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부터 알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 아래 내용은 근무했던 기관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 정리입니다. ※ 모든 기관·지역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으며, 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존재합니다. 다만, 최소한 “참고는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1.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 “연구사는 연구만 하고, 지도사는 지도만 한다”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농업연구사와 농촌지도사를 준비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아직 이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잘 모른 채 공부를 시작합니다.
- 연구사는 연구만 하는 사람
- 지도사는 농민만 만나는 사람이라는 막연한 이미지로 접근한다면, 입직 후 현실과의 간극에서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실제로 행정업무가 엄...청 많습니다. 2. 국가직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및 산하 연구기관) 현재는 공채가 사실상 사라지고, 석사 이상 경력채용 중심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연구만 할 줄 알았다면 오산” 특히 실험실 생활을 거의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입직한 연구사들의 퇴직 비율이 높았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시기, 동시에 입사한 신규 연구사 6명 중 4명이 퇴직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2-1. 연구보다 행정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 연구기획
- 예산·정산
- 물품구매
- 과제관리
- 평가 대응이 모든 걸 배워가면서 연구도 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그 과정에서
- 피펫을 거의 잡아본 적 없는 사람
- 학부 때 피펫휠러만 써본 사람도 있었습니다.
2-2. 박사학위는 사실상 필수 국가직 연구사는 정체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 연구 분야를 계속 갈고 닦아야 하고
- 박사학위는 거의 필수가 됩니다
대부분 본인의 연차·시간·돈을 갈아 넣어 학위를 취득합니다(※ 농업기술센터 연구사는 예외). 간혹 농촌진흥청에 지원사업이 있긴한데 주변에서 받아봤다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2-3. 평가 시스템이 생각보다 냉혹하다. 연구사라면 본인이 주도하는 과제가 반드시 있습니다. 이 과제가 정상적으로 수행이 되었는가, 더 수행해도 되겠는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과제의 평가는
- 중간진도평가
- 연말평가를 거칩니다.
연구를 함께 수행한 전문연구원(석·박사급)들이 함께 참석하고, 질의응답 과정에서 가차 없이 깨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을정도입니다.
- 중간평가는 이후 방향 조절이라도 가능하지만
- 연말평가는 이미 과제가 끝난 시점
그럼에도 같은 지적을 반복하는 평가자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환경속에서도 특히 시험에 합격하고 그전까지 인정을 받아왔던 사람일수록 이 과정을 더 힘들어했습니다.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버티는 것이 학부 출신 신규자에게는 특히 어렵겠죠 “석사 출신이면 괜찮지 않나?” → 그렇지도 않은게, 석사 이상만 지원 가능하다고 해도 이들 역시 실질적인 행정업무 경험은 거의 없습니다. 한 사례를 들면,신규 연구사가 실장 부재·해외파견 등의 이유로 실장급 회의에 직접 참석하게 되었고 회의 내용을 실장과 연구사에게 보고해야 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몰라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일도 있고..
이것을 포용해주는 조직은 아닙니다. 조직이 보수적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2년 정도 버티고 “이건 아니다”라고 판단해 지도사 시험으로 방향을 튼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지방직보다 국가직이 덜 보수적이라 느꼈습니다. 못 버틸 곳은 아닙니다. 사람 사는 곳입니다.
3. 지방직 농업연구사 (시·군 농업기술센터) 국가직과는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 대부분 합격한 센터에서 정년까지 근무
- 연구가 주업무가 아닌 경우가 많음
센터 연구사가 박사학위를 하겠다고 하면 주변 반응은 대개 “굳이…?”입니다. 왜냐하면 인사권자에 따라
- 주업무가 연구가 될 수도 있고
- 농업인 교육·사업 담당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1. 업무의 경계가 거의 없다 극단적인 예지만,
- 연구사가 농업인 교육을 맡고
- 지도사가 토양검정·잔류농약 분석을 맡는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연구사로 합격했으니 연구를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은 지방직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지인 중 한 명은
- 국가직·지방직 연구사를 모두 준비했고, 지방직에 합격했지만
- 토양 pH·EC 측정 같은 테크니션 업무에 행정만 해서 너무 짜증난다
“실적 쌓아서 도원으로 가겠다”고 했지만 아직 5년째 그대로입니다.
3-2. 인간관계의 비중이 매우 크다 국가직은 조직이 크기 때문에
- 사이 안 좋은 사람을 평생 볼 확률이 비교적 낮습니다.
- 순환보직, 비교적 전출도 잦습니다.
하지만 센터는 다릅니다.
- 같은 사람을 퇴직할 때까지 계속 봐야 합니다
- 센터 자체가 매우 좁습니다
- 과장 및 센터소장에게 아무리 사정해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교류 이동.
- 본인 지역이 ‘인기 지역’이 아니라면
- 교류로 이동할 생각은 접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차라리 재시험이 낫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방직 연구사(센터 소)는 국가직 연구사보다 ‘연구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4. 농촌지도사 “대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부터 알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의외로 한 번도 가본 적 없이 합격한 사람도 많습니다. 심지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들어온 경우도 있습니다. 센터에 가면 흔히 적혀 있는 문구가 있습니다.
“농업은 스마트하게! 농촌은 매력있게!”
4-1. 농업을 스마트하게
- 중앙(농진청·기술원)에서 개발된 기술을 지역에 접목
- 농업인 소득 증진
이를 위해
- 농업인 교육
- 각종 보조사업
- 시범사업 등을 담당합니다.
4-2. 농촌을 매력있게 귀농귀촌관련 사업만 포함하는 것이 아닙니다.
- 농촌 공간전환
- 농촌 체험
- 생활인구 확대
- 규제 완화·인센티브 등을 포함합니다.
4-3. 지자체 고유 사업 지역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 바닷가 지역 → 조개껍질·불가사리
- 이를 센터에서 매입해 비료로 재생산
- 지역 내 순환 구조 형성
지원하려는 지역의
- 특산품
- 고유 사업을 미리 보는 건 선택이 아니라 준비입니다.
4-4. 지역 특성은 업무를 결정한다.
- 농업인 비율 50% 이상인 지자체 → 민원·사업·재배 파트 업무가 비교적 높음
- 농업인 비율 10% 내외, 도시형 → 도시농업·치유농업·공간전환 비중이 높음
6개월마다 인사이동이 있는 조직에서 언젠가는 맡게 될 업무입니다. 후자의 경우 어쩌면 의정부시처럼 농업기술센터가 없어지고 '도시농업과'의 형태로만 남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4-5. 지도사의 현실적인 이야기 하나
- 출장 매우 많음
- 차는 사실상 필수
- 센터는 대개 외곽 위치
- 야근 후 대중교통 퇴근은 힘듬
실제 현장에서, 행정복지센터로 갈 일이 있어서 갔다가 “면서기가 면허도 없다는 게 말이 되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물론 지도사는 면서기가 아니지만.. 그만큼 출장이 많아요. 생각보다.
5.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합격선, 커트라인만 보고
- 연구사냐, 지도사냐, 농업직 9급이냐
- 어느 지역이냐를 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직 필기합격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런걸 다 찾아봅니까? 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는 평생 다닐 직장인데, 왜 그것조차 알아보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공직생활 10년 하고 그만둘 게 아니라면, 연금도 없습니다(그나마 30만원입니다 달에). 공부하는 시간뿐 아니라 근무했던 시간까지 “좋은 경험이었다”로 퉁치기엔
당신의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당신의 여름은 생각보다 훨씬 소중합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부디 오랜 후회를 않기를 바랍니다. |
첫댓글 잘 정리해주셨네요 상당히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농진청 준비하려했는데..평가를 받는다는 내용은 전혀 몰랐습니다. 논문 디펜스할때 깨지는 느낌인가..?? 좋은 정보 너무 감사합니다!!!
디펜스랑 좀 다른점은, 보통 연구과제에는 인건비가 포함되어있고, 그 인건비에서 연구원의 급여를 줍니다.
3년 혹은 5년짜리 과제가 중도인 1년 혹은 2년에 없어지게된다면 같이 일한 연구원도 나가야하는 일이 벌어지게됩니다.
이런일이 종종발생하는 사람은 외부연구과제를 따오기도 힘들어집니다.
@앙그레쿰 와....그러겠네요..시간지나고 괜히 5급 다는게 아니네요..다시한 번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귀한 시간 내어 경험의 글을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들어봤던거와 비슷하기도 하면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어 참고가 됐네요 ㅎㅎ
시험합격이 첫순위지만 결국 그 조직에 내가 얼마나 녹아내리고 버틸 수 있는지가 최종관건 인거같습니다 ㅎㅎ;
네, 그냥 합격커트만 보는게 아니지요..
너무 쉽게 생각하고, 적응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도움되었습니다.
연구사에 관하여 국가직과 농업기술센터만 언급하셨는데 도 기술원은 어떤지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도 기술원은.. 잘몰라요
근무를 안해봤어요. 근데 업무자체는 농진청과 동일하고, 인사관련해서는 센터랑 비슷하다고 알고있어요. 센터는 일반적으로 연구관 티오가없어서 승진이 불가하지만, 도의 경우는 연구관 승진가능하고 보통 승진하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더라구요.
도 산하 연구소가 많잖아요? 그리로 가는경우가 많더라구요.
@앙그레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