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신나게 살았당께로
초록은 동색이라
끼리끼리 산다 했지
세상살이 몇 번 혼쭐나고 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니더라
초연하게 살고 싶어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람이 어디 혼자 사나
부대끼는 맛에 사는 거지
초심은 어디 갔는지
혼돈 속을 헤매다가
뒤돌아서 생각해 보니
그것도 다 내 인생이더라
그래도 신나게 살았당께로
좋은 날 궂은 날 다 있었당께로
넘어지고 깨지고 혼쭐도 났지만
웃을 일이 더 많았당께로
그래도 멋지게 살았당께로
내 자랑 조금 해도 괜찮당께로
세월아 너무 빨리 가지 마라
아직 할 이야기가 많당께로
초보 딱지 붙여놓고
썩은 마크파이브 몰던 날
차는 덜덜 나도 덩달아
세상 다 가진 듯 신이 났지
오토바이 한 대 생긴 날엔
집사람 뒤에 태워놓고
바람 한번 제대로 맞아보자며
온 거리를 누비고 다녔지
만학에 시작한 아르바이트
어쩌다 일이 커져 사업이 되고
빈손으로 시작한 그 시절이
지금 생각하면 참 좋았더라
그래도 신나게 살았당께로
좋은 날 궂은 날 다 있었당께로
돈 없어도 겁 없이 달리던 그때
내가 제일 부자였당께로
그래도 멋지게 살았당께로
내 자랑 조금 해도 괜찮당께로
세월아 너무 빨리 가지 마라
아직 할 이야기가 많당께로
네 살배기 아들 뒤에 태우고
살살 간다고 갔는디
등 뒤가 어째 조용하다 했더니
고놈이 꾸벅 잠이 들었네
놀라서 세우고
한참을 쳐다보다
그때는 몰랐지
그날이 그렇게 그리워질 줄
회 한 사라 초장에 찍고
혼술 한잔 따라놓고
지나온 세월 꼼꼼히 세어보니
잃은 것만 있는 게 아니더라
초라한 날도 있었고
혼비백산한 날도 있었지만
내 사람들과 함께한 날은
하나같이 자랑이더라
그래도 신나게 살았당께로
참말로 재미나게 살았당께로
사랑하고 일하고 애들도 키우며
여기까지 잘 왔당께로
그래도 신나게 살아볼랑께로
옛날 얘긴 아직 이르당께로
오늘도 한잔 웃으며 말한다
내 인생 말이여
제법 괜찮았당께로
자랑 자랑 자랑
사람들은 자랑으로 하루
나도 오늘 하루쯤은
내 살아온 날을 자랑할란다
그래도 신나게
살았당께로
카페 게시글
자유 게시판
RE:그래도 신나게 살았당께로
임파스블
추천 0
조회 84
26.09.03 21:10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