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눈앞에
모든 농구 선수들에게 있어 NBA는 꿈의 무대.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정석적인 방법은 역시 NBA 신인 드래프트이다. 그리고 그 꿈이 이뤄지는 영광스러운 무대가 올해는 2003년 6월 27일 (한국시간) 오전 메디슨 스퀘어가든에서 개최된다.
일찌감치 르브론 제임스의 전체 1순위 지명이 확정되어 약간은 김이 빠진 감이 있지만 NBA 드래프트이래 가장 많은 외국인 유망주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드래프트는 여전히 팬들의 큰 관심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외국인 유망주들의 대거 진출
2003년 NBA 드래프트 조기 진출자 명단에는 무려 31명의 외국인 선수, 즉 非미국인 선수들이 참가를 선언했다. 이는 NBA 신기록. 물론 이미 파벨 포드콜진(러시아, 85년생, 7피트 5인치)을 비롯한 14명의 외국인이 참가 의사를 철회하였으며 실제 드래프트 무대에서도 몇 명이나 선발될 지는 의문이지만 그만큼 리그와 스카우터들의 관심이 갈수록 해외로 뻗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같은 경우는 15명의 외국인이 드래프트를 희망했지만 이중 10명은 드래프트 직전에 참가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
올해 이처럼 참가자가 배로 늘어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제한 나이의 변경. 본래 NBA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드래프트 참가를 22살부터로 제한을 두고 있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열거될 수 있겠지만 새로운 무대와 문화에 '적응'하고 '학습'해갈 수 있는, 그리고 거기서 따르는 성공과 실패를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나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따지면 NBA 고졸 선수들 역시 태클이 걸어질 법도 하지만 아무래도 미국 토박이와 외국의 이방인은 다를 수밖에 없다. 야오밍 역시 나이 제한에 걸려 2001년 NBA 드래프트 참가를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근데 2003년 올스타 위켄드에 데이비드 스턴 총재가 나이 제한을 18세로 변경함에 따라 본래는 드래프트 참가가 어려웠던 10대 외국인 유망주들도 참가가 가능해졌다. 다르코 밀리시치가 그 좋은 예이다. 일부에서는 밀리시치를 위한 룰 변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는데, 이로 인해 하승진의 NBA 드래프트 진출 추진도 급물살을 탄 것이 사실이다.
두 번째는 국제대회에서 외국인들이 보여준 저력과 그것이 NBA에 준 파장이다. 덕 노비츠키, 페자 스토야코비치, 토니 파커 등이 미친 영향은 두말하면 잔소리, 한마디 더 하면 트래쉬 토크 아니었던가.
일부 스카우터들은“미국인들보다 유럽 선수들이 더 성실하고 연습을 많이 한다”며 그들을 선호하는 이유를 말하기도 한다. 물론, 생활 태도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NCAA 무대는 학업과 농구를 병행해야 하므로 기량 훈련은 전적으로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지만 유럽선수들은 15~16세부터 프로 클럽 산하의 유스(youth)클럽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시즌/비시즌, 여름방학 따위가 애초부터 없다. 게다가 이런저런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하기 때문에 속칭‘될 놈’들은 일찌감치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는다는 말이다.
리그에서는 이같은 경향을 환영하고 있다. 그만큼 세계 시장에 뻗칠 수 있는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고졸 선수와 덜 다듬어진 외국인 선수들이 진출해 전체적으로 리그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 이 때문에 미국인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느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NBA 뿐 아니라 대부분의 미 프로스포츠가 관중 격감, 시청률 저조라는 공통적인 시련을 겪고 있으며, △외국인 선수들이 구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으며 연봉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나쁘게 볼 수 있는 경향만은 아닌 것 같다.
결정적으로 더 이상 미국에서만 현NBA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 특히 빅 맨들을 찾기에는 힘들다는 점도 이 경향에 한몫하고 있다.
제리 크라우스 前불스 단장은 “30년전에는 인터넷도 없었고 TV 중계도 많지 않아서 자동차를 타고 돌면서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록 그가 찾아낸 옥석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일 중독자’로 소문났던 그는 그 당시 밥 먹는 시간이 아까워서 자동차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유명 대학과 고등학교를 돌았다는 일화도 있다. (살은 괜히 찌는 게 아니다)
뉴욕 닉스의 스캇 레이든 GM은 최근 NBA TV에서 “예전에는 해외로 스카우터를 파견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지만 이제는 모든 팀들이 스카우터들에게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이 현상을 쉽게 설명했다.
게다가 인터넷과 비디오 기술의 발전은 선수들의 파악을 더 쉽게 해준 점이 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의 4강 진출의 원동력 중 하나로 비디오 분석관을 집중 조명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인디애나 같은 경우는 이러한 비디오 분석관을 농구팀 하나의 규모로 갖추고 있으며 이는 NBA내에서도 가장 먼저 최고의 비디오 분석력을 갖춘 구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록 로터리 지명권을 가질 기회는 없었지만 이러한 페이서스의 발걸음을 긍정적으로 보며 쫓는 구단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댈러스 같은 경우는 돈 넬슨 감독의 아들인 도니 넬슨이 리투아니아 대표팀 감독을 맡는 등 유럽 현지 스카우터 및 관계자와 두터운 신분을 쌓으면서 생긴 네트워크를 이용,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 역시 그들의 사정권내에 들고 있으며 만약 사스(SARS)가 아니었다면 중국에서도 꽤 많은 선수들이 올해 워크-아웃에 참가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미카엘 피에트러스(6-6/프랑스)와 플로렌트 피에트러스(6-7/프랑스), 마치에 람페(6-11, 폴란드), 린드링요 바르보사(6-3/브라질), 알렉산더 파브로비치(6-6/유고슬라비아) 등이 상위지명이 예상되고 있다.
▶ 기록 : 역대 외국인 선수 상위 드래프트 지명
외국인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로터리 피커가 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파우 개솔,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 지난 6년 동안 62명의 외국인 선수가 NBA 드래프트에서 팀의 지명을 받는 기쁨을 누렸으며, 야오밍은 역대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팀의 부름을 받았다.
순위 선수 해당년도 소속팀 국적
1위 야오밍 2002 휴스턴 중국
3위 파우 개솔 2001 멤피스 스페인
9위 덕 노비츠키 1998 댈러스 독일
12위 V.라드마노비치 2001 시애틀 유고슬라비아
14위 페이자 스토야코비치 1996 쌔크라멘토 유고슬라비아
16위 히도 터카루 2000 쌔크라멘토 터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