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미가 오디오를 만드는 것이다. 그냥 무턱대고 재미있어서다. 아무것도 싫고 그냥 회로도 보고 그리고 새로
구성하고 부품을 구입하고 주말만 되면 택배가 어김없이 와 있고 하는 것이 재미있다. 다만, 집사람이 늘 난리를
친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느냐며 어떻게 매주 택배가 산더미(?)처럼 쌓이냐고 하는데 그건 집사람이 말이 백번 옳
다.
이번에 도전한 것은 여기 공제품인 오리지널 마란츠 7(이하 오마7)를 복각하는 거였다. 그냥 단체공제하면 쉽고
간단할 텐데 뭐하러 자작을 택했을까 그냥 난 내 방식대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다. 그렇다고 완전히 바꿀 능력이
없으니 진세상에서 구입할 수 있는 PCB세트와 모드부 온오프 스위치 그리고 톤콘트롤만 구입하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한 것이다. 물론, 케이스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몇 가지를 더 구입은 했지만 그 외 볼트 너트까지 모두 내가 직접 부품을 구입하면서 했기에 손이 많이 갔다.
부품은 집에 있는 것에다 추가로 구입한 관계로 부품값은 그렇게 많이는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케이스값의 비
중이 60%를 차지했다. 물론, 케이스는 이곳 아니면 구입할 수 없기에 감수하였고 다행스럽게 아주 어렵게 졸라서
그나마 받을 수 있었다.
이걸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부품을 선별하고 사는 것이 진짜 재미있더라. 거기에 부품 판매하는 곳이 여러 곳이
있어 구입하지 못할 것이 없었다. 아마도 택배비가 부품값 만큼은 아녀도 꽤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난 케이스 가격에 놀랐다. 그래서 그냥 내 바램이지만, 자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이 될 만큼 고가이니 좀 더
저렴하게 만들어 공급하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납땜은 보일러 실에서 귀마개와 마스크와 돋보기와 목도리까지 하면서 했다.
특히 납땜을 잘 못하면 다시 작업할 수가 없을 만큼 복잡한 제품이라 꼭 독보기로 확인하며 납땜다. 그렇
게 해도 냉땜이 두 군데나 있었다.
완성 후에도 계속 뜯었다 고쳤다를 밥 먹듯이 했는데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뜯고 붙이고 하니 너무 간단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더 복잡하면 어떨까 싶었다. 좋은 소리가 되려면 좀 더 복잡해야 되는 거 아닐까?
최소한 이 자작품보다는 좀 더 복잡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드디어 완성했다.
소리와 상관이 없는 부자재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알리를 이용했는데 노브 중 하나가
끼운 후 빠지질 않는다. 이걸 빼내느라 얼굴에 상처와 글씨가 지워져
버렸다. 이럴 거면 좀 비싸더라도 국산품을 쓸 걸---.
아무튼 아래 사진처럼 생각보다 상당히 이쁘다. 중후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소리는 고음이 시원하게 나오질 않는다. 뭐 거기에 잔향을 기대하기란 애시당초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중저음은 의외로 합격이다. 좋다. 혹시나 배선 때문인가 싶어
일부에 웨스턴케이블(20게이지 단선)으로 바꿨고, 커플링 콘덴서를 범블비로 일부만 교체를 했다.
거기에 저항도 라인단을 AB로 모두 교체도 해봤다.
그렇게 해도 고음이 바뀌질 않는다. 내가 원하는 고음은 시원하게 쭉 뻗어주고 잔향까지 느껴야 하는데
이게 그렇지가 않다. 약간 뭐랄까 찌그러지듯하고 소란스럽고 시끄럽기까지 하며 잡음처럼 들리기도 한다.
결국 자꾸 신경이 쓰여서 잘 듣지 않게 되더라. (진짜 이유는 아래에 설명했는데 바로 신호선이 접지가 되어
발생한 것이었다. 제품 문제가 아니었다.)
이런 이유로 튜닝을 하게 되었다.
2023.9.까지 여러 가지 바꿔보기도 또 달아보고 거기다가 모드부가 음질에 영향을 줄까봐 거치지 않고 연결하는
등 많은 것을 해봤다.
그 결과
모드부를 거치지 않고 연결하니 고음의 끝부분의 소리가 조금 좋아진 듯하지만 완벽하지 않고
어둡던 소리는 보드와 출력 셀렉터 연결선을 네오텍의 7N 순은선으로 연결하니 조금 밝아진 느낌 정도.
그래도 들을 때마다 청신경을 건드리는 고음부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해서 톤 콘트롤를 AB저항과 콘덴서도 갈아보았다.
아주 미세한 변화는 있지만 원하는 소리는 얻지 못했다. 물론, 너무 과한 기대를 해서일까. 생각보다
납득이 가지 않는 소리가 난다. 즉, 고음이 아무래도 영 맘에 들지가 않는다.
해서 또 후반부 0.33uf과 0.01uf 그리고 후단게인조절 볼륨의 문제가 아닐까 싶어 여기도 저항을
AB저항으로 교체했고 콘덴서도 범블비(0.01uf)과 실버캡(브라운 0.33uf)으로 갈았지만 고음은
크게 변화가 없다. 거기에 실렉터도 갈아보았지만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
아쉽다. 보드는 PCB이니 손 볼 것이 없구(AB저항만 갈았다.) 이제 더이상 이 제품으로 더이상 튜닝할
것이 없다. 이게 끝이다. 끝(종료)
그런데
23.12.에 알리에서 아주 저렴하게 산 볼륨이 이상이 생겨서 이걸 진세상에서 다시 구입하여 교체를
하였다. 교체 후에도 둘 다 비슷한 증상이 있어 조립의 문제란 것을 금방 알겠더라. 하여
입력쪽과 모드부쪽을 집중적으로 확인을 하였다. 결과는 모드부 라운드니스의 접지가 신호선 한 쪽에 살짝
붙어 있었던 거다.
그래서 고음이 이상하게 났던 것이다. 이걸 해결했더니 좌우 소리 크기도 같고 고음도 예쁘게
잘 난다. (고음의 찌그러진 소리는 이 부분 때문이었다.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좀 더 들을만 해졌다.)
그리고 포노부분의 0.47uf 문도르프를 스프라그 오일콘덴서로 교체해봤다. 완전히 소리가 달라졌다. 메마르고 고음이
이상하게 들리던 소리가 정상적으로 완전히 다른 좋은 소리로 변화했다. 혹시 문도르프가 장착된 부분이 있다면
무조건 다른 콘덴서로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물론, 스프라그 콘덴서가 좋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문도르프 콘은
음질이 별로였다. 에이징이 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수 년이 지나도 전혀 변화되지 않아 다른 콘으로 바꾸니 소리 완전히 달라졌다.
뭐 끝내주는 소리는 아니지만 이전 소리보다는 좀 더 나아진 정도였다.
고음을 자꾸 말하는 이유를 말하고 싶다. 나는 "스,즈,츠" 소리로 확인한다. "스"소리가 특별하게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들려야 하는데 특이하게 "스,즈,츠"가 유별나게 들리면 좀 이상한 것이다.
더우기 '스' 소리가 혹여 "츠 쯔"로 들리면 이건 오디오라고 할 수가 없다.(이 부분은 신호선 접지를 잘 봐야 한다.)
하여간 이 엠프로 별 짓을 다했지만 해결은 못 봤다가 접지문제를 조금은 해결했더니 지금까지의 고음의 이상한
소리는 많이 수습은 되었으나 완벽한 고음은 아니다. 좀 아쉽다.
참 발란스가 공제처럼 연결했더니 좀 이상하다. 아무리 돌려도 좌우가 조정이 되지가 않고 끝까지 가면 한 쪽만
나오는 거다.
해서
난 이걸 볼륨의 아웃트가 납땜한 부분을 뜯어 발란스에 연결한 후 메인 볼륨에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것도 상당히 돌려야 영향을 주긴 하지만 컨트롤이 된다. 발란스 조정이 정말로 되는 거다.
또
셀렉터를 여기 공제품과 똑 같은 걸 구입하여 동일하게 연결했더니 꽤 괜찮게
운용이 되더라.
AUX를 연결하면 포노부의 진공관이 자동으로 꺼지게 되더라. 아주 맘에 들었다. 이건 사소한 것이지만
꽤 좋은 방식이더라. 그리고 험이 의외로 잘 잡아 논 회로더라. 자작인데 말이다.
이거 음질을 떠나 괭장한 거다.
자작을 하면서 느낀 것은 모양보다는 음질에 집중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기술을 최대한 적용하여
모양도 좋고 음질도 압도적으로 좋은 것을 만들면 얼매나 좋겠나. 근데 자작은 어찌되었던 비전문가인
우리가 만드는 것이니 고도의 스킬이 필요한 부분은 생략될 수도 있다보니 모양에 비중이 클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중꿔넘들은 완전히 MC275를 통째로 똑 같이 만들어 팔더라. 진짜 똑 같다. 가격도 초저가다.(150~200만 전후)
초단 진공관 수도 7개로 완전히 똑 같더라. 보기는 좋은데 중꿔제품에 수백만원 누가 투자하겠는가.
당연히 수준 이하일 것이다.
왜 모양에 신경쓸까 당연히 음질에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내 기억의 마란츠 오리지널 소리는 군더더기 없는 자연스럽고 유연한 소리였다. 저음이 과다하거나 고음이 많다
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유연하면서 자연스럽더라. 개인적 느낌이라 다를 수 있다.
오마7의 장점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들었더니 나쁘지가 않은 소리가 난다. 근데 오래 들으면 뭔지 모를
고음이 계속 거슬린다. 시원하게 쭉 뻗어 나야 하는데 고음의 끝이 영 이상하다. 마치 살짝 찌그러
지듯하게 완벽하게 고음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너무 아쉽다.
참! 전압을 채크하다 발견한 건데, V3와 V6는 꼭 진공관을 꼽아야 한다. 이걸 한 쪽을 빼면 V6의 전압이 높아지고(60v 이상)
전체적인 전압이 상승하더라. 해서 꼭 V3와 V6는 동시에 전원이 들어가야 된다. 내 자작품만 그런지
모르겠다. 나는 거의 포노는 쓰질 않기에 포노부의 진공관 모두 빼 놓고 사용하려고 전압을 채크했다가 알아낸 것이다.
문도르프 0.47uf 바꾸고 나서는 오마7의 포노도 가끔 듣는다. 물론 외장 포노 앰프는 워낙 월등하기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예전엔 아예 들을 생각조차도 안 했었는데 지금은 가끔 듣기도 한다.
아무튼 이번에는 공제품을 목표로 삼아 진짜 자작을 오랜 시간을 통해 완성했다. 공제품과는 PCB부터 다르다
순수 자작품이다. 공제품과는 다른 제품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성품인 다이나코 파스2와 비교해봤다.물론 기성품
파스2의 고음이 월등하기 때문에 둘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오마7의 고음이 정상으로 나온다면 좀 더
비교할 수 있지는 않을까. 현재로서는 너무도 차이가 난다. 기성품 파스2는 그냥 편안하고 긴장감 1도
없는 청감상 너무도 자연스럽다. 오마7이 이 정도면 하이엔드라 감히
말할 수 있지만 혹여 튜닝하면 좋은 소리가 날까하여 부품도 바꾸고 했지만 돈만 날렸을 뿐이다.
결과는 쓸데없었지만 만드는 즐거움은 그래도 줬다.
이거면 됐다.
소리를 함 들어보자
1. 진공관 : 페어가 아닌 여러 회사 진공관으로 구성.(라인단 텔레풍켄, 포노부 EH관)
2. 파워(오리지널 웨스턴 300b을 장착한 모노블럭 자작 파워엠프) + 마7 + cdp + spk(스튜디오 20)
(최초 튜닝 음질 듣기)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hj_hAMgYlEU&t=60s
이하는 튜닝이 좀 더 된 상태에서의 소리다.
첫댓글 성공 득음 축하합니다. 멋쪄요
에구 수고하셨습니다
헌데 더 수고 한것은
마스크에
귀마개
목도리
보일러실 제작이라니요
앞으로는 거실로 입실을 하시길
추운데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거실로 왔다가 다시 베란다로 쫒겨났는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