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반경 [行動半徑]
김광한
아침 9시쯤 집을 나서서 버스를 타려면 그 옆에 공원이 하나 있는데 조깅하는 길을 만들어 놓아서 많은 사람들이 조깅을 하러 오지요.젊은이, 늙은이 남녀를 불문하고 건강에 관심이 있고 이 세상에 더 머물고 싶어하는 분들의 운동장소인데 벤치에 앉아서 그분들의 조깅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별안간 이런 생각이 났지요.
이맛살을 짜붙이고 곁눈질도 안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노인네는 그 인생도 짜붙이 고 신경질적으로 사신 것이고,겅중겅중 마치 장거리 선수처럼 몸을 크게 놀리는 사람은 그 인생도 겅중겅중 뛰어 다니면서 산 사람이고요,몸을 방정맞게 까불고 뛰는 사람은 까불면서 산사람이고요,아장아장 크로스 컨트리 하듯하면서 뛰는 사람은 인생의 폭도 마치 구멍가게 하듯이 쩨쩨하게 산 사람이고요,얼굴 주름이 야비하게 곁으로 그어진 사람은 야비하게 산 사람이고요,하늘만보고 뛰는 사람은 구름잡다가 끝난 사람이고요,입을 앙다물고 앞을 노려보면서 뛰는 사람은 자기 이익에 배반되면 송사도 불사하는 사람이고요,곁의 사람에게 길을 서슴없이 양보 하는 사람은 신사답게 산 사람이고요,병아리 뛰듯 종종 걸음으로 뛰는 사람은 그 인생도 종종 거리면서 초조하게 산사람이지요.주먹을 불끈 쥐고 뛰는 사람은 소유 욕이 많아서 남들에게 욕께나 먹으면서 산 사람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