 3cm 정도에 불과하다. 무게도 21g으로 42%나 가벼워졌다. 뒷면에는 클립을 달아서 휴대성을 높였다.
전원버튼과 볼륨 업/다운 버튼을 제외하고는 하드웨어 버튼이 전혀 없다. 아이팟의 상징이던 클릭 휠을 없앤 대신 모든 기능은 멀티터치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와 같이 홈 버튼이 없는 대신 현재 화면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홈 화면으로 돌아간다. 화면을 오른쪽으로 쓸어내면 이전 화면으로 돌아간다. 화면 방향을 전환하고 싶을 때는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누르고 돌리면 된다. 재생 중에 앨범 아트를 터치하면 재생/일시정지, 이전 곡, 다음 곡 재생 등 컨트롤 메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밖에 나머지 기능은 원하는 아이콘을 클릭하기만 하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애플코리아 발표 행사에서 만난 아이팟 나노 6세대
얼핏 보기에 iOS를 탑재한 것으로 보이지만, 동일한 UI를 제공하고 있을 뿐 완전한 iOS를 탑재한 것은 아니다. 앱스토어에 접속해 추가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대신 제목, 아티스트, 앨범, 재생 목록 등을 선택해 음악을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음악 재생 기능에 중점을 뒀다.
음악 감상 이외에 사진 감상과 FM라디오, 시계 기능과 나이키+, 만보계 등 체력관리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재생목록을 새롭게 편집해주는 ‘지니어스 믹스’ 기능과 아이팟을 흔들어서 무작위로 노래를 재생해주는 ‘쉐이크 투 셔플(Shake to Shuffle) 기능도 지원한다.
한편, 스티브 잡스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용자들과 악세사리 업체들은 아이팟 나노의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에 주목하기 보다는 이 제품을 시계로 활용할 수 없을까 하는 점에 더 관심이 많은 듯 하다. 정말이지 디자인 면에서 봤을 때 괜찮은 암밴드 악세사리만 하나 구입하면 손목 시계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실제로 지난 1일 새 아이팟 시리즈가 공개된 이후로 다양한 시계 악세사리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아 손목에 차더라도 꼭 이어폰을 꽂아야지만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현재로서는 아이팟 제품군 가운데 아이팟 터치에서만 블루투스 기능이 지원된다. 아날로그 3-핸들 시계를 제외하고 다양한 시계 디자인을 제공하지 않는 점도 아쉽다. 물론 애플이 시계 용도으로 아이팟 나노를 디자인한 것은 아닐테지만 말이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색상의 MP3가 재생되는 애플 시계’를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들은 시계형 암밴드 악세사리를 함께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 중에 재미있는 디자인을 몇 가지 더 소개한다.
iLoveHandles의 제품
incipio의 제품
Maratac 제품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iWatch 컨셉 사진 (출처 : ADR 스튜디오)
새 아이팟 나노는 28일부터 온라인 애플 스토어와 애플 공인 대리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8GB 모델은 20만 9천 원, 16GB는 26만 원에 판매된다. 색상은 실버, 그라파이트, 블루, 그린, 오렌지, 핑크의 6가지다. 온라인 애플 스토어에서는 레드 컬러도 독점적으로 판매한다.
애플은 아이팟 셔플 신제품도 함께 출시했다. 아이팟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작고 가벼운 제품으로 2GB 모델을 6만 5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iOS4를 탑재하고, 페이스타임 사용할 수 있는 아이팟 터치 신제품은 다음달에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