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의 행정 중심지는 가평읍이고, 교통 중심지는 청평면이다.
그러나 상권에 있어서는 두 지역 모두 이 곳을 따라오지 못한다.
인구는 별로 안 되지만 신병교육대가 위치해 있는 탓에 상권이 무척 발달한 이 곳의 이름은 '현리'.
가평과 청평이라는 두 쌍벽에 가려져 인지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지만,
여기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가평, 청평읍내보다도 오히려 더욱 크게 느껴질 정도다.
현리터미널은 그 어떤 터미널보다 동네와 잘 어우러진다.
현리의 번화가(오거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1330-4번 주차장,
그리고 상가도 아니도 터미널도 아닌 애매한 모양새의 건물.
이 곳을 들리는 모든 시외버스들조차 터미널 앞에서 가변주차를 한다.
터미널과 정류장의 경계선에 놓여있는 현리터미널의 조촐한 모습은,
그 어떤 곳에서도 보기 힘들 정도로 모양새가 무척 독특하고 매력있다.
가평에서 그렇게 알려진 편도 아니고, 지리적으로도 '구석'에 숨어있다시피한 현리.
그래서 별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발을 내딛을 때의 첫 느낌은 거의 충격이었다.
낮은 건물들만 존재하며 제대로 상권 형성조차 되지 않은 가평, 청평에 비하면,
현리는 가평 최고의 번화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실제로 현리에는 신병교육대와 모 사단본부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강원도 북부(철원, 화천, 양구, 인제, 홍천)나 연천, 동두천과 같은 '군인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인구에 비례해 상당히 발달한 상업시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PC방, 음식점, 유흥업소.
현리도 마찬가지로 이들이 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330-4번이나 시외버스를 타고 현리에 가게 되면,
터미널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터미널 건물이 사실상 음식점 내부에 간이매표소를 빌린 형태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습이 완벽한 음식점의 모습을 띄고 있다.
그래서 내부의 대합실은 식당의 모습과 적절히 혼합되어 있어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준다.
아무리 음식점 안에 기생살이를 하는 신세라도,
명색이 터미널인지라 최소한의 표는 팔고 있다.
하지만 왠만해서는 눈에 띄지도 않을 정도로 정말 작고 초라하다.
포천에서 청평을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현리.
그 덕분에 포천에서 청평을 경유해 각 지역으로 들어가는 버스들이 주로 운행한다.
약 40분 간격으로 다니는 1330-4번을 비롯하여,
의정부(포천경유), 상봉, 성남, 춘천(청평-가평경유), 동송(일동-운천경유),
심지어는 청평을 경유해 광주까지 들어가는 버스도 하루 1회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군인 수요를 노리고 개통한 노선이 대부분인지라 수요가 불규칙하다는 단점이 있어,
강릉, 속초행의 경우는 얼마 전부터 운행을 중단하였다.
각 행선별로 경유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춘천방면을 제외한 모든 행선의 경유지가 최소 열 개는 넘을만큼,
'시외버스'가 아닌 '완행버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특히 동송행 같은 경우는 그렇게 먼 거리가 아님에도 안 들리는 곳이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현리공용버스터미널'.
도롯가와 90도로 교차하는 지붕쪽에 터미널이라 쓰여져 있는데,
그나마도 여러 간판들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사실상 '터미널'이 아닌 '상가'라고 봐야 맞을 것 같다.
1330-4번이 주차하는 주차장은 아예 경계선조차 없고,
모든 시외버스들은 가변정류장에 정차하면서 존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현리공영버스터미널.
명칭은 명백한 터미널이지만, 단순히 터미널이라고 보기엔 뭔가 어색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첫댓글 현리도 지리적으로만 보면 산속에 있는 조그만 동네일 수도 있는데, 역시 군부대의 영향이 엄청 크군요. 청평이나 일동처럼 길목에 있지 않아도 시가지 규모가 어느정도 되네요ㅎㅎ
지리적인 입지는 무척 안 좋은데도 규모가 꽤 커서 놀랐더랬죠. ㅋㅋ