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밝게 더 기쁘게
요즘에 “나는 솔로”라는 TV 프로그램이 있기를 얻고 있습니다. 남자 여자 짝을 맺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실제 결혼하는 분들도 있고 그렇게 결혼하셨던 분이 우리 성당에 영세받으러, 영세시키러, 봉사하러... 이렇게 세 분 오기도 했었습니다.
오늘 독서는 솔로들에 대한 바오로의 견해, 그리고 돌싱이라고 하지요. 돌아온 싱글... 그런데 바오로는 이혼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히 과부의 재혼에 대해서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신의 유익함에 대해서, 또 혼기가 찬 딸에 대해서 부모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등등 결혼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한마디로 바오로는 결혼에 대해 꼭 해야 되는 것으로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독신으로 지내는 것이 좋다 라고 얘기하지요. 하지만 결혼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충실하고 아내와 갈라졌으면 아내를 얻으려고 하지 말라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바오로 사도는 종말론적인 결론으로 얘기합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제 곧 닥칠 종말을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져 가고 있으니 결혼도, 슬픔도, 기쁨도, 어떤 소유에도 집착하지 말라고 훈계합니다. 결혼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의 것들을 파생합니다. 집안끼리의 소통 관계, 자녀 양육, 미혼, 재혼, 사별, 독신, 부모가 된다는 것, 부모로서 결혼하는 자녀에 대한 이러저러한 것들... 바오로 사도는 그 모든 것에 세상 종말을 연관시켜 생각하게 합니다.
어떻게 보면 결혼이라는 것은 하느님 창조사업에 동참하는 것이고 사랑을 완성시켜 나가는 것인데 바오로 사도는 왜 이렇게 종말을 강조하고 있는가... 바오로 사도의 종말론은 이 두 단어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이미”, “아직”... 바오로 사도에게 종말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종말을 사는 것처럼 살라고 가르침을 주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에게 그리스도인이라 함은, 이미 종말론적으로 거룩한 존재, 이미 영적인 존재들이고 이미 천사와 같은 존재가 되었기 때문에 결혼에 특별히 미련을 두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천사가 결혼하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결혼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현세적 고통을 겪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섬기는 것보다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을 섬기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는, 긍정적인 차원에서 주님을 섬기게 하려는 바오로의 생각입니다.
결혼하면서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무엇을 더 얻어 소유하기도 하는 것, 희노애락, 생로병사를 겪는 것... 인간적인 것이고 중요한 것이고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현세적인 세상사에 몰두해서 이미와 아직 사이의 종말을 살아가지 못하고, 사는 것에 몰두해서 죽음을 잊고 사는 때가 허다하며 현세적인 문제들에 얽매여서 주님마저 잊어버리거나 무관심한 삶도 비일비재하니 많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바로 이 점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 마지막 말씀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것은 사라지고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언제까지 우리가 살아있지 못하고 그 순간에 머물러 있지 못하고 우리도 흘러가는 사람입니다. 세상을 이용하고 있지만 세상을 다 쓰지 못하는 사람처럼 세상의 시간, 세상의 것, 세상의 일에 딱 붙어서 살아가기보다... 세상에 떨어져 주님과 가까이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용하고, 지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오늘 독서를 저는 한마디로 “초연한 삶”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떤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에서 벗어나 그 현실에 아랑곳하지 하지 않는 것... 어려운 겁니다. 이것에 그나마 쉽게 접근하려면 십자가를 보면 됩니다.
“초연한 죽음” 우리는 십자가를 보면서 나의 죽음도 기억할 줄 알아야 하고, 그렇게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는 것이 삶에 집착하고 얽매이지 않게, 초연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결국엔 Memento Deum, 주님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Carpe Diem, 그날그날의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비결일 것입니다.
첫댓글 아멘~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아멘...
세상을 다 쓰지도못하고 갈 인생... 발에 차이는 돌맹이하나가 오히려 나보다 더 오랜 세상을 살았을수도 있겠구나...숙연해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