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홍세완(26·기아)이 유격수로 원대복귀한다.
홍세완은 지난해 11월 미국 앨라배마주 스포츠정형의학센터에서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꾸준한 재활 덕분에 방망이를 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으나 강한 송구를 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벤치는 고민 끝에 홍세완을 2루수로 돌리고 김종국(31)을 유격수로 낙점했다. 팔꿈치가 완전하지 않은 홍세완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지난 27일 시범경기 광주 한화전에서도 홍세완이 선발 2루수로, 김종국은 유격수로 출격했다.
그러나 홍세완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백인호(41) 수비코치를 찾아가 유격수로의 원대복귀를 강력하게 희망했다. 아무래도 처음해보는 2루수 자리가 마치 남의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라는 게 홍세완의 설명이었다.
김성한(46) 감독은 이튿날인 28일 홍세완을 유격수로 출장시켰다. 9이닝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홍세완은 실책없이 깔끔한 수비솜씨를 보였다. 하지만 8회초 고동진의 유격수 쪽 깊은 타구 때 1루에 강한 송구를 하지 못한 탓에 내야안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벤치는 일단 홍세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김성한 감독은 “송구가 완전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본인의 의사가 워낙 강경해 유격수를 맡기기로 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기 전엔 홍세완 유격수, 김종국 2루수 체제로 키스톤 콤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해 홍세완을 유격수로 중용할 뜻을 비쳤다.
지난해 타율 0.290 홈런 22개와 함께 프로 22년 사상 유격수로는 최초로 100타점을 돌파하며 골든글러브를 끼었던 홍세완이 올해도 유격수로 그라운드를 누빌 전망이다.
/최경호기자 squeeze@kwangju.co.kr
◇부상자 명단(Disabled List)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보호차원의 취지에서 시행하는 제도다. 선수가 부상하면 팀 닥터 및 전문가와 상의해서 부상자 명단에 올린다. 1일, 3일, 5일, 7일, 15일, 30일 등 종류는 다양하다. 한 번 DL에 올리게 되면 무슨일이 있어도 선수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