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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음식 중 그 색이 유달리 아름다운 것으로는 구절판, 신선로, 화양적, 오이선, 탕평채 등의 궁중음식과 떡 종류를 꼽을 수 있겠다.
우리 음식의 색과 서양 음식의 색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일단 쓰이는 재료가 다르니 색이 다를 수 밖에 없고 서양의 조리법은 단순한 재료 한 가지에 소금, 후추 간만하고 소스를 끼얹어 나중에 맛을 내는 조리법이지만 우리는 재료를 이것저것 복잡하게 쓰고 양념도 처음부터 넣어 간을 하므로 재료 자체의 색을 살려내진 못한다. 그리고 양념을 넣었으니 푹 끓여 맛이 배이게 하고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 색깔은 뒷전이다. 우선 맛이 있어야 함이 우리 여인네들의 음식 솜씨였다. 하지만 우리 음식의 색깔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만큼 자연스런 조화도 없다.
우리의 색은 오방색이다. 청, 적, 황, 백, 흑 음식에서의 청은 풀빛녹색이다. 흑은 완전히 검은 것도 쓰지만 갈색도 해당된다. 이 오방색이 은연 중에 우리의 일상식과 잔칫상 음식 등에 쓰이고 있음을 보게 된다.
적색의 재료는 빨간 고추, 대추, 팥이 쓰이고 청색(녹색)은 미나리, 호박, 오이, 파, 쑥, 쑥갓, 파, 승검초 등이, 황색은 달걀 노른자, 치자, 흰색은 달걀 흰자, 잣, 깨소금, 검은색은 석이버섯, 표고버섯, 쇠고기 등이 쓰인다. 자연재료가 아닌 것이 없다. 인공색소를 전혀 쓰지 않는다.
노란 물은 치자로, 붉은 물은 자초뿌리로, 푸른 물은 모싯대 또는 쑥물로 들여서 쓴다. 음식에 색이 다른 재료를 쓴다는 것은 크게 보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게 만든다는 뜻도 된다.
우리 음식은 몇 종류를 빼면 색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오색의 고명이나 웃기 쓰는 법을 보면 그 색깔의 조화에 무심하지 않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검은빛 갈비찜에는 달걀 황백지단, 은행, 잣이 고명으로 쓰여 돋보이고, 나물에는 깨소금이나 실고추를 살짝 뿌리고, 하얀 국수장국에는 호박나물, 실고추, 달걀 황백지단채, 실고추가 살포시 얹어서 오색을 자랑한다. 여러 가지 색의 잡채에는 달걀지단을 가운데 얹어서 시선을 모아주고, 하얀 배채를 곁들인 육회위에 하얀 잣가루가 뿌려진다. 서양음식의 파슬리나 붉은 빛의 래디시, 당근이 장식되는 색감과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 요즈음 우리 음식에 치장하느라 서양의 재료를 어울려 쓰는 것을 보는데 이는 마치 저고리에 청바지 입은 꼴이다. 은근히 우러나오는 오방색으로 살짝 장식하는 것이 훨씬 우리 음식의 색깔을 살려내는 것이다. 고명이나 웃기는 적적히 써서 음식을 돋보이게 해야지 서양의 파슬리나 삐죽삐죽 자른 당근이나 오이를 써서 우리 음식을 장식하는 것은 우리 음식의 고유한 멋을 버리는 것이다.
오방색은 신체에서 오장인 폐, 심장, 간장, 비장, 신장과 연결되어 몸에 각각 작용을 한다 하니 우리 음식이 얼마나 맛과 건강을 어우러지게 만들었는지 다시 느끼게 된다.
멋을 찾는 우리 음식의 예는 시절 음식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떡종류에 많은데 화전은 진달래꽃, 쑥잎, 황장미, 황국을 계절마다 찹쌀 반죽위에 붙여 기름에 지져 먹는 떡이다.
인절미를 해도 푸른 콩가루, 노란 콩가루, 흰 팥고물을 묻히고, 다식(茶食)은 송화, 청태, 흑임자, 오미자로 색도 내고 맛도 낸다. 특히 잔칫상에서 다식은 색을 맞추면서 높이 고이는데 음식 예술처럼 보인다. 정말로 천연의 아름다움이 바로 우리 음식의 총체이다.
우리 전통 음식은 회갑이나 혼인, 잔칫상 특히 사돈댁에서 보내는 이바지음식과 손님 접대용 술안주에서 더 색을 내어 호화롭다.
구절판은 가운데 하얀 밀전병과 주변 여덟칸에 오이, 표고버섯, 쇠고기, 달걀 황백지단, 석이버섯, 당근, 숙주 등이 쓰인다. 같은 빛의 다른 재료도 되는데 호박, 죽순, 새우 등도 가능하다. 당근은 아주 예부터 쓰진 않았다. 옛날에는 무에 붉은 빛의 물을 들여 썼다 한다. 요즘은 쉽게 구하는 것이니 만만하게 쓰지만 우리 음식에서 당근은 절제해서 쓰는 것이 좋다.
신선로는 색스런 전을 크기의 골패모양으로 만들어 돌려가면서 담는데 생선전, 미나리 초대, 고기전, 석이지단, 황백지단, 붉은 고추 등이 겹겹이 돌려 담아진다. 탕평채는 하얀 녹두묵채에 미나리나물, 숙주나물, 붉은 고추, 황백지단채가 올려져 화려해진다.
미나리강회는 푸른 미나리 줄기에 고기, 황백지단, 붉은 고추, 잣이 족두리를 쓴 것이 같이 올려진다.
이처럼 우리 음식만큼 세련된 색채 감각을 보여주면서 먹는 이에게 고귀한 뜻을 담아내는 음식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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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말다식 녹두녹말 1/2컵(65g), 오미자국 1큰술, 가루설탕 1/4큰술, 시럽 2/3컵~1큰술, 시럽 : 물엿 1컵(280g), 설탕 1/2컵(85g), 물 2큰술, 꿀 4큰술 1. 오미자 1/2컵을 물 1/2~1컵에 하루쯤 담가 면보에 받쳐 오미자국을 만든다. 2. 냄비에 물엿, 설탕이 녹으면 불을 끄고 꿀을 넣어 식힌다. 3. 녹두녹말에 오미자국, 가루설탕을 함께 섞어 고운체에 내린다.4. 체에 내린 녹말에 시럽을 넣고 되직하게 반죽하여 꼭꼭 박아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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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다식 송화가루 1컵, 꿀 3큰술, 식용유 적당량 1. 송화가루에 꿀을 넣어 고루 섞어서 한 덩어리가 되도록 오랫동안 반죽한다. 2. 다식판에 기름을 옅게 바르고 송화 반죽을 밤톨만큼씩 떼어 꼭꼭 눌러서 다식판에 찍어낸다.
흑임자다식 흑임자가루 1컵(90g), 시럽 3큰술 1. 흑임자를 씻어 일어 물기를 뺀 다음 볶아 식혀 맷돌믹서에 곱게 간다. 2. 흑임자가루에 시럽 2큰술을 섞어 그릇에 담는다. 찜통에 넣어 20분간 찐다. 3. 절구에 쏟아서 나머지 시럽 1큰술을 섞어가며 기름이 나와 윤이 날 때까지 찧어 한 덩어리로 만든 다음 기름을 짜낸다.4. 밤톨만큼씩 떼어서 다식판에 박아낸다.
콩다식 노란콩가루 1/2컵 (노란콩 1컵, 소금 2/3작은술, 시럽 2큰술) 1. 노란콩을 재빨리 씻어 물기를 뺀 다음 타지 않게 볶는다. 껍질이 갈라질 때까지 볶아 식혀 소금간을 한 다음 맷돌믹서에 갈아 고운체에 내린다. 2. 콩가루에 분량의 시럽에 넣어 되직하게 반죽하여 다식판에 박아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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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2컵, 달걀(반죽용) 1 1/2개, 쇠고기(양지머리) 200g, 물 10컵, 대파 1/2대, 통마늘 3개, 통후추 1작은술, 호박 1/2개, 석이버섯 2장, 달걀(지단용)1개, 실고추, 소금, 국간장, 식용유 적당량씩 1. 밀가루에 소금을 넣어 체에 내려 달걀을 풀어 넣고 치대어 반죽한 다음 젖은 보에 싸놓는다. 2. 양지머리로 육수를 낸다. 3. 호박을 돌려 깍아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꼭 짠 다음 기름에 파랗게 볶는다. 4. 석이버섯을 뜨거운 물에 불렸다가 채 썬다. 5. 달걀을 황백으로 나누어 얇게 지단을 부쳐 채 썬다. |
6. ①의 밀가루 반죽에 덧가루를 뿌리면서 얇게 밀어 가늘게 채 썬다. 7. 국수를 삶아 찬물에 헹궈 건진다. 8. 대접에 국수를 담고 위에 편육, 볶은 호박, 석이채, 지단채, 실고추를 얹은 다음 뜨거운 육수를 붓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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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우둔살) 150g, 마른 표고버섯(대)3장, 고기양념(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깨소금 2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통도라지 2개, 당근 6cm(100g), 오이 2/3개(물 1/4컵, 소금 1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잣즙(잣가루 2큰술, 육수 3큰술, 소금 1/2작은술) 1. 쇠고기는 살로 0.8cm 두께로 크게 적을 떠서 잔칼집을 많이 넣은 다음 고기 양념장의 1/2분량에 잰다. 팬에 지진 다음 6cm 길이의 막대 모양으로 썬다. |
2. 마른 표고버섯을 불려서 0.8cm 폭으로 썰어 고기 양념장의 1/2분량으로 고루 무친 다음 팬에 볶는다. 3. 통도라지와 당근을 같은 크기로 썰어 소금물에 살짝 데친다. 오이를 6cm 길이로 썰어 씨를 빼내고 막대 모양으로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물기를 짠다. 4. 채소를 각각 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하여 팬에 볶아서 넓은 그릇에 펴서 식힌다. 5. 달걀을 황백으로 나누어 소금을 약간 넣어 0.7cm 두께로 두껍게 부쳐 다른 재료들과 같은 크기로 썬다. 6. 잣가루에 소금을 넣고 육수를 조금씩 부으면서 저어 뽀얀 잣즙을 만든다. 7. 가는 대꼬치에 준비한 재료들을 색 맞추어 꿰어서 접시에 돌려 담고 잣즙을 위에 고루 바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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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2개, 쇠고기(우둔살) 50g, 마른 표고버섯 1장 고기양념 : 간장 1/2큰술, 설탕 1작은술, 다진 파 1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참기름 1/2작은술, 깨소금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달걀 1개, 붉은 고추 1/2개, 단촛물 : 식초 2큰술, 물 1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1. 오이를 길이로 반 갈라서 껍질 쪽에 1cm 간격으로 어슷하게 칼집을 세 번 넣고 네번째에서 끊어 4cm 정도의 길이로 토막 낸다. 소금물에 담가 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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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이가 절여지면 물에 헹구어 건진 다음 행주에 싸서 눌러 물기를 짜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볶아 식힌다. 3. 곱게 채 썬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고기 양념하여 볶아 식힌다. 4. 달걍을 황백으로 나누어 지단을 부쳐 2cm 길이로 곱게 채 썬다. 붉은 고추도 반 갈라 씨를 빼고 곱게 채 썬다. 5. 오이의 칼집 사이에 황색 지단, 백색 지단, 볶은 쇠고기와 표고버섯을 한 칸씩 채워 넣고 붉은 고추를 백색 지단에 한 가닥씩 끼운다. 6. 그릇에 가지런히 담고 단촛물을 만들어서 상에 내기 직전에 고루 끼얹어 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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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음식 연구원 www.food.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