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관건은 영어다.
내 고등학교때 영어 성적은 도레’미’였고(솔직히 아는 단어라곤 ‘Mother, Father, brother가 다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네..) 대학 1학년 1학기때 영어 성적은’D’ 2학기때 는 ‘D+’였다. 그리고 군대 재대하고 공부한 결과 대학 2학년때 학점좀 받으려고 1학년 후배들 눈치 억수로 받아가며 받았던 영어 회화는 ‘B+’이었는데 과제만 냈으면 A였을걸.. 하여간 영어를 잘 못했다.
제대 후 1년 반동안 열심히 배웠던 ‘아메리칸 발음의 콩글리쉬’가 여기서 조금 도움은 되었을지 몰라도 여기선 별로 큰 도움은 안되었고. 그래도 랭귀지 코스에선 왜 선생이 나보고 영어를 잘한다고 했던것보다 발음이 좋다는 소리를 한건 미국식 발음을 너무 굴려서였나보다 (미국식 영어랑 영국식 영어랑은 발음이 천지 차이).
하지만 그 지겨운 영어 연수 딱 2개월 반, 시험 치고 운좋게 합격이 되어서 들어간 학교란 누런 동양인은 나빼고 한놈도 단 한놈도 없었다.
죄다 영국 애들.. 그렇다고 외국애들이라고 하는것들이 호주애들, 영어잘하는 북유럽(노르웨이, 덴마크애들)이었다. 젠장. 어려움이란. 보디 랭귀지 안한게 천만다행이지. 그래도 다행인게 성격탓에 친구들을 넘 많이 사귀어서 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으면 좀 힘들었을꺼다.
이건 정말 자랑이지만(?) 저번 학년에 20%낙방을 자랑하는 무시무시한 학년시험에서 나는 TOP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나에겐 아직까지 어려운것은 영어다. 애들이 위로하는 말로’영어는 너 모국어가 아니잖아’라고 말하지만 평가는 무시무시한걸..
2년사이에 나의 영어는 몰라보게 많이 늘었다. 그만큼 노력도 했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쌓였고 놀림도 받았다.
영국놈들이 아주 가끔 실수하는 내 영어가지고 웃거나 놀리면 당장
“야 이 ***야 너 다른 외국어 나만큼 하면 해봐 싸가지 없는놈,뇬아” 라고 쏘아 붙인다. 그만큼 영국애들은 외국어에 자신없어한다.
친구와 한번의 심한 싸움(난 욕도 잘한다. 왜냐 안지려면 입이 걸레가 되어도 좋다.)이후로 애들은 나의 고충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영어 나보다 못하는 라틴권애들은(스페니쉬, 이탈리안, 프렌치) 뒤에서 욕들어먹는다. 언제부터 내가 학교에서 영어의 기준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 기분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론 기분이 좀 이상하다. 난 영어를 그리 잘 하는편이 아니니까..
이제는 각 지방 사투리도 흉내낼 정도로 영어가 많이 늘었다. 하지만 가끔은 나도 콩그리쉬가 나오긴 한다. 누가 한국놈 아니랄까봐….
한 1년 반전에 이태리 여자애랑 잠시 놀아났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친구로 남아있는 슬픈(?)이유가 영어 때문이었다.
“영어 못하면 백마도 못타 임마아…”
모 선배의 말이었다..
영어 영어 .. 나에게는 아직까지 스트레스다.
2000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