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고작 이런 놈이었다...
우리 모두 고치자!"
며칠 전까지는 나도 열심히 흥분하며 청소년 축구를 시청했지만, 뭐랄까? 꺼림칙한 부분이 있어서 편안치 않았다. 그리고 브라질 전을 보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는 플레이? 선수비 후역습의 전술? 이런게 문제가 아니다. 박주영과 신영록의 출전 부터가 문제였다.
신영록의 마스크 투혼? 개인적인 생각에 그것은 선수 개인이 아무리 원해도 허락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월드컵도 아니고, 국가의 운명을 건 중요한 경기도 아니고, 단지 '청소년들끼리 벌이는 축제'일 뿐인데, 무슨 얼어죽을 부상투혼인가? 간단한 타박상에도 일주일 이상 경기에 뛰지 못하는 유럽의 선수 관리 시스템은 무엇으로 보이는가? 국가 대표 경기 2연전을 뛰고 합류한 박주영. 국가 대표 차출이 된 이상 청소년 대표는 차출하지 말았어야했다. K리그와 청소년 세계 선수권 대회를 비교해보자. 냉정히 생각하면 청소년 세계 선수권보다 K리그가 우선이다. 더욱이 국가대표 경기까지 출전하지 않았는가?
박성화 감독이 새로운 전술을 시험해보고, 꾸준히 포백을 정착시키려고하는 점은 박수 쳐주고 싶다. 그러나 박성화 감독과 축구협회의 공명심에 눈이 먼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축구협회라는 것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음으로 양으로 움직이는 곳이지, '연령별 국가대표 경기의 승리'를 위한 곳이던가?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욕하고 있는 것이 이동국의 '부상투혼'이다. 일년 내내 다리에 묶은 붕대를 풀을 날 없이 뛰어다닌 그 이동국. 신영록이 마스크 쓰고 뛰는거랑 무엇이 다른가?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4강에 가건, 결승에 가건, 우승을 하건 뭐가 대수인가? 지금이 6~70년대 독재 정권에 대한 분노나, 독재 정치의 어두운 면에 대한 실망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 잔뜩 찌푸린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위해 스포츠를 이용한 그런 군부 독재 시절인가?
미디어도 그렇다. 일본과 중국의 장기 합숙을 거론하며 우리의 소집규정을 바꾸어야한다는 개소리를 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장기 합숙? 그럼 남은 14개 국가들은? 16강에 오른 16개의 나라들 중 장기 합숙 하지 않은 팀이 얼마나 될런지 생각해 봤는가? 모든 나라가 청소년 선수들의 베스트 멤버가 출전했다고 생각하는가?
합숙에 희망을 가졌다면 그건 구시대의 유산일 뿐이다. 사라질 대상이다. 프로축구가 굳건히 버틴다면 합숙 없이도 꾸준한 실력을 발휘하는 대표팀의 구성이 가능해진다. 유럽이나 남미의 축구 강국이 합숙으로 다져졌다고 생각하는가?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은 플레이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가? 미드필드에서의 압박 싸움에서 밀렸고 미드필더 플레이가 힘들어진 점은 기억이 나지 않았나? 미드필드를 거치는 플레이를 할 수가 없었다. 일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이 경우 타개책은 롱패스를 이용한 전술이다. 몇몇 유효한 플레이를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시도되는 횟수에 비해 성공하는 횟수가 적었다는 것.
청소년의 일반적인 수준은 기본기를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우리 선수들은 그러한 기본기를 완성시키지 못한듯 하다. 우리를 상대한 나이지리아, 스위스, 브라질이 현란한 개인기로, 혹은 기가막힌 고난이도 전술이나 세트 플레이, 혹은 깜짝 놀랄만한 부분전술로서 우리를 몰아붙였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계속 국빠나 하고 술집에서 술이나 마시길 바란다. 그들은 기본에 충실했다. 기본적인 패스, 기본적인 트래핑, 기본적인 러닝등을 통해 정석적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점수를 냈다. 청소년 레벨에서 기본기의 완성을 위해 열심히 경주 한다면 그 레벨대에서는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어려서부터 체력훈련따위를 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체력은 커서도 키울 수 있지만, 습관은 커서는 바꿀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올바른 개인기와 올바른 습관을 가르치는 것을 하지 않고 무조건 컵대회 승리만을 목놓아 부르짖는가?
경제력이 성장하면 무엇하는가? 마인드가 후진국이다. 축협이나 축구 팬이나 미디어나 모두의 마인드가 후진국이다. 발전할 생각과 노력을 하지 않고 후진국적 사고에 기반해, 언제나 발끈하면서 소집규정을 바꾸어야한다느니하는 말따위나 하고 있다.
신영록이 마스크를 쓰고 뛴다는게 어떤 의미인지(더욱이 어린 선수 아닌가!?), 프로팀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면서 시즌 중에 국가대표 경기, 청소년 대표 경기를 모두 뛰게하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인지? 축구 선진국들은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하는지에 대한 고민 이러한 것은 하나도 없는가?
반성하자... 모두 반성하자....
정몽준 회장님, 박성화 감독님, 그리고 미디어 관계자, 그리고 저 자신... 모두 매 좀 맞아갸 겠습니다.
첫댓글 축협은반성문200장정도양면으로깨알같은글씨체로써주는정도..?
그것도 모자라죠..
저기....단지 미들에서의 압박에서 밀렸다고 미들을 거치지 않은 플레이가 나온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k-리그에서도 그런 플레이가 똑같이 나왔는데 미들의 압박차이 때문에 그런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지 않습니까?
물론 반드시 중앙을 거쳐야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롱패스도 안먹히는데 최소한 센터 서클은 넘어줘야 하지 않나요? 패싱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최대한 근접해서 패스를 해야 찬스가 더 많이 생기고 수비가 준비 할 시간을 죽일 수가 있지 않을까요? 무지한 소인이 한줄 끄적여 보았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크랩해요~ 제 싸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