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漢詩 영화로 읊다]
|지난 잘못 돌아볼 때도,
| 영화 찍는 감독 나이도…
| 50, 쉰살 ‘知非’였네
전통 사회에서 50은 중요한 숫자였다. ‘주역(周易)’에서 천지 만물을 상징하는 숫자가 50으로, 점을 칠 때는 하나를 빼고 49를 썼다.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의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The French Dispatch)’(2021년)에서도 50이라는 숫자가 두드러진다. 아서 하위처 주니어가 창간한 ‘프렌치 디스패치’란 잡지가 50개국 50만 독자를 보유하며 50주년을 맞는다. 잡지의 ‘예술과 예술가’ 섹션에 소개된 재소자 화가 모세 로젠탈러의 형량이 50년이며, 영화를 찍을 때 감독의 나이도 50세였다. 이백(李白)의 다음 시도 50이라는 숫자와 관련돼 회자되곤 했다.
◆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감독의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The French Dispatch)’(2021년) 메인 예고편 :
https://youtu.be/Y1_Ujpsn1Jc
〈프렌치 디스패치(The French Dispatch)〉는 20세기 초반 프랑스의 한 가상 도시에 상주하고 있는 미국 잡지사 `프렌치 디스패치`에 관한 이야기다. 정신병원에 수감 되어 있는 천재 예술가, 학생운동을 주도하는 청년, 그리고 어린아이의 납치 사건 등 잡지사에서 기사로 다루었던 3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웨스 앤더슨 감독 특유의 유머가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에서 영감을 얻은 앤더슨 감독은 「뉴요커」에서 실제로 취재했던 기사와 인물들을 작품의 일부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베네치오 델 토로, 틸다 스윈튼, 프란시스 맥도먼드, 레아 세이두, 티모시 샬라메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의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프리미어로 소개되었을 때부터 내년 아카데미상의 강력한 후보로 회자되기도 했다. (2021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프렌치 디스패치’에서 경찰 요리사 네스카피에 경위는
병상에서 자신의 지난 삶이 진실되지 못했음을 후회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 영화 속 명대사 :
“세상 모든 아름다움은 저마다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 https://tv.kakao.com/v/423954815
✺ 심양자극궁에서 가을엔 감회가 일어 짓다
어디서 들리는 가을소리인가,
우수수 북쪽 창 대나무지네。
순환하며 변화하는 만고의 마음은,
움켜쥐어도 손에 잡히지 않네。
조용히 앉아 만물 오묘함 살피니,
드넓어 그윽한 외로움 좋네。
흰구름 남쪽 산에서 와,
바로 내 처마 아래 묵네。
唐擧 쫓아가 점 보기 귀찮고,
司馬季主 찾아가 점치기 부끄럽네。
지난 49년이 잘못되었으니,
한번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구나。
메인 데 없는 마음 갈수록 한가로운데,
세상의 도리는 엎치락뒤치락하네。
陶淵明처럼 전원으로 돌아가리니,
시골집넨 술 응당 익었겠지。
-이백의 「감추(感秋)」 시에 차운하다
⦿ 尋陽紫極宮感秋作(심양자극궁감추작)
何處聞秋聲,(하처문추성) 翛翛北窗竹。(소소북창죽)
迴薄萬古心,(회박만고심) 攬之不盈掬。(람지불영국)
靜坐觀衆妙,(정좌관중묘) 浩然媚幽獨。(호연미유독)
白雲南山來,(백운남산래) 就我檐下宿。(취아첨하숙)
嬾從唐生決,(난종당생결) 羞訪季主卜。(수방계주복)
四十九年非,(사십구년비) 一往不可復。(일왕불가부)
野情轉蕭灑,(야정전소쇄) 世道有飜覆。(세도유번복)
陶令歸去來,(도령귀거래) 田家酒應熟。(전가주응숙)
-慵窩集(용와집) 卷之一 [次李白感秋詩]
* 紫極宮 : 玄元皇帝 老子의 제사를 모시는 묘를 말한다.
* 唐生 : (=唐擧=唐莒)은 梁나라의 관상가로 이름을 떨쳤고, 司馬季主는 楚나라 사람으로 역술에 능했다.
[출처] [생각°담다] 자기 앞의 생. 나만의 색으로 물든다. - 이백 <심양 자극궁에서 가을을 느껴 짓다>
노자(老子)를 모신 자극궁(紫極宮)에서 가을날 감회를 읊은 작품이다. 세상일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려는 의지를 담았다. 49년을 언급한 건 춘추시대(春秋時代) 위(衛)나라 거백옥(蘧伯玉)의 고사를 가져온 것이다. 그는 나이 오십에 지난 사십구 년 동안의 잘못을 깨달았다고 한다(‘淮南子’ 原道訓). 후일 이 시를 계승하며 50이란 숫자를 부각시킨 이는 송나라 소식으로(‘和李太白’), 그 영향이 조선에까지 미쳐 많은 시인들이 쉰이 될 무렵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 시를 짓곤 하였다.
영화는 한 권의 잡지처럼 다섯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각각의 내용이 전개된다. 그중 네 번째 ‘맛과 냄새’ 섹션에 나오는 경찰 요리사 '네스카피에' 경위는 서장 아들을 납치한 일당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맹독성 소금을 넣은 음식을 먹는다. '네스카피에'는 사경을 헤매다 깨어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한다. 맹독을 넣은 음식에서 흙과 같은 죽음의 풍미를 느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고백한다.
시인은 마지막에 어지러운 세속을 떠나 도연명(陶淵明)처럼 귀거래하길 꿈꿨다. 도연명도 “참으로 길을 헤맸으나 아직 멀리 가진 않았으니, 지금은 맞고 예전은 틀렸음을 깨닫네(實迷塗其未遠, 覺今是而昨非)”(‘歸去來辭’)라고 쓴 바 있다. 그래서 50은 지난 잘못을 깨닫고 변화해야 함을 상징하는 숫자가 된다. 쉰 살을 ‘지비(知非·잘못을 깨달음)’라고 일컫는 이유다.
[출처 및 참고문헌: < 동아일보 2023년 08월 31일(목)|문화 [漢詩를 영화로 읊다 <65>50이라는 숫자 (임준철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Daum · Naver 지식백과]
첫댓글
9월6일 수요일
달콤한 가을 바람 속에 상쾌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수요일 아침 입니다.
하루하루가 가을 정취가 느껴지고 시원한 바람이 점점 완연합니다.
모든 사물을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합니다.
달콤한 가을 바람 속에 행복이 가득찬 아름다운 나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