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6월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방문하지만, 성모 발현 논란이 있는 메주고리예는 가지 않는다.
교황 방문 홍보담당자인 이보 토마세비치 몬시뇰은 5월 22일 <CNA>에 교황은 6월 6일 사라예보만 방문하며, 크로아티아 국경 근처인 메주고리예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메주고리예에서는 6명이 동정 마리아의 발현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마세비치 몬시뇰은 이들이 교황 미사에 참석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으나, 메주고리예 본당 신자들도 다른 본당 신자들과 같이 대우받을 것이라고 했다.
|
|
|
▲ 성모 발현 논란이 있는 메주고리예 (사진 출처= it.wikipedia.org) |
한편, <메주고리예, 마리아의 현존>이라는 잡지의 편집장인 엔조 마네스는 5월 21일 <CNA>에 발현을 본 이들 일부가 참석할 것이며 메주고리예 본당에서 “많이”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메주고리예에서의 이른바 성모 발현은 1981년 6월 24일에 여섯 어린이가 동정 마리아의 발현을 경험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에 따르면, 발현에는 세계 평화를 위한 메시지와 회개 요청, 기도와 단식 등이 포함됐으며, 미래에 실현될 일들에 관한 비밀들도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성모 발현은 그 첫날부터 지금까지 거의 날마다 계속되고 있으며, 6명 가운데 3명은 지금도 매일 오후에 발현을 받고 있는데, 아직 “비밀들”의 전부가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이 주장하는 발현은 처음부터 큰 논란이 됐다. 많은 순례자와 기도가 있었고, 일부는 이곳에서 기적을 경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이 봤다는 계시를 믿기 어렵다는 이들도 많다.
유고슬라비아가 내전으로 해체되기 전에, 당시 유고슬라비아 주교단은 1991년 4월에 “지금까지 행해진 조사에 근거해 볼 때, 발현이나 초자연적 계시가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2013년 10월에 가톨릭 성직자와 신자들은 “이른바 (메주고리예) ‘발현’의 신뢰성이 당연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임이나 회의, 공개 전례에 참석하는 것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교황청의 한 위원회는 2014년 1월 이들 발현의 교리적, 교육적 측면들에 관한 조사를 마쳤으며, 신앙교리성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다.
신앙교리성 안의 한 소식통은 5월 19일 <CNA>에 “신앙교리성에서는 정기 모임에서든 임시 회의에서든 (그 위원회의) 결론들을 아직 토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앙교리성이 분석을 마치면 교황은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현지 주민 사이에서는 이 위원회의 결론이 긍정적이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하루짜리 보스니아 방문 중에 메주고리예를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돌았다. 그러나 사라예보의 빈코 풀지치 추기경은 그럴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 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5월 13일 사라예보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교황의 방문은 메주고리예와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 조사위원회에 관해서는 “나는 그 위원회의 한 위원으로 비밀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 결론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신앙교리성 안의 CNA 소식통은 메주고리예의 이른바 발현에 대해 교황청이 조심스러운 까닭은 “그 발현의 예외적인 본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사를 보면 동정 마리아가 그렇게 계속해서 수십 년 간 지속적으로 나타난 예가 한 번도 없었다. 성모 발현의 전통을 보면 발현들은 어떤 발현 목격자의 일생 중에 특정한 시기에 제한되었다. (그런데 메주고리예는 그렇지 않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